이탈리아 멜로니 '관세 설득'에도... 트럼프 "입장 변화 없다"

신은별 2025. 4. 18.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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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을 잠재우고자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나섰지만, '관세를 통해 미국을 부자로 만들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 고집을 꺾기엔 역부족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EU에 20%의 상호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했다가 이를 90일간 유예하고 협상을 진행하기로 한 상황에서 멜로니 총리가 '미국과 EU 간 대화를 중재하겠다'며 나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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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친분' 멜로니, 미국·유럽 중재자로
회담 분위기는 '화기애애'... 관세 성과 딱히
조르자 멜로니(왼쪽) 이탈리아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만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유럽연합(EU)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을 잠재우고자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나섰지만, '관세를 통해 미국을 부자로 만들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 고집을 꺾기엔 역부족이었다. 극우 또는 우파 이념을 매개로 트럼프 대통령과 돈독한 관계를 다져온 멜로니 총리는 미국·EU 간 관세 협상을 중재할 수 있는 인사로 여겨지고 있다.


'미국·유럽' 중재자? 멜로니 방미에 '주목' 컸지만...

1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멜로니 총리는 이날 미국 워싱턴 백악관을 방문, 트럼프 대통령과 만났다.

멜로니 총리의 방미엔 큰 관심이 쏠려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EU에 20%의 상호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했다가 이를 90일간 유예하고 협상을 진행하기로 한 상황에서 멜로니 총리가 '미국과 EU 간 대화를 중재하겠다'며 나선 것이기 때문이다. 멜로니 총리는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EU 27개국 정상 중 유일하게 참석할 정도로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분이 두텁다.

더구나 EU 무역담당 집행위원인 마로스 세프코비치가 지난 14일 미국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2시간가량 회동한 뒤 사실상 빈손으로 돌아오면서 이번 일정에 대한 유럽의 기대는 더 커졌다. 멜로니 총리는 지난 16일 "내가 무엇을 대표하고,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잘 안다"며 가교 역할 수행 의지를 다졌다.

멜로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밀도 있게 대화했다. 업무 오찬 및 기자회견, 이후 양국 대표단이 참석하는 회담이 약 3시간에 걸쳐 이어졌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멜로니 총리를 향해 "전 세계 진정한 지도자 중 한 명이다" "멜로니 총리는 유럽을 강타했다" "나는 당신을 정말 좋아한다" 등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멜로니 총리의 이탈리아 공식 방문 초청을 트럼프 대통령이 수락하기도 했다.


트럼프, 관세 정책 고집하며 "미국, 부자 될 것"

그럼에도 멜로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고집을 꺾지 못했다. '멜로니 총리와의 대화를 통해 관세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아니다"고 잘라 말하며 "관세는 우리를 부자로 만들 것"이라고 단언했다. EU와의 관세 협상에 대해서도 "우리는 그들(유럽 등 상호관세 적용 국가)이 원하는 것을 갖고 있으므로 유럽 등과 (무역) 협정을 맺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미국이 우위에 있음을 강조했다.

멜로니 총리는 '미국을 유럽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면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2%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국방비 지출 목표를 지키지 못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다음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했을 땐 '국방비를 GDP 2%로 올렸다'고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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