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결국 실패로 끝난 의대 증원… 그래도 의료 개혁은 계속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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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 규모인 3058명으로 확정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2월 의대 2000명 증원 발표 후 시작된 의료 공백과 입시 대혼란을 견디어 온 환자단체와 수험생들은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이 시행 1년 만에 사실상 백지화되자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런데 정부가 의료계와의 협의 없이 증원 규모를 일방적으로 발표하면서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집단 이탈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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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의대 증원 방침을 밝혔을 때만 해도 초고령화로 인한 의료 수요에 대비하려면 증원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았다. 그런데 정부가 의료계와의 협의 없이 증원 규모를 일방적으로 발표하면서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집단 이탈이 시작됐다. 의료 공백이 길어지고 정부가 관련 회의록도 남기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후로 여론이 나빠졌지만 정부는 “버티면 이긴다”며 증원을 고수했다. 결국 의대 교육 파행이 걷잡을 수 없을 지경이 되자 증원을 포기해 “정부는 의사를 이길 수 없다”는 의료계 강경파들에게 굴복하는 모양새가 됐다.
현 정부 의료개혁의 핵심 정책인 의대 증원이 실패하면서 필수와 지방 의료를 살리기 위한 의료개혁의 동력 자체가 떨어질까 우려된다. 빈사 상태에 놓여 있던 필수 및 지방 의료는 의대 증원 헛발질로 지원자가 더욱 줄어 숨통이 끊어질 위기다. 전공의 이탈 후 비상 진료 체계를 가동하는 데 3조 원 넘는 재정이 투입되는 바람에 건강보험 재정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의정 갈등으로 멈춰서 있던 개혁 과제 추진에 속도를 높이고 불필요한 의료 이용을 부추기는 선심성 의료 정책도 손봐야 한다.
대한의사협회는 20일 오후 전국의사궐기대회를 열고 투쟁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나 여론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의료대란이 장기화한 데는 의료계의 책임도 크다. 의료계는 의대 증원을 위한 정부와의 대화에 소극적이었고, 정부가 증원을 발표한 후로는 증원 백지화를 요구했을 뿐 설득력 있는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지금은 거리 투쟁을 하기보다 의대생들을 설득해 학교로 돌려보내고, 의료개혁의 동력을 살려내 올바른 방향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전문성을 발휘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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