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의 매력에 빠진 갓세븐 영재, "멤버들 톡 방 피드백" [인터뷰]

유수경 2025. 4. 17.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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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선의의 경쟁'서 호연 펼친 영재
빌런 캐릭터 소화 위해 기울인 노력
'연기 제대로 해보고 싶다' 욕심도 생겨
갓세븐 영재가 솔직한 매력을 뽐냈다. 앤드벗 컴퍼니 제공

그룹 갓세븐 출신 영재가 빛나는 조명 속 무대 위에서 내려와 홀로 카메라 앞에 섰다. 수많은 팬들의 환호를 받았던 아이돌 영재를 다시 보게 된 건, 드라마 '선의의 경쟁' 덕분이었다. 이 작품은 국내는 물론 각종 해외 OTT에서 상위권을 기록하며 글로벌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선의의 경쟁'에서 영재는 빌런 남병진 역을 맡아 호연을 펼쳤다. 캐릭터에 자연스레 녹아든 그는 아이돌이라는 화려한 껍질을 벗고, 배우라는 이름으로 완벽히 다시 태어났다. 최근 본지와 만난 영재는 작품 준비 과정과 촬영 당시를 회상하며, 많은 고민과 노력을 거쳤다고 고백했다. 준비된 자만이 꿈을 현실로 옮길 수 있다는 걸 조용히 증명해낸 셈이다.


내가 과연 빌런을 표현할 수 있을까

처음 '선의의 경쟁'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영재는 걱정이 많았단다. "원작에도 없던 캐릭터라 어찌 해야 하나 싶더라고요. 막연히 빌런이라곤 하는데, 감독님이랑 얘기를 많이 했어요. 톤을 어찌 잡아야 하나 새벽에 잠이 안 와서 장문의 메시지를 썼다가 보내지 못한 날도 있었죠. 다음 날이 촬영이라 그대로 두고 '아침에 보내야지' 했어요. 결국 새벽에 보냈는데 감독님에게 답이 오더라고요. '괜찮으니까 편하게 해라. 내가 잡아준다'고 하셨죠. 계속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빌런을 연기해 본 적이 없는 영재는 스스로 어색하게 느껴졌지만 감독을 믿고 도전에 나섰다고 했다. 앞서 김태희 감독은 영재의 얼굴에 선악이 공존한다며 "탈이 좋다"고 칭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영재는 "사실 전 모르겠는데 감독님이 볼 때 제 얼굴에 서늘함이 있다고 하더라. '내가 그런 이미지를 보여준 적은 없는데'라고 생각했다. 그냥 봤을 때는 해맑아 보이는데, 감독님이 저와 미팅을 하고 보니까 그 사이가 왔다 갔다 하는 게 보인다고 하셔서 좀 신기했다"며 웃었다.

영재는 작품 댓글 등의 시청자 반응도 많이 찾아봤다. 그룹 활동을 할 땐 악플이 싫어서 안 봤는데 요즘은 즐기는 여유도 생겼단다. "전에는 (멘탈이) 연약한 과자 같아서 주머니에 넣으면 다 부서졌는데, 요즘은 그냥 고마운 마음이 들어요. 누가 악플을 달더라도 '댓글 하나 더 올라가서 고맙다. 더 해라. 엄청난 에너지네'라는 생각을 해요. 하하. 물론 지금도 악플이 좋진 않습니다."


"배우로 잘 될 거 같다"는 감독의 칭찬

영재가 빌런 연기를 준비하며 참고한 작품은 영화 '독전'이었다. 처음 그걸 보고 난 뒤론 다른 작품들을 따로 참고하지는 않았단다. 오히려 틀 안에 갇힐 수 있을 것 같아서 자신만의 빌런을 만들어내고자 마음 먹은 것. "두세 개 녹음을 해서 감독님께 들려드리고 여쭤봤어요. 사실 연기 레슨에 대해서도 비슷한 생각이 들어요. 받으면 받을수록 갇힌다고 생각해요. 선생님마다 다르기 때문에 레슨을 꾸준히 받기보다는 제가 이해가 안 되는 순간이 몇 군데 생기면 그 부분만 여러 개를 준비해서 솔루션을 받아요."

영재는 요즘 연기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 오히려 무대 위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할 때보다 연기를 할 때 마음이 더 편하다고 털어놨다. "장치 때문인 거 같은데, (연기는) NG가 있잖아요. 그래도 최대한 많이 연습해서 오히려 NG를 안 내는 거 같아요. 무대는 강박이 있거든요. 올라갔을 때 최대한 할 수 있는 걸 한 번에 끝내야 하죠. 드라마는 마음의 여유를 주는 장치가 있으니까 편하게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마음의 짐이 덜어지니까 연기가 잘 되는 거 같기도 해요."

갓세븐 영재가 인터뷰를 통해 진솔한 매력을 뽐냈다. 앤드벗 컴퍼니 제공

'선의의 경쟁'에서 같이 연기한 배우들과의 호흡도 좋았다. 그는 슬기 역의 정수빈 배우와 붙는 장면이 많았다. "제가 보육원 선배 역이다 보니까 많이 붙어있었는데, 너무 잘 챙겨주더라고요. 어찌 보면 제가 현장을 더 잘 모르다 보니 '괜찮나요? 불편한 거 있나요?'라고 종종 물어봤어요. 제가 나이가 좀 많다는 이유로 '선배님'이라고 부르는데, 데뷔야 선배겠지만 배우로는 선배라 불리는 게 좀 어색했죠. 그래서 좀 죄송한 마음도 있고 대화도 많이 나눴어요."

감독은 촬영이 끝난 뒤 영재의 연기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래서 영재는 용기와 자신감을 얻었다. "감독님이 작품 끝나고 너무 수고했다고, 앞으로 배우로서도 잘 될 거 같다고 얘기를 해주셨어요. 연기를 더 많이 제대로 해봤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감사했죠. 저는 스스로 연기를 얼마 정도 하고 있는지 몰랐던 터라 '제대로 더 해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가족 같은 갓세븐 멤버들

갓세븐 멤버들은 여전히 가족 같은 사이다. 작품에 대한 피드백도 해주냐고 물었더니 영재는 "톡 방에 서로 잘 봤다고 얘기도 하고 그런다. 사실 멤버들이 뭘 챙겨봤다고 말하는 게, 보고 놀릴 거리를 찾는 거다. 그런 게 일상이다. 가족끼리 일일이 칭찬하지 않는 거처럼. 이번에도 상의 탈의 장면을 톡 방에 보내고 '오' 하고 놀리더라. (그 장면은) 준비를 좀 했는데 부족했던 거 같다. 운동을 더 하려고 한다"면서 웃었다.

농담 삼아 이야길 던졌지만 영재는 멤버들에 대한 애정이 무척 많은 듯 보였다. "속 얘긴 서로 많이 해요. 활동 끝나고도 일곱 명이서 술 먹고 했는데, 연습실에서 밥 먹고 쓸데없는 얘기도 많이 하면서 외로울 틈은 없었거든요. 혼자 스케줄 하러 가면 갑자기 삭막해지는 느낌이 들기도 해요. 같이 있을 땐 일인데도 일이 아닌 것처럼 즐겁게 느껴질 때가 많았거든요."

인터뷰 내내 개구진 모습과 진지한 모습이 공존하던 영재는 실제로 어떤 사람일까. "쾌활하기도 하고 때에 따라 다른데, 드라마에 나온 병진이 같은 사람은 전혀 아니에요. 그건 범죄자잖아요. 저는 항상 (감정의) 높낮이가 많이 있지는 않고 시끄럽지도 않은 것 같아요. 그런데 멤버들과 있을 땐 진짜 시끄러워요. 일곱 명이 다 시끄럽죠. 하하."

'연기의 맛'을 알아가고 있는 영재는 더 큰 도약을 꿈꾸고 있다. 배우로서의 욕심도 많이 생겼다. "배우가 어렵고 멀게만 느껴졌는데, 지금도 어려운 건 맞지만 좀 더 친해지고 싶단 생각을 많이 했어요. 보다 가깝게 생각하고 앞으로 드라마, 영화도 많이 보면서 좋은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게 노력하고 싶어요."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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