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행복한 매춘부'의 선언적 메시지

최윤필 2025. 6. 16.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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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파치노가 주연한 시드니 루멧 감독의 '형사 서피코(1973)'는 마약 조직과 결탁한 1960년대 미국 뉴욕 경찰(NYPD)의 부패상을 그린 영화다.

이탈리아계 NYPD 프랭크 서피코의 내부고발 직후 당시 뉴욕 시장(존 린제이)은 '경찰 부패혐의 조사위원회'(위원장 휘트먼 냅)를 꾸려 전면 조사에 착수했고, 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대대적인 숙청·정화작업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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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6 자비에라 홀랜더- 1
1986년 네덜란드의 한 행사장에서 'Happily Hooked' 란 신작 북토크에 나선 '행복한 매춘부' 자비에라 홀랜더. 위키미디어 커먼스.

알 파치노가 주연한 시드니 루멧 감독의 ‘형사 서피코(1973)’는 마약 조직과 결탁한 1960년대 미국 뉴욕 경찰(NYPD)의 부패상을 그린 영화다. 이탈리아계 NYPD 프랭크 서피코의 내부고발 직후 당시 뉴욕 시장(존 린제이)은 ‘경찰 부패혐의 조사위원회'(위원장 휘트먼 냅)를 꾸려 전면 조사에 착수했고, 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대대적인 숙청·정화작업을 벌였다. 뉴욕의 치안이 지금처럼 유지될 수 있게 된 게 그 덕이라는 평이 있다.

일명 ‘냅 위원회’의 조사 대상자 중에 네덜란드 국적의 포주 자비에라 홀랜더(Xaviera Hollander, 1943.6.15~)가 있었다. 그가 운영하던 맨해튼 73번가 고급 매춘업소 ‘자비에라 해피 하우스’의 주요 고객이 NYPD 고위 경찰들이었다. 조사 직후 ‘도덕적 타락’ 혐의로 추방된 자비에라는 1972년 네덜란드에서 회고록 ‘행복한 매춘부(The Happy Hooker)’를 출간, 2000만 부가 넘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2차대전 일제 점령지 인도네시아에서 네덜란드인 의사 아버지와 독일계 어머니의 딸로 태어난 홀랜더는 전후 네덜란드와 남아공 등지를 떠돌며 자유분방하게 성장해 1968년 당시 직장이던 미국 뉴욕의 네덜란드 영사관 비서직을 그만두고 고급 콜걸이 됐고, 이듬해 자기 업소를 차려 이내 뉴욕서 가장 유명한 ‘마담’이 됐다. 영사관 시절 그가 확보한 방대한 ‘명함’들이 주요 영업 밑천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의 회고록에는 제목처럼, 옛 ‘고객’을 포함한 남성(의 욕망)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이 일절 없다. 대신 성의 가능성과 힘에 대한 무한한 긍정을 담은 밝고도 도발적인 내용으로 채웠다. ‘행복한 창녀의 섹스 가이드’, ‘여성의 쾌락을 위한 69가지 오르가즘 방법’ 등을 잇달아 출간하면서 1970년대 ‘성 혁명’에도 기여했다. 그러면서 그는 역사상 가장 유명한 매춘부 중 한 명으로 급부상했다.(계속)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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