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재테크 안 했다는 유정복, 부동산⋅주식⋅코인 다 가졌다

뉴스하다 2025. 4. 17. 11: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타파와 한국독립언론네트워크(KINN)가 21대 대선 팩트체크를 위해 뭉쳤습니다.
건강한 공론장을 위해 거짓이 사실로, 사실이 거짓으로 둔갑하지 않도록 감시하겠습니다.(편집자주)

유정복 인천시장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나서며 도덕성과 청렴함을 강점으로 부각하고 있다. 스스로 ‘청백리’리며 과거 재테크와 부동산 투기 등에 손을 대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실일까?

특히 그는 농림축산식품부장관과 행정안전부장관 등 2번 장관을 지냈는데 국회 청문회에서 병역 비리, 논문 표절, 불법전입, 부동산 투기 등 어떤 문제도 없는 것으로 밝혀져 여‧야 만장일치로 청문회 보고서가 채택됐다. 한마디로 깨끗하고 청렴한 정치인임을 입증했다.
- 유정복 선거캠프 보도자료 2025.4.15.

다시 말하면 실오라기 하나라도 붙잡고 늘어지는 국회 청문회에서조차 문제가 되는 꼬투리를 잡을 수 없을 만큼 깨끗하고 정직한 삶과 정치를 해왔다는 증거다. 일찍이 청백리의 길을 인도한 어머니의 가르침을 따른 덕분이었다.
- <대한민국 대통합, 찢는 정치꾼 잇는 유정복> 130p

유 시장은 도덕성 논란이 없다는 근거로 과거 청문회를 통과한 사실을 들었다. 청문회가 있었던 2010년과 2013년 당시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10년도 넘은 검증기준을 들어 ‘청렴한 후보’라고 주장하는 것은 유권자에 대한 눈속임이다. 이후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유 시장은 6년 전 투자가치가 높은 부동산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매입해 아직까지 보유 중이다.

유 시장은 2019년 9월 19일 배우자 최은영 씨와 공동 명의로 경기도 시흥시 배곧신도시 상가 2채를 샀다. 101㎡를 사들이는데 총 22억2천740만 원을 썼다.

-경기도 시흥시 배곧신도시 상가 일대. 빨간 동그라미로 표시한 곳이 유정복 시장이 매입한 상가. 홍봄 기자.

유정복 시장은 공교롭게도 대형 호재가 공개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신도시에 부동산 투자를 감행했다.

유 시장이 상가를 매입하기 넉달 전인 2019년 5월 시흥시와 서울대학교병원은 병원 설립 협약을 체결했다. 2020년 4월 서울대 시흥캠퍼스 입주가 시작됐다.

이 시점에는 상가 일대가 서울대 시흥캠퍼스, 시흥배곧서울대병원(800병상)과 가까워 투자 가치가 높을 것으로 예상됐고 투자자가 몰렸다.

- 2019년 5월 30일 열린 '시흥배곧서울대학교병원 설립 추진 업무협약식. 오세정 서울대 총장, 임병택 시흥시장, 서창석 서울대병원장, 서울대 시흥캠퍼스 시공사 정몽원 ㈜한라 회장이 참석했다. 서울대 자료.

2019년 9월 19일 상가 매매대금이 필요한 최은영 씨는 남동구 논현동 아파트를 담보로 3억 3천만 원을 국민은행으로부터 대출받았다. 이날은 소유권 이전이 진행된 날이다.

2개월 뒤인 2019년 11월 26일 최 씨는 상가 2채를 담보로 국민은행으로부터 12억6천480만 원을 대출받았다. 최 씨는 같은 날 아파트 담보로 2억9천520만 원도 추가로 빌렸다.

두 내외는 상가 매입을 위해 사적인 빚을 졌을 가능성도 있다. 최 씨는 유정복 시장이 두 번째 당선되고 처음 공개한 재산내역에 ‘사인간채무(개인빚)’를 신고했다.

2023년에는 개인빚 3억5천만 원을 신고했고, 2024년 개인빚이 6억3천만 원으로 늘었다. 이 빚은 2025년에도 그대로 있다.

그러나 금융채무(은행빚)는 잘 갚는다. 금융채무가 2023년 2억5천347만2천 원 줄었고, 2024년 3억1천833만3천 원을 갚았다. 2025년 9천976만3천 원을 돌려줬다.

이 상가는 최 씨가 돈까스전문점을 직접 운영하다가, 2024년 1월 1일부터 2025년 12월 31일까지 보증금 5천만 원을 받고 월세를 줬다.

유 시장 내외가 상가 임대로 매달 벌어들이는 금액은 500만 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현재 같은 건물의 상가 임대가격은 보증금 5천만 원, 월세 500만 원대다.

이에 대해 유정복 시장은 지난 14일 통화에서 “시흥시 그거(상가)는 내가 시장 때도 아니고 민간인일 때 했는데, 그것 때문에 청백리가 아니라고 얘기하는 건 지나친 얘기”라며 “내가 재테크 한 게 아니라, 나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 집사람이 어떻게든 먹고 산다고 친구 꼬임에 그걸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공직생활을 하면서 재테크를 하지 않는다는 말도 빛 바랜 과거의 주장이 됐다.

요즘도 그렇지만 당시 청문회의 낙마 메뉴는 주로 부동산과 위장전입이었다. 공직생활하면서 재테크라는 걸 해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두렵거나 불안한 것이 없었다. 
- <대한민국 대통합, 찢는 정치꾼 잇는 유정복> 131p

지난 3월 공개된 재산신고 내역을 보면 유 시장 배우자 명의의 코인 등 가상자산과 주식 금액이 전년 대비 1억 원 넘게 늘었다. 

-2025년 3월 공개한 유정복 시장 재산신고 내역 중 가상자산. 관보.

유 시장은 재산 내역에 최은영 씨 소유의 가상자산 5천800만 원어치를 신고했다. 최 씨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8개 종목을 구입했다.

유 시장은 재산 내역에 최은영 씨 소유의 가상자산 5천800만 원 어치를 신고했다. 최 씨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8개 종목을 구입했다.

가상자산이 증가한 사유는 ‘급여저축분 투자 등으로 인한 증가’로 썼다. 최 씨가 돈까스전문점을 그만둔 이후 직장생활을 하지 않는 것으로 미뤄보면, ‘급여저축분’은 유 시장의 것으로 봐야 한다.

최 씨는 주식도 추가 매수했다.

-2025년 3월 공개한 유정복 시장 재산신고 내역 중 주식. 관보.

JYP엔터와 LG전자, SK하이닉스, 테슬라를 신규로 샀고, 삼성전자, 엔비디아도 더 사들였다. 지난해 주식 증가액은 5천700만 원으로 총 6천200만 원 가치의 주식을 보유했다고 신고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주식 보유금액은 4천700만 원 가량 늘었다. 사유는 ‘일부 주식매수에 따른 증가’였다.

이에 대해 최은영 씨는 “2008년부터 작은 매장을 하나 운영하고 있어서, 매장에서 수입이 나온다”며 “(비트)코인은 2020 몇 년도에 3천만~4천만 원 할 때 100만~200만 원씩 모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급여 수입은 아니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최 씨는 “내가 운영하는 거니까, 어떻게 보면 나의 급여”라며 “주식은 (지난해) 12월 (재산) 공개할 때까지는 갖고 있었고 1월 돼서 많이 올랐을 때 팔았다”고 덧붙였다.

유 시장은 2014년 7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인천시장을 지냈고, 2020년 4월 인천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한 뒤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돼 두 번째 인천시장을 맡았다.

홍봄 기자 spring@newshada.org

이창호 기자 ych23@newshada.org

뉴스타파 뉴스하다 newshada23@gmail.com

Copyright © 뉴스타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