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방송 김장환, 조선일보도 거액 주고 펜스 초청…그 때마다 윤석열 만나
지난 20대 대선 직전인 2022년 2월 통일교가 7억 원을 주고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을 한국에 초청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한 달 뒤에는 김장환 목사가 이사장인 극동방송도 거액을 주고 펜스를 한국에 데려온 것으로 뉴스타파 취재 결과 확인됐다. 또 그 해 7월에도 펜스가 한국에 왔는데 이 때는 조선일보가 큰 돈을 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타파는 통일교가 지난 2022년 2월 13일 잠실 롯데호텔에서 연 ‘한반도 평화를 위한 WORLD SUMMIT 2022’ 행사에 55만 달러, 한화 7억 원 가량을 주고 펜스 전 미 부통령을 초청했고, 이날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만남을 주선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윤석열과 펜스의 만남은 이 때만은 아니었다.
통일교 주선으로 윤석열과 펜스가 만나고 한 달여 뒤인 3월 25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와 마이크 펜스 전 미 부통령이 ‘모처’에서 두 시간 가량 만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펜스-윤석열 만남 하루 뒤인 3월 26일 기독일보는 ‘윤석열 당선인, 펜스 전 부통령·김장환 목사 만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윤석열 당선인이 방한 중인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을 25일 오전 서울 시내 모처에서 만났다. 이 자리에는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 등도 함께 했다”고 보도했다. 또 두 사람이 “최근 국제 정세와 한미동맹 강화 방안에 대해 주로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신뢰도 상호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펜스가 극동방송 초청으로 서울 소공로 조선호텔에서 ‘국제정세 속 굳건한 한미동맹’이란 주제의 특별 강연을 했다고 했다.
한겨레도 이날 ‘윤 당선자, 펜스 전 미 부통령과 조찬…확고한 동맹 공감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윤 당선자가 3월 25일 오전 서울 시내 모처에서 펜스 전 부통령과 2시간 가까이 조찬을 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윤 당선자는 한미동맹과 관련해 확고한 원칙을 강조하자, 펜스 전 부통령도 ‘정말 좋은 말씀’이라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와 관련된 의견도 교환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썼다.
조선일보도 같은 날 “尹 ‘한미관계 더욱 강화’...펜스 ‘尹은 자유의 옹호자’”라는 제목으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5일 방한 중인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을 만나 덕담을 나눈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라며 “이 자리에는 기독교계 원로인 김장환 목사와 다른 인사 한 명이 배석해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으며, 김 목사가 통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라고 썼다.
당시 언론 보도에 “모처”, “뒤늦게 확인됐다” 등의 표현이 나온 점으로 미뤄볼 때 윤석열 당선자나 김장환 목사 측 모두 윤-펜스 회동 사실을 언론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으로 당선된 지 보름 정도밖에 안 된 윤석열이 미국 정계 고위 인사와 만나면서 일정을 공개하지 않고, 특히 2시간 정도 이어진 조찬 회동의 통역을 당선인 공식 통역사가 아닌 기독교 원로목사에 맡겼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힘든 대목이다.
뉴스타파는 윤석열과 펜스의 만남이 극동방송 김장환 목사를 고리로 한 달여 만에 다시 이뤄진 배경을 살펴보기 위해,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지난 2023년 6월 미국 대선에 출마하면서 미국 공직자윤리청(United States Office of Government Ethics:OGE)에 신고한 출장비와 강연료 수입 내역 등을 확인했다.

취재진이 입수한 펜스의 신고 자료를 보면 3.7 항목에 2022년 3월 25일 대한민국 서울, 극동방송(Far East Broadcasting, Seoul, South Korea) 강연 활동(Speaking Engagement)으로 사례비(honorarium)를 248,000달러, 우리 돈으로 3억 원 가량을 받은 것으로 나온다. 한 달여 전 통일교에서 받은 550,000달러에 비해서는 적지만 강연료 치고는 매우 큰 금액이다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는 한국 보수 기독교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최근 순직해병특검은 김 목사가 임성근 전 해병 1사단장 구명 로비에 연루된 혐의를 잡고 압수수색을 하는 등 수사를 벌이고 있다. 김장환 목사는 2022년 대선 전후에 윤석열-김건희 부부와 친분을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극동방송에서 강연료 3억 가량을 받고 한국에 와서, 김장환 목사의 통역으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조찬 회동을 했던 펜스 전 미 부통령은 4개월 뒤 다시 한국을 찾는다. 이번에는 조선일보가 주최한 이른바 ‘아시안 리더십 콘퍼런스’에 연사로 참여하기 위해서다. 2022년 7월 13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이 행사엔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축사를 했다. 그리고 펜스를 다시 만났다.


마이크 펜스 전 미 부통령은 이 조선일보 행사에 오면서 받은 돈도 신고했다. 위 표에 기재된 신고 내역 3.13 항목을 보면 2022년 7월 13일 강연 활동(Speaking Engagement)으로 조선일보(The Chosunilbo, Seoul, South Korea)로부터 사례비(honorarium) 240,000달러, 한국돈 2억 9,000만 원 가량을 받은 것으로 나온다.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이 2023년 6월 대통령에 출마하면서 미국 공직자윤리청에 신고한 내역 중 한국 관련 내용을 종합하면 펜스는 2022년 2월부터 7월까지 불과 6개월 사이에 통일교, 극동방송, 조선일보 등 3개 기관에서 각각 초청을 받아 우리 돈 13억 원 가량을 강연료 명목으로 챙겼다. 그리고 3번의 방문 때 모두 윤석열을 대선 후보, 대통령 당선자, 대통령 신분으로 만났다. 그 이후 3년 지났고 공교롭게도 윤석열과 펜스 회동을 주선한 통일교 교주 한학자와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은 윤석열 정권의 핵심 비리를 수사하는 김건희특검과 순직해병특검의 수사 대상이 됐다.
뉴스타파 김용진 muckraker@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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