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불후' PD "예능 대상 이찬원, MC 자부심 커" (인터뷰①)

우다빈 2025. 4. 16.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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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후의 명곡' 박형근 PD·최승범 PD·김형석 PD 단독 인터뷰
올해 14년 차 '불후의 명곡'이 걸어온 길
"MC 신동엽은 선장, 김준현은 운영부장, 이찬원은 홍보실장"
'불후의 명곡'이 올해로 14년, 그리고 700회를 맞이했다. KBS 제공

'불후의 명곡'이 올해로 14년, 그리고 700회를 맞이했다. 2,000팀 이상이 무대에 올랐고 4천여 곡이 관객들을 만났다. 격변하는 예능가에서 명성과 전통을 이어가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전설의 아티스트부터 신예를 발굴하는 일까지 모두 제작진이 같은 마음과 같은 방향성을 바라보며 해내는 중이다. 아울러 신동엽을 비롯해 김준현 이찬원까지 세 진행자까지 합심, 더 좋은 프로그램을 연출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최근 KBS2 '불후의 명곡'을 연출하는 박형근 PD, 최승범 PD, 김형석 PD는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KBS 사옥에서 본지와 만나 700회를 무사히 마친 소회와 '불후의 명곡'이 갖는 의미를 되짚었다.

지난 5일, 12일에 걸쳐 방송된 700회 특집 '7 레전드 : 더 넥스트 웨이브'는 윤종신 거미 더블루 최백호 YB 자우림 김창완밴드 등 레전드를 초청하며 700회에서만 볼 수 있는 무대를 펼쳤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호평으로 가득 찼다. 이는 700회 구성에 대한 제작진의 깊은 고심의 결과물이다.

제작진은 무려 3개월간 700회 특집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500회의 싸이, 600회의 신승훈 등 그간 '불후의 명곡'에서 보지 못했던 특별한 전설을 섭외할 수도 있었지만 남녀노소,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조화에 방점을 찍고 지금의 라인업을 구축했다. 제안을 받은 전설들은 윤종신을 필두로 빠르게 응답했다. 특히 오랜만에 뭉친 더블루는 방청객들의 뜨거운 함성을 이끌어냈다는 후문이다. 또 '불후의 명곡' 700회 특집은 관객석과 무대의 소통을 위해 객석 앞을 스탠딩 석으로 만들었는데 보다 젊은 느낌을 내기 위함이었다.

최근 KBS2 '불후의 명곡'을 연출하는 박형근 PD, 최승범 PD, 김형석 PD는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KBS 사옥에서 본지와 만나 700회를 무사히 마친 소회와 '불후의 명곡'이 갖는 의미를 되짚었다. KBS 제공

먼저 김형석 PD는 "평소 해보지 못했던 특별한 무대를 구성하려고 노력했고 실제로 구현이 됐다. 시청자들도 그런 부분에 좋아해 주셔서 뿌듯했다"라면서 "과거에만 머물지 않고 신구조화, 전설과 현재에 지속될 수 있는 젊은 시청층들에 대한 수요가 잘 반영됐다"라고 설명했다. 최승범 PD는 "그간 특집 녹화를 마친 후 홀가분했다면 이번에는 부담감이 들었다. '불후의 명곡'이 햇수로 14년, 700회까지 버텨온 것이다. 언젠간 800회를 해야 하고 900회를 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감과 걱정이 있다. '불후의 명곡'이기에 이 라인업을 한 자리에 모았고 천 명에 가까운 객석을 채울 수 있었다고 생각하면서도 어떻게 유지하고 발전시켜야 할까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라고 짚었다.

PD들의 말처럼 '불후의 명곡' 700회는 단순히 지금의 자리까지 왔음을 자축하는 특집이 아닌, 새롭게 시작하는 역사의 한 페이지라는 의미가 있다. 제작진에게도 무거운 책임감과 또 다른 과제가 생긴 셈이다. 박형근 PD는 조화와 균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700회까지 오면서 우리 것을 봐주시는 주 시청층을 만족시켜야 하고, 지금까지 잘했다. 앞으로는 확장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2030세대까지 잡으면서 세대 공감의 가치를 전해야 한다"라고 바라봤다.

최근 KBS2 '불후의 명곡'을 연출하는 박형근 PD, 최승범 PD, 김형석 PD는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KBS 사옥에서 본지와 만나 700회를 무사히 마친 소회와 '불후의 명곡'이 갖는 의미를 되짚었다. KBS 제공

이들의 목표는 700회 특집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록부터 발라드, 힙합 등 다양한 장르를 한 무대로 담아내며 최대한 많은 시청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특집이 됐다. '불후의 명곡'이 추구하는 방향성이 다양한 대중문화 접근과 세대의 공감이기 때문에 화제성이나 시청률 등 가시적인 수치보다는 의미를 되새기는 것에 초점을 뒀다. 전설급 가수들 뿐만 아니라 부제인 '넥스트 웨이브', 다음 세대를 대표하는 게스트들도 등장한 이유다.

오랜만에 마이크를 잡고 선 윤종신부터 추억을 소환하는 더블루까지 지금 세대와 그 시대의 어른들 모두 음악이 주는 즐거움에 한껏 매료됐다. 그 시대를 살진 않았지만 자우림의 '스물 다섯 스물 하나' 무대에 눈물을 흘리는 젊은 관객들에게도 울림을 줬다. 선곡은 기본적으로 아티스트의 의지대로 정해진다. 700회 오프닝에선 신동엽 김준현 이찬원의 '옛사랑' 무대가 적지 않은 감동을 안겼다. 신동엽이 노래를 하는 모습은 그간 수많은 예능에서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이를 두고 PD들은 입을 모아 "신동엽의 깊은 고민이 있었다"면서 "본인이 노래를 못하지만 용단을 내렸다. 취지를 이야기 하니 결심을 하게 됐다"라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최근 KBS2 '불후의 명곡'을 연출하는 박형근 PD, 최승범 PD, 김형석 PD는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KBS 사옥에서 본지와 만나 700회를 무사히 마친 소회와 '불후의 명곡'이 갖는 의미를 되짚었다. KBS 제공

그렇다면 세 MC들의 700회 녹화 특집 소회는 어땠을까. 최승범 PD는 "세 분의 마음이 저희랑 비슷한 것 같다. 100회나 300회까지만 해도 홀가분하지만 700회쯤 오면 앞으로 699번의 방송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다. 또 세 MC들이 소속감이 높다. 신동엽도 우리 프로그램이 어떤 방향, 속도로 나아갈지 그 이야기를 많이 한다. 편집, 멘트부터 사소하게 섭외, 대본에 대해 아이디어도 내신다. MC도 출연자이지만 제작진과 유대감이 있다"라고 언급했다. 박형근 PD는 "준현씨는 늘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행복해한다. 너무 좋아한다. 찬원이는 MC로 첫 데뷔를 했다. 멘트에 대한 피드백, 자기 롤에 대해 질문하고 피드백을 받는다. 신동엽은 전반적인 방향성에 대해 조언을 한다"라고 언급했다.

특히 이찬원은 '불후의 명곡'으로 MC 데뷔를 했으며 '옥탑방의 문제아들' '하이엔드 소금쟁이' '셀럽병사의 비밀' '톡파원 25시' 등 여러 예능에서 활약했으며 지난해 12월 'KBS 연예대상'의 대상을 거머쥐었다. 이를 두고 박형근 PD는 "이찬원은 매주 늘고 있다. 지난해 대상을 받은 사람이다. 이는 나이나 경력과 상관없이 아무나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신동엽이나 김준현이 '불후의 명곡'을 자신이 사랑하는 프로그램으로 바라본다면 이찬원은 자부심을 갖고 있다. 올해 5년차 가수가 우리나라의 훌륭한 전설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에 메인 MC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것에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자부심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형근 PD의 말을 빌리자면 세 MC 모두 각자의 주인의식을 갖고 프로그램에 동화돼 방향성에 대한 숙제를 제작진과 함께 풀어가는 중이다. 특히 신동엽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들을 수 있었다. 박형근 PD는 '불후의 명곡'을 유람선에 비유하며 "신동엽은 우리의 선장이다. 배가 어디로 가야 할지 이끈다. 준현씨는 운영부장, 찬원군은 홍보실장이다"라면서 애정을 표했다. 주인의식은 MC들 뿐만 아니라 출연하는 아티스트들 모두 같은 마음이다. 최승범 PD는 "아티스트 임한별이 700회 녹화 전날 독감에 걸렸는데도 링거를 맞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이별의 그늘'이라는 노래를 불렀다. 너무 짠했다. 무대 한 번을 위해 온 거다. 무대 5분을 위해 녹화 10시간을 참여했다"라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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