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요양원 어디에 짓나…아파트 신축 사업장마다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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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요양원 입지를 선정하다가 홍역을 치르는 아파트 건설 사업이 속출하고 있다.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는 주거지 가까운 땅을 원하지만 주민 반대가 극심해 사업 지연이 우려된다.
서울시구청장협의회가 민간 정비사업장이 공공기여로 양로원 등을 건설하면 입주민에게 우선 이용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올해 6월 국토교통부에 건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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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취소 후 요양원 예정
입주 예정자 "교통사고 우려" 반발
성남시·LH, 해법 찾느라 난색

노인 요양원 입지를 선정하다가 홍역을 치르는 아파트 건설 사업이 속출하고 있다.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는 주거지 가까운 땅을 원하지만 주민 반대가 극심해 사업 지연이 우려된다.
갈등은 택지 계획 단계부터 불거지고 있다. 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경기 성남낙생 공공주택지구 A-1블록(사업장) 사전청약자들은 단지 옆 부지에 치매전문요양원을 건설하는 토지이용계획을 철회해달라고 지난달 LH에 요청했다. 당초 이 자리에는 단설 유치원이 들어설 예정이었으나 LH가 일방적으로 계획을 바꿨다는 것이다. LH는 유치원을 요양원 부지와 맞붙은 초등학교 내부로 옮길 방침이다.
사전청약자들은 아파트가 신혼부부와 육아 가구를 위한 신혼희망타운으로 조성되는 만큼, 단설 유치원 건립을 취소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또 요양원을 아동 교육시설 인근에 설치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본다. 요양원은 차량 통행이 빈번해 교육환경이 악화되고 교통사고도 우려된다는 얘기다. 입주예정자협의회 대표는 "요양원을 반대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며 "당국이 공청회를 개최해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단설 유치원 건립을 취소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H는 생각지 못한 암초를 만났다는 입장이다. 토지이용계획 변경은 법적으로 주민 공람 대상이 아니고 무엇보다 요양원 부지를 매입하기로 약정한 성남시가 계획 변경을 요청했다고 해명했다. 이전 요양원 부지는 전기공급시설이 가깝고 암반까지 발견돼 현 위치로 이전했다는 것이다. LH 관계자는 "애초에 성남교육지원청이 수요 부족을 이유로 단설 유치원 설치를 불허했다"며 "고령화 추세를 감안하면 요양원 수요도 적잖다"고 전했다.
그러나 주민이 사업을 주도하는 민간 사업장에서는 반발이 더 직접적으로 표출되고 있다. 서울에서는 서울시가 정비사업장을 중심으로 데이케어센터(노인돌봄시설) 설치를 적극 추진해 조합이 찬반 파벌로 쪼개질 정도다. 지난달 31일 찾아간 서초구 한신7차 아파트에서는 '치매아파트 반대 동의서 접수처'라는 입간판까지 세워졌다. 이 단지 재건축 조합장은 "노인돌봄시설 설치는 용적률을 상향하는 조건으로 서울시와 협의가 끝난 사안"이라며 "주민 일부가 노인돌봄시설을 빌미로 공공 재건축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요양원 문제가 수도권 주택 공급을 저해한다는 우려가 커지자 해법을 찾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서울시구청장협의회가 민간 정비사업장이 공공기여로 양로원 등을 건설하면 입주민에게 우선 이용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올해 6월 국토교통부에 건의한 것이다. 이 구상을 최초로 제안한 은평구 관계자는 "요양원 설치가 주민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면 정비사업이 지연되는 사례도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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