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에도 흥국생명과…‘어드바이저’ 김연경
“방송·행정가·지도자…다 하고파”
김연경(37·사진)이 은퇴 후 첫걸음도 흥국생명과 함께한다.
김연경은 지난 14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V리그 시상식에서 만장일치로 정규리그 MVP를 받은 뒤 기자회견을 통해 향후 진로에 대한 고민을 밝혔다. 일단은 흥국생명에서 ‘어드바이저’를 맡기로 했다며 “(구단 업무에) 여러 가지 참여할 것 같다”고 밝혔다.
2005년 10월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은 김연경은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때까지 V리그에서는 흥국생명 유니폼만 입었다. 선수로서 영광을 모두 누렸지만 갈등도 있었다. 2009년부터 ‘임대선수’ 신분으로 일본, 튀르키예 리그에서 뛰었던 김연경은 2013년 완전한 해외 진출을 위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인정해달라고 주장했고 이 과정에서 흥국생명과 크게 충돌했다. 기자회견을 열어 “해결될 때까지 국가대표에서 은퇴하겠다”고 할 정도로 갈등이 깊었다.
우여곡절 끝에 국제배구연맹의 해석까지 받아 해외 무대로 나간 김연경은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했고 2020~2021시즌 흥국생명으로 복귀했다. 다음해 중국 상하이로 진출해 한 시즌을 뛴 뒤 다시 V리그로 돌아올 때도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김연경은 “흥국생명과 많은 일이 있었다. 처음 해외 무대에 보내줬다가 해외 진출을 막은 구단이기도 하다”며 “헤어질 듯 헤어지지 않을 듯 무언가 계속 있었다. 미운 정이 무섭다. 결국 새로 고운 정이 생겨서 계속 남게 됐다”고 돌이켰다.
‘어드바이저’의 정확한 역할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일단 다음달 튀르키예에서 열리는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도 참가한다. 그는 “팀이 선수를 영입하거나 외국인 선수에 대해 고민할 때 여러 가지 조언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계속 배구계에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흥국생명에서 그런 제안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 외 구체적 진로는 정하지 않았다. 2023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후보에도 도전했던 김연경은 “나는 뭔가 조화롭게 다 하고 싶다. 방송을 통해 배구를 더 알리고 싶기도 하고, 편안한 행정가 느낌도 좋고, 현장에서 지도자도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미래는 열어두었다.
배구 발전을 위해 해야 할 일에 대한 생각은 이미 머릿속에 들어 있다.
김연경은 “나 같은 선수가 나오면 좋겠다. 유소년 선수층을 넓히고 시스템을 잘 구축해서 앞으로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오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며 “대표팀이 어떻게 성장해야 LA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을까, 미래를 보고 계획을 잘해야 한다”고 ‘김연경 없는 대표팀’의 경쟁력도 고민한다. 여자배구 흥행에 대해서도 “사실 걱정이 많이 된다”며 “분명 관심도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외국인 선수 선발을 늘린다든지 좀 더 적극적으로 이벤트적 요소를 추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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