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어 中도 '세자릿수 관세' 끝까지 간다 …"자유무역의 종말"
中 "세계 경제사의 웃음거리
美 추가 부과해도 무시할것"
트럼프 관세 고무줄계산 논란
對中 관세율 125% → 145%로
관세 자충수에 달러지위 흔들
달러인덱스 1년9개월만 최저
"美도 더이상 안전지대 아냐"
◆ 관세전쟁 ◆
중국이 미국을 향해 또다시 '보복 관세' 카드를 꺼냈다. 12일부터 미국산 수입품에 부과되는 관세율을 125%로 인상키로 한 것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되는 관세율이 125%가 아닌 펜타닐(좀비마약) 관세를 더해 총 145%라고 발표한 지 약 반나절 만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관세 폭탄을 쏟아붓고 중국도 맞불 관세로 대응하면서 세계 양대 경제 대국인 두 국가 간 무역이 사실상 멈춰설 수 있다는 우려도 끊이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협상의 문을 열어놓았지만 중국은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한 대화를 전제 조건으로 내걸며 이에 호응하지 않고 맞대응하고 있어 양국 간 신경전은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다.
11일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12일부터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종전 84%에서 125%로 상향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위원회는 "미국이 중국에 지나치게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국제 경제 무역 규칙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일"이라며 "기본적인 경제 규칙과 상식에도 어긋나는 것으로 완전히 일방적인 괴롭힘과 강압적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이 아무리 높은 관세를 계속 부과하더라도 경제적 의미는 없다. 세계 경제사에서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며 "현재 관세 수준에서는 미국산 수입품이 시장에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향후 관세를 추가로 인상하더라도 중국은 이를 무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보복 조치에 앞서 미국 CNBC 등 현지 매체들은 10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부과한 합계 관세율이 125%가 아닌 145%라고 보도했다. CNBC는 "중국에 대한 상호관세율이 125%라고 행정명령에 명시돼 있다. 여기에 20%의 펜타닐 관세 비율을 추가해야 한다"며 "백악관 관계자는 145%가 현재 중국산 상품에 대한 정확한 새로운 관세율이라고 확인했다"고 밝혔다.
주요 2개국(G2)이 보복에 보복을 거듭하면서 양국 간 무역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 택스파운데이션의 에리카 요크 이코노미스트는 C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부과한 세 자릿수 관세로 인해 양국 교역 대부분이 중단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대체재가 없어 기업들이 (관세)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교역을) 중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관세율 산정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초 알려진 최종 관세율에서 갑자기 20%포인트가 더 늘어 145%로 정정됐는데 이 과정에 아무런 논리성이 없다는 비판이다.
백악관이 이날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파트너의 보복과 지지를 반영하기 위한 상호관세율 수정'이라는 제목의 행정명령에 따르면 기존의 대중 상호관세율 84%를 삭제하고 이를 '125%'로 대체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월 미국으로 유입되는 중국산 펜타닐 원료를 문제 삼아 중국에 20%(10%+10%)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중국에 부과된 합계 관세율이 145%가 된다는 것이다. 그간 백악관 발표를 토대로 계산한 대중 관세율은 2~3월의 펜타닐 관련 20% 보편관세에 더해 이달 2일 34%의 상호관세율, 그리고 8~9일 두 차례의 보복관세율인 71%(50%+21%)를 합친 125%까지 상승한 상태다. 그런데 새롭게 수정된 트럼프 행정명령은 2~3월 적용 관세율과 관계없이 4월에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진 상호 및 보복 관세율을 일방적으로 '125%'로 상향 조정해 갈아 끼운 것이다.
한편 미·중 간 관세 전쟁이 강대강으로 치닫는 가운데 글로벌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던 달러 가격도 위태로워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외환시장에서 유로화 등 6개 주요 통화에 대한 미국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는 장중 한때 100선 밑으로 떨어졌다. 달러인덱스가 100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23년 7월 18일 이후 처음이다. 최근 미국 국채 가격 폭락에 이어 달러값도 하락을 면치 못한 것이다.
달러값 하락은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이고 허술한 관세 정책에 따른 여파로 분석된다. 관세율 산정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진 데다 중국과 보복 관세를 주고받는 모습이 안전하고 예측 가능했던 나라인 미국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있다는 해석이다. 뉴욕증시가 불안한 가운데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미 국채와 달러화를 외면하는 현상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관세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등 경기침체 우려가 달러 약세의 주요 원인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안전자산 기피 현상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달러 가격 하락세에 대해 "보다 근본적인 설명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라며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미국은 안전하지 않은 곳이 됐다"고 전했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 / 서울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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