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틀몬스터, 폭풍 성장…'K럭셔리' 신화 쓴다

안재광 2025. 4. 15.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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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안경테와 선글라스를 판매하는 브랜드 젠틀몬스터가 지난해 8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파격적인 디자인과 틀을 깨는 공간 연출,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 소비자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결과다.

15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젠틀몬스터 운영사 아이아이컴바인드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7891억원으로 전년 대비 29.7% 증가했다.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젠틀몬스터가 해외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간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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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매출 7891억 30% 급증
영업익 54% 늘어 2000억 돌파
외국인 구매 비중 60% 넘어
브랜드운영사 아이아이컴바인드
파격적 안경테·선글라스 디자인
갤러리 닮은 초대형 매장 눈길
사진=젠틀몬스터 홈페이지


고가 안경테와 선글라스를 판매하는 브랜드 젠틀몬스터가 지난해 8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파격적인 디자인과 틀을 깨는 공간 연출,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 소비자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결과다. 한국 ‘토종 브랜드’로는 드물게 글로벌 명품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15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젠틀몬스터 운영사 아이아이컴바인드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7891억원으로 전년 대비 29.7% 증가했다. 영업이익 증가 폭은 더 컸다. 전년 대비 54.7% 급증한 2338억원에 달했다.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젠틀몬스터가 해외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간 영향이다. 아이아이컴바인드 해외 법인 매출은 지난해 3156억원이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이른다. 중국 법인 매출이 1000억원을 넘겼고, 일본과 미국 법인 매출은 각각 500억원을 웃돌았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젠틀몬스터 매장에서 구매한 매출까지 더하면 외국인 구매 비중은 60~70%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추산했다. 국내 브랜드가 아니라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는 의미다.


국내에서 젠틀몬스터보다 많은 매출을 올리면서 글로벌 패션 브랜드로 성장한 브랜드는 F&F의 MLB, 이랜드의 뉴발란스 정도다. 하지만 이들 브랜드는 해외에서 들여와 국내 기업이 키운 ‘라이선스 브랜드’로 토종 한국 브랜드는 아니다. 젠틀몬스터가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순수 국내 브랜드 가운데 처음으로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하게 될 전망이다.

젠틀몬스터는 국내 브랜드로는 드물게 럭셔리, 명품 브랜드로 소비자에게 인식된다. 가격대가 명품 선글라스 못지않게 높기도 하지만 매장 구성과 디자인이 고급스럽고 파격적이기 때문이다. 우선 젠틀몬스터 로드숍은 대부분 초대형 규모다. 샤넬, 루이비통 등 해외 명품 매장 크기와 비슷하다. ‘소비자는 매장 공간을 보고 해당 브랜드의 크기를 인식한다’는 김한국 아이아이컴바인드 대표(사진)의 지론을 매장 디자인에 반영했다.

젠틀몬스터 매장은 내부 디자인도 파격적이다. 대부분 공간을 매대 대신 대형 설치 미술품 등으로 채워 전시회, 미술관처럼 꾸며놓았다. 아이아이컴바인드는 서울 성수동에 본사 사옥을 지었는데, 이 건물도 압도적인 외관으로 유명하다. 독특한 매장 디자인 덕분에 젠틀몬스터는 광고도, 세일도 일절 하지 않지만 소비자가 줄 서서 사는 럭셔리 브랜드 반열에 올랐다. 몽클레르, 메종마르지엘라 등 명품 해외 브랜드조차 몰려와 협업을 제안하고 있다. 최근엔 제니, 손흥민 등과도 활발하게 협업하고 있다.

아이아이컴바인드는 국내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으로는 드물게 대규모 이익을 내고 있다. 2011년 설립된 아이아이컴바인드는 2023년 처음 영업이익 1000억원을 넘겼고 작년엔 2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30%에 육박했다.

대부분 국내 유니콘 기업이 덩치는 크지만 많은 이익을 내지 못하는 것과 비교된다. 컬리, 에이블리 등은 지난해에도 적자를 기록했고, 무신사와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 등은 매출이 ‘조(兆) 단위’에 달했지만 영업이익 규모는 아이아이컴바인드에 크게 못 미쳤다. 최근 사모펀드, 벤처캐피털(VC) 등을 통한 자본 조달이 어려워진 가운데 이런 안정적 재무 구조는 사업의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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