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7조 추가투입해 격차 더 늘린다 … 소부장에 50% 보조금
美품목관세 부과 초읽기 전망
용인·평택 반도체 클러스터
송전선 지중화 1.26조 지원
첨단 소부장 기업 보조금은
기업당 한도 200억원으로
통상·AI에 4조원 추경 투입
정부가 반도체산업에 대한 재정 지원을 대폭 늘리고 추가경정예산 규모도 확대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전쟁이 조만간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소재 등으로 번지기 때문이다. 미국 상무부는 14일(현지시간) 관보를 통해 반도체, 반도체 제조 장비, 파생 제품의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기 위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반도체·의약품 분야도 품목별 관세 부과가 예고돼 있다"며 반도체 재정 지원 대책 취지를 설명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서 국내 기업이 겪는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인 재정 투자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2027년까지 반도체 분야 투자 규모를 26조원에서 33조원으로 대폭 늘린다. 금융 지원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지만 정부 예산도 4조원 이상 투입된다. 정부 재정은 용인·평택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송전선로 지중화 비용 분담에 1조원 이상 투입된다. 원래는 기업이 1조8000억원을 내야 하지만 이 중 70%인 1조2600억원을 국고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우선 올해 추경에 626억원이 담긴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중화는 다년간 진행된다"며 "공사 진척에 따라 기업 부담분의 70%인 1조2600억원을 국고에서 지원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100조원 이상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는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에 대한 전력, 용수 등 인프라스트럭처 국비 지원 한도도 최대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2배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252억원으로 책정된 예산에 1170억원을 추가로 추경에 반영하기로 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 등 첨단 특화단지 인프라 구축 비용에 대한 국비 지원 한도도 규모와 지역에 따라 15~30%였지만 앞으로 30~50%로 대폭 늘릴 계획이다.
첨단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대한 투자 보조금도 새로 도입한다.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이 천문학적 보조금으로 반도체산업을 지원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그동안 보조금 지급을 미뤄왔다.
이번에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 바이오 등 4개 국가첨단전략산업 공급망 안정 품목과 전략 물자를 생산하는 중소·중견기업에 국한해 건당 150억원, 기업당 200억원 한도의 투자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매출액 1000억원, 영업이익 100억원, 법인세율 20%인 비수도권 소재 소부장 반도체 분야 A중소기업이 올해 100억원을 설비에 투자한 사례를 보자. 우선 A사는 비수도권에 있기 때문에 당해 연도 투자분의 50%인 50억원의 투자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내년과 후년을 합쳐서 회사 투자분 50억원에 대한 15억원(30%)의 세액공제를 받는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3년간 이 회사가 받는 세액공제 혜택은 기존엔 15억원뿐이었지만 앞으로 65억원으로 늘어난다.
국가전략기술 중 반도체 투자에 대해서는 투자세액공제율을 5%포인트 상향한다. 기존 세액공제율은 대기업·중견기업 15%, 중소기업 25%가 적용됐지만 올해 이후 발생하는 투자에 대해서는 각각 20%와 30%로 올라간다. 기존에 50조원 규모로 조성하기로 했던 첨단전략산업기금 내 반도체 지원도 늘린다. 17조원 규모였던 반도체 저금리 대출을 3조원 이상 추가 공급해 총 20조원 넘게 지원할 방침이다.
이 같은 정부의 지원책 발표에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미국 신정부 출범 이후 긴장감 속에 놓여 있던 반도체 업계에 단비와 같은 소식"이라며 "첨단 제조시설 인프라에 대한 국비 지원 확대, 소부장 투자 보조금 신설, 저리 대출 확대 등은 기업의 투자 확대를 이끄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정부는 인공지능(AI) 산업과 민생경제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당초 10조원으로 편성할 예정이던 추경을 12조원대로 증액하기로 했다.
우선 대규모 재해·재난 관련 예산을 3조원 이상 편성한다.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해 재해대책비를 기존 5000억원에서 3배 이상 보강하고, 산불과 태풍 등 재해·재난에 즉시 대응하기 위해 재해 예비비 등에 2조원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통상·AI 경쟁력 강화 예산은 4조원 이상 담길 전망이다. 특히 AI 분야는 그래픽카드(GPU) 1만장 구매 등을 위해 1조8000억원을 추경에 반영하기로 했다.
민생 지원 예산은 4조원 이상 편성될 예정이다. 소상공인 공공요금 등을 지원하기 위해 연 50만원 수준의 '부담 경감 크레디트'를 도입한다. 전년 대비 카드 소비 증가분 일부를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해주는 '상생페이백' 사업도 추진하기로 했다. 저소득층 청년·대학생, 최저신용자의 생활 안정을 위한 정책자금 공급도 20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한다. 최 부총리는 "이번 추경은 무엇보다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추경안이 최대한 이른 시간 내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의 초당적 협조와 처리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문지웅 기자 /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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