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문 강성훈 김대현 '복귀', KPGA투어 흥행 '기대' [박호윤의 IN&OUT]
흥행카드 부재의 국내 남자골프에 호재로 작용할 듯
시즌 개막전 부터 노련미-패기의 대결 흥미진진
[더팩트 | 박호윤 전문기자] ‘형님들의 귀환’이 한국 골프 흥행에 얼마나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2000년대 후반부터 10여 년간 국내 남자골프 무대를 주름잡던 ‘스타 3인방’이 올시즌 KPGA투어에 복귀해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다소 침체된 분위기의 KPGA투어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30대 후반의 주인공들은 미PGA투어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배상문(39), 강성훈(38)과 국내 최장타자로 명성을 얻었던 김대현(37) 등 3명이다. 이 중 배상문과 강성훈은 KPGA투어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 조건, 즉 24개의 투어 카테고리 중 ‘해외 시드권자 복귀자’(22번 카테고리) 항목으로 올시즌 시드를 받았다.
배상문은 2006년 에머슨퍼시픽그룹오픈에서 프로 첫 승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한미일 3국에서 통산 14승(PGA투어 2승, JGTO 3승)을 올린 슈퍼 스타 출신. 특히 국내에서 기록한 9승 중 7승이 메이저급 대회에서 올린 승수라 가히 ‘메이저 사냥꾼’이라 불리기도 했을 정도다. 배상문은 내셔널타이틀인 코오롱한국오픈(08, 09년)과 40여년 역사의 신한동해오픈(13, 14년) 및 SK텔레콤오픈(07, 10년)에서 각각 두차례씩 정상에 오른 바 있고 2009년에는 GS칼텍스매경오픈 타이틀도 거머쥔 바 있다. 이 같은 활약으로 2008년과 2009년 상금왕과 최저타수상(덕춘상)을 2년 연속 수상하기도 했다.
배상문은 또 일본투어(JGTO)에 진출해 2011년 최고 권위의 일본오픈과 바나H컵KBC오거스타, 코카콜라 도카이클래식 우승으로 그 해 일본투어 상금왕에 오른 바 있으며 미PGA투어에서도 바이런 넬슨챔피언십(2013년)과 프라이스닷컴오픈(2014년)을 거푸 제패하는 등 2006년부터 10년 가까이 한미일 3국 투어에서 전성기를 구가했다.
이처럼 KPGA투어와 JGTO, 그리고 PGA투어 등 3개 투어에서 모두 정상을 밟아 본 선수는 최경주, 양용은과 더불어 배상문까지 단 3명이다.
2015년 국내에서 개최된 프레지던츠컵에 인터내셔널팀 일원으로 참가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뒤 늦은 나이에 군에 입대했던 배상문은 제대 이후에는 옛 기량을 회복하지 못해 최근 몇 년간은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다만 지난해 오랜만에 참가한 제67회KPGA선수권에서 준우승을 차지, 국내 팬들에게 건재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배상문은 "올해 콘페리투어 시드가 있긴 하지만 더 늦기 전에 국내 대회 출전을 통해 팬들에게 아직 건재하다는 것을 증명하고픈 마음이 컸다"고 복귀를 결심하게 된 동기를 설명하고 "정확히 몇 개를 뛰겠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5, 6월 중 대회를 염두에 두고 있으며 우승했던 좋은 기억이 있는 대회들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해 2개의 국내 대회 출전을 통해 나름 만족할만한 성적을 거둔 바 있다고 회상하며 "올해는 좀 더 많은 대회를 출전하는 만큼 충분히 우승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강성훈 역시 비슷한 시기 맹활약을 펼친 스타. 2006년 아마 신분으로 KPGA투어 롯데스카이힐오픈에서 정상에 올랐던 강성훈은 그 해 말 도하아시안게임에서 김경태 등과 금메달을 합작한 바 있고 2007년 프로데뷔 이후 유진투자증권오픈(2010년), CJ인비테이셔널, 제56회 코오롱한국오픈(이상 2013년)서 각각 우승한 바 있다. 2011년 부터는 미PGA투어와 콘페리투어 무대에서 꾸준히 활동했으며 마침내 2019년 PGA투어 바이런 넬슨에서 첫 승을 올린 바 있다.
6년 만에 KPGA투어에 복귀하는 강성훈은 "오랜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하게 돼 낯설기도 하지만 설렌다. 상반기에는 가능한 한 많은 대회에 나서겠다"고 말하고 "성적에 집착하기 보다는 꾸준하게 만족할만한 플레이를 펼치는 데 집중하고 싶다"고 소감을 나타내고 있다. 강성훈은 또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기임에도 대회를 열어 주시는 타이틀 스폰서를 비롯한 모든 관계자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중견 골퍼 다운 멘트를 덧붙인 뒤 후배들을 향해서도 "해외 진출의 꿈을 가지고 있다면 일찍 도전하는 것이 좋다. 조금이라도 젊을 때 치열하고 어려운 환경에서 경쟁해 보며 생활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며 선배로서의 묵직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배상문, 강성훈과는 달리 국내 무대에서 주로 활약한 김대현은 2021년을 끝으로 투어 카드를 잃었다가 4년만에 복귀다. 김대현은 올해 처음 시행하는 투어 카테고리 16번 ‘KPGA투어 생애획득상금 TOP20’ 규정으로 시드를 받았다. KPGA가 지난해 3월 이사회를 통해 ‘투어 유치자 시드’ 항목 등을 폐지하면서 새로 만든 카테고리다. 투어 발전에 오랫동안 기여한 선수에 대한 예우가 거의 없다는 지적에 따라 신설했다. 현재 KPGA투어의 통산 상금 1위는 박상현으로 54억7천여 만원이며 강경남(47억5천만원), 이태희(29억8천만원)가 뒤를 잇고 있다. 19억4,900만원의 김대현은 최경주에 이어 정확히 20위에 랭크돼 있다.
생애통산상금액수로 시드를 부여하는 제도는 PGA투어(톱50위)는 물론 DP월드투어(톱40위) 아시안투어(톱20위), JGTO(톱25위) 등 유력투어에서는 한결 같이 시행하고 있는데 국내 투어도 이번에 처음으로 도입된 셈이다.
김대현은 투어 데뷔 첫해인 2007년부터 5년 연속 장타상을 수상했을 만큼 호쾌한 장타를 과시했던 선수. 2009년 한중투어 KEB인비테이셔널 2차대회에서 프로 첫 승을 기록했고 이듬해에는 GS칼텍스매경오픈 우승과 톱10 7회로 상금왕에 오르기도 하는 등 통산 4승을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펼친 바 있다.
김대현은 "좋은 취지로 만든 제도를 통해 시드를 받아 책임감이 생긴다. 많은 사람이 보고 있어 본보기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지난 겨울 2개월간의 충실한 태국 동계훈련을 통해 기술과 체력 양부문 모두 궤도에 올라 자신감을 많이 되찾았다. 기회가 되면 우승을 노려 보겠지만 그것 보다는 꾸준한 활약으로 시드를 유지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상문과 강성훈, 김대현은 한 때 국내 남자골프를 대표할 만큼 좋은 기량과 업적을 남긴 베테랑들이다. 배상문은 인터뷰 말미에 "후배들 기량이 생각보다 대단하다. 어린 나이에도 상당한 노련미가 있는 선수들도 많다"고 말하고 "골프는 나이와는 상관없이 단호함과 냉정함 그리고 열정이 필요한 것 같다. 강성훈, 김대현 프로 역시 후배들과 좋은 경쟁을 통해 투어 발전과 흥행에 도움이 되길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시즌 KPGA투어는 오는 17일 강원도 춘천의 라비에벨CC 올드코스에서 열리는 제20회DB손해보험프로미오픈을 시작으로 11월 초까지 총 20개가 펼쳐진다. (강성훈과 김대현은 개막전부터 출전하며 배상문은 5월초 매경오픈이나 또는 중순의 SK텔레콤오픈이 복귀전이 될 것으로 전망)
지난해보다 대회 수가 2개 줄어든 데다 국내 무대를 석권했던 장유빈의 LIV골프 진출 등으로 확실한 흥행카드가 부족해 다소간의 아쉬움을 주고 있는 KPGA투어가 ‘백전노장 3인’의 투어 복귀를 통해 어느 정도 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수 있을 지 기대가 모아지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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