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날리고 길거리 나앉게 생겼다” AI 교과서에 초상집됐다 [세상&]
에듀테크 업체 초기비용 수백억, 경영 악화
에듀테크 업계 전반 권고이직·사직 논란 점화
“회사 분위기 살얼음판, 나가라는 분위기”
[헤럴드경제=김용재·박지영 기자] 정부의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 ‘자율 선택’ 결정으로 에듀테크 업계에 구조조정 후폭풍이 불어닥쳤다. 신학기 AIDT 도입률이 30% 밑으로 저조하고, 에듀테크 업계가 구독료 협상에서 정부의 방침에 맞추어 한발 물러나면서 수백억을 AIDT 개발에 투입한 에듀테크 업계는 몸집을 줄여야 하는 처지. 업계 소속 직원들은 ‘이러다 전부 거리에 나앉을 판’이라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30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들어 아이스크림에듀·비상교육에 이어 천재교과서·웅진씽크빅이 구조조정에 돌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4개 업체는 모두 지난해 AIDT 개발에 참여한 업체다. 업계에 따르면 이 4개 업체 외에도 대다수의 에듀테크 업체가 수익성 악화로 구조조정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알려졌다.
앞서 100% 교과서 도입을 확신하고 AIDT 개발에 착수한 에듀테크 업체들은 AIDT 교과서 자율 선택 변경으로 수백억의 적자를 떠안은 상황이라 전해진다. 앞서 AIDT 교과서 도입은 야당의 반대 속에 각 학교 자율 선택으로 변경됐다.
에듀테크 업체에 다니는 직원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에듀테크 기업에 다니는 직원 A씨는 “회사에서 일찍 나가야 이직 자리 찾기가 쉬울거다라는 식으로 압박을 주고 있다”라며 “직원들 사이에서는 ‘빠른 시간 안에 다같이 일용직 아르바이트라도 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라고 말했다.
다른 에듀테크 기업에 다니는 직원 B씨는 “지금 구조조정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회사 이외에도 업계 전반에 구조조정이 있을 예정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라며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싶은 회사가 대부분이고, 현재 불확실성을 안고 계속 AIDT 개발을 이어가야 하는 것이 너무 큰 부담”이라고 전했다.
특히 에듀테크 업계에서 구조조정이 집중되고 있는 곳은 디지털 교과서 관련 부서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1일부터 사실상 구조조정에 돌입한 천재교과서의 경우 구조조정이 디지털 학습지 ‘밀크티’ 중심인 셈이다. 이들 부서의 경우 대부분이 1~5년차 이내의 ‘주니어’ 직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에듀테크 기업에 다니는 직원 C씨는 “사업이 적자가 나는 이유가 기업 직원의 잘못이 아닌데, 왜 우리가 구조조정을 강요당하는지 모르겠다”라며 “‘권고 이직’이라는 꼼수를 사용하니, 회사 분위기는 완전 살얼음판”이라고 토로했다.
다른 직원 D씨는 “잘나가던 밀크티 사업을 무리하게 리뉴얼 하다가 적자를 봐놓고 직원보고 책임지라는 행태가 화나는 것”이라며 “무리한 사업 확장 탓을 주니어 직원들에게 모는 것이 말이 안되는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비상교육은 초중등 스마트 학습 브랜드인 ‘온리원’ 사업부를 축소하고 AIDT 사업부 인력을 재배치하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아이스크림에듀 역시 전체 인력의 30%를 줄인다는 목표로 지난 달부터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천재교과서 내부에서는 전체 직원의 절반에 달하는 700명 수준을 감축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글을 올린 작성자는 “천재교육이 700명 이상의 권고사직을 진행하고 있다”라면서 “면담 시 ‘권고이직’이라는 말장난으로 실업급여 및 위로금을 지급하지 않고 직원들을 내보내려는 분위기”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천재교육 관계자는 권고사직과 관련해 “700명 사직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AIDT로 인해 큰 비용을 투자한 상황에서 사업 축소를 논의 중인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여러 가지 방안의 협의를 직원들과 진행하는 것이지 구체적인 인원을 언급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AIDT에 총력을 다한 기업들은 고용 한파가 닥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면서 “구조조정은 앞으로 더 심하게 올 것”이라고 했다.
한편, 에듀테크 기업들은 AIDT 피해와 관련해 교육부에 행정소송을 예고하기도 했으나 실제 소송이 진행된 건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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