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성장률 전망 0.9%까지 나왔다, 시름 깊은 한국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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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먹구름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대한 우울한 전망이 줄 잇고 있다. 미국이 세운 관세 장벽과 확산하는 보호무역주의로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크게 흔들릴 것이란 우려에서다.
28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처음 나왔다. 영국의 리서치회사 캐피털 이코노믹스(CE)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0%에서 0.9%로 하향 조정했다. CE는 그간 한국 경제에 대해 비관적인 견해를 펼쳐왔다.
그러나 문제는 다른 주요 기관도 한국의 성장률 전망을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6일 올해 성장률을 1.2%로 기존(2.0%)보다 0.8%포인트 내렸다. S&P는 아시아 국가의 성장률을 일제히 내렸는데, 이 가운데 한국에 대한 조정 폭이 가장 컸다.
앞서 19일에는 신용평가사 피치가 한국 성장률 전망을 1.3%로 낮췄다. 지난해 12월 2.0%로 제시했는데, 지난달 1.7%로 한차례 하향 조정한 뒤 한 달 만에 또 1.3%까지 내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5%로 대폭 낮췄고,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 역시 1.9%에서 1.6%로 내렸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8곳이 제시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월과 2월 모두 평균 1.6%이었다. 미국 관세 부과 영향을 본격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한 이달 들어서는 전망치 하향이 잇따른다. CE가 0.9%로 내린 데 이어, 바클리(1.6%→1.4%)·HSBC(1.7%→1.4%)·골드만삭스(1.8%→1.5%) 등도 한국의 경제 전망을 어둡게 봤다.
이들은 한국의 성장률 전망을 하향하면서 공통으로 계엄 이후 탄핵 정국으로 이어진 한국의 ‘정치혼란’과 미국의 관세 정책을 주원인으로 꼽았다. 한국 경제는 미국 등과 대외 무역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글로벌 경제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무역 상대국인 캐나다·멕시코·중국에 대해 이미 관세를 부과했으며, 오는 4월 3일에는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도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무역의존도는 88%(GDP 기준)로 OECD 회원국 평균치(59%)를 크게 상회한다.
HSBC “향후 미국의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 한국 수출이 가파르게 둔화할 위험이 있다”며 “제조업체의 설비투자가 의미 있게 회복되기 어렵고, 건설투자의 반등도 요원하며, 소비자심리지수가 장기 평균을 밑돌아 소비 회복도 쉽지 않다”고 봤다.
세종=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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