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여학생 사진에 바코드... 오디션 예능 '언더피프틴' 논란

김상화 2025. 3. 24.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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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만 15세 미만 아이돌 서바이벌, 아동·청소년 성 상품화 지적 잇따라... 방영 재고해야

[김상화 칼럼니스트]

 MBN 방영 예정인 '언더피프틴' 참가자 프로필
ⓒ MBN, 크레아스튜디오
MBN 방영 예정인 오디션 예능 <언더피프틴>(UNDER15)을 향한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당초 MBN은 <불타는 트롯맨>, <현역가왕> 등 트로트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해온 크레아스튜디오와 손잡고 3월말 방영을 앞두고 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만 15살 이하의 어린이 및 청소년만 참여할 수 있는 케이팝 아이돌 서바이벌로 기획됐다. 그런데 티저 영상과 참가자 소개 이미지가 공개된 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공식 유튜브 채널 및 SNS 등을 통해 소개된 동영상에선 저연령 어린이들에겐 어울리지도 않는 진한 화장과 의상을 착용한 참가자들이 대거 등장해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특히 시청자들이 경악을 금치 못한 점은 각 참가자들의 프로필 사진 하단에 '바코드'를 삽입한 부분이었다.

이 때문에 아동·청소년 참가자들을 노골적인 상품으로 취급한 게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졌고, 결국 지난 21일 MBN 측은 방영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 제작사 측은 22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새로운 티저 영상을 공개하면서 "참가자들의 상처가 크다, 영상을 보고 평가해달라" 등의 내용을 담은 입장문을 함께 게재해 프로그램 강행 의지를 피력했다. <언더피프틴>은 왜 방영 이전부터 시청자들을 뿔나게 만들었을까?

아동 성 상품화 논란
 MBN '언더피프틴' 티저 영상
ⓒ MBN, 크레아스튜디오
그동안 각종 오디션, 서바이벌 예능에서 이른바 '00 신동'으로 불리는 어린이 혹은 저연령대 청소년 참가자들은 흔히 프로그램의 관심을 높이는 역할을 담당했다. 2000년대 SBS <스타킹>을 비롯해 지금도 인기리에 방영중인 KBS <전국노래자랑> 등에선 쉽게 어린 출연자들을 목격할 수 있다. 이는 지난 몇 년 사이 확산된 트로트 오디션 예능에서 더욱 크게 부각됐다.

각종 트로트 서바이벌로 노하우를 쌓아온 <언더피프틴> 제작사 측은 케이팝 분야로 새롭게 눈을 돌렸고, 만 15세 이하 어린이와 저연령대 청소년 중심의 신규 예능을 기획해 첫 방영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홍보 과정에서 소개된 각종 영상·이미지 등은 기존 케이팝 애호가뿐만 아니라 일반 시청자를 당혹스럽게 했고, '아동 성 상품화' 논란이 불거졌다. 가뜩이나 여러 트로트 예능에서 성인 흉내를 내는 어린이 참가자들에 대한 거부감이 적잖게 존재했던 상황임을 고려할 때, 보호가 필요한 이들을 노골적인 상업적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티저 영상에서 <언더피프틴> 측은 보아·아이유 등을 예시로 들며 그들도 어린 나이에 데뷔했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20여 년 전 보아는 성인들을 흉내낸 것이 아니라, 그 또래 나이에 걸맞은 건강한 콘셉트를 강조('아틀란티스 소녀')'했고, 아이유는 발라드 가수였음을 감안하면 이는 다소 무리한 비교로 여겨지고 있다.

어린이 보호 문제
 MBN '언더피프틴' 티저 영상
ⓒ MBN, 크레아스튜디오
<언더피프틴>은 어른들의 보호가 필요한 어린이 및 저연령 청소년들의 재능 개발을 명목 삼은 상업적 수단의 일환이라는 비난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오직 수익을 위해 여성 연예인을 향한 성희롱, 악플, 딥페이크 성범죄 등은 도외시한 채 더 어린아이들을 찾아 극한의 환경에 몰아넣고 있다"(여성의당, 17일자 논평)는 우려까지 나온 바 있다.

소위 '신동'으로 불리는 다양한 재능을 지닌 어린이 혹은 청소년들을 전면에 내세웠던 <스타킹>·<영재발굴단> 같은 프로그램 등과 달리, 각종 오디션 서바이벌 예능은 말 그대로 '정글' 그 자체다. 상대를 떨어뜨려야 내가 살아남는 약육강식의 세계관에 10살도 안 되는 참가자들을 집어 넣는다는 것 자체가 과연 온당한 일인지 생각해볼 문제다.

제작진 측은 본인의 참여 의사 확인, 보호자 동의, 출연자 보호를 위한 녹화 준수사항 이행 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는 시청자들의 날카로운 시선을 피하기 위한 방패 아니냐는 추가적인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케이팝을 소재로 다루는 해외 유튜버들조차 <언더피프틴>에 대한 쓴소리를 내고 있는 현실을 보면, 제작진이 정말 글로벌 시장 속 케이팝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프로그램을 제작했는지 의문이 든다.

방송사-제작사 전혀 다른 입장?
 MBN '언더피프틴' 티저 영상
ⓒ MBN, 크레아스튜디오
곳곳의 비난 여론을 의식한 MBN에선 "언더피프틴'과 관련해, 우리 사회 각계각층의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프로그램 세부 내용은 물론 방영 여부 등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한 후, 조만간 본사 입장을 밝히도록 하겠다"는 짧은 입장문을 보도자료로 배포했다.

반면 제작사인 크레아 스튜디오 측은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에 첨부한 글을 톨해 "전 세계를 선도하는 K-POP 아이돌의 꿈을 이루겠다는 열정으로 누구보다 진지하고 성실하게 무대에 임하고 있는 참가자들의 열정과 제작진의 진심을 방송으로 평가해 주시길 부탁드린다"면서 "'언더피프틴'은 참가자들의 꿈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앞으로 논란의 소지가 불거지지 않도록 제작에 더욱더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MBN이 방영 일주일을 앞두고 재검토 등을 언급한 데 반해, 제작사 측은 방송을 보고 평가해 달라는 등의 주장을 펼치는 등 다소 온도차가 있는 입장을 표명한 것. 따라서 방영 여부는 현재로선 예측 불가능한 상황.

이런 논란에도 당초 예정대로 프로그램이 방영되는 게 과연 타당한 일일지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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