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매체, 미 국방장관 ‘한국 패싱’에 “중국 견제 의도 보여준 것”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취임 후 첫 인도·태평양 순방 일정에 한국 방문을 제외한 것과 관련, 중국 관영매체가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는 의도를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국 인민일보 계열의 영문매체 글로벌타임스는 미 국방부의 인도·태평양 방문과 관련해 “한국을 빼고 필리핀을 포함했다”며 “전문가들은 이 일정이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의도를 보여주고 있고, 필리핀이 더 도발적인 행동을 취하도록 독려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지난 22일 전했다.
그러면서 딩둬 중국남해(남중국해)연구원 지역국별연구소장의 의견을 인용, 현재 한국의 정치 방향이 불확실하다는 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반도 문제와 북미 관계에서 자신만의 관점을 갖고 있다는 점, 미국이 보는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필리핀·일본에 비해 낮다는 점 등을 ‘한국 패싱’의 근거로 들었다.
딩 소장은 헤그세스 장관이 필리핀을 방문하는 이유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자신이 동남아 국가를 잘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드러낸 것을 만회하기 위함이자, 인도·태평양 지역 첫 방문지로 필리핀과 일본을 선택한 것은 미국이 중국을 둘러싼 해양 문제에 개입하기 위한 핵심 도구로 필리핀·일본과의 동맹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딩 소장은 “미국의 전통적 동맹국 사이에 미국의 정책 예측 불가능성에 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헤그세스 장관은 필리핀과 일본을 안심시키기 위한 이 방문에서 강한 외교적 제스처를 취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필리핀이 더 대담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미 국방부는 지난 21일 헤그세스 장관의 인도·태평양 순방 계획을 확정해 발표했다. 그는 다음 주 중 하와이 미국 인도·태평양 사령부를 방문한 뒤, 괌으로 이동해 군사 시설을 둘러볼 예정이다. 이후 오는 28일부터 이틀간 필리핀에 머문 뒤, 일본에 방문해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과 함께 태평양전쟁 말기 격전지 이오시마에서 전투 80주년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미 국방부는 당초 한국 순방안도 검토했으나 끝내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국방부는 “양국 간 협의를 했으나 미국 측 일정 조정에 따라 불가피하게 차례로 밀린 것”이라며 “헤그세스 장관의 일정은 전반적으로 미국 측이 검토하는 것이라 여러 가지 다양한 변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앞서 조 바이든 전임 미국 행정부 시절 로이드 오스틴 당시 국방장관은 취임 후 첫 인도·태평양 순방 당시 일본, 한국, 인도를 택했다. ‘트럼프 1기’ 시기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도 2017년 한국과 일본을 찾았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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