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하라” vs “승복하라”…보수 단일화, 여론조사 놓고 정면충돌

윤일선 2025. 3. 2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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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부산시교육감 재선거를 앞두고 중도 보수 진영이 후보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정면충돌했다.

이어 오후 2시30분쯤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 정 후보 측을 고발하고, 오후 3시에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정 후보 측 단톡방에서 심각한 여론조사 왜곡 행위를 확인했다"며 "정 후보는 여론조사 조작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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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교육감 재선거, 보수 단일화 파열음
여론조사 조작 의혹에 책임 공방
진보 진영 “정치놀음 중단하라”
최윤홍 후보 비대위 관계자들이 23일 부산시선관위에 정승윤 후보 측을 고발하며 고발장을 접수하고 있다. 사진=최윤홍 후보 캠프 제공


4·2 부산시교육감 재선거를 앞두고 중도 보수 진영이 후보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정면충돌했다. 최윤홍 후보 측은 정승윤 후보 측의 여론조사 왜곡을 주장하며 고발에 나섰고, 정 후보 측은 “합의를 깨려 한다”고 반발하면서 단일화 협상에 균열이 커지고 있다.

최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23일 정오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해당 여론조사를 진행 중인 여론조사기관에 조사 중단을 요청했다. 이어 오후 2시30분쯤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 정 후보 측을 고발하고, 오후 3시에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정 후보 측 단톡방에서 심각한 여론조사 왜곡 행위를 확인했다”며 “정 후보는 여론조사 조작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사태는 지난 22일 정 후보 캠프 관계자들이 참여한 단체 대화방에서 여론조사에 부정 응답을 유도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불거졌다. 최 후보 측은 “정 후보 측이 응답자에게 특정 연령대(20~30대)로 응답하도록 지시·유도했다”며 “이는 명백한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또 “정 후보 측이 벌인 ‘명태균식 여론조작’은 교육계와 유권자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중대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 캠프는 즉각 성명을 내고 반박했다. “조사 결과도 나오지 않았는데 단일화를 깨려는 것이냐”며 “20~30대 응답률이 낮아 할당 비율이 충족되지 않더라도 조사기관 간 합의에 따라 진행 중이며, 연령 조작 지시는 없었다”고 밝혔다. 또 “여론조사 중단을 요구하는 최 후보 측이 오히려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이미 합의한 만큼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라”고 맞섰다.

그러면서 “박수종, 박종필, 전영근 전 후보들이 단일화에 동참한 것은 좌파 이념교육을 막기 위한 공동의 뜻 때문”이라며 “지금 와서 단일화를 무산시키려는 것은 결국 진보 진영에 승리를 안겨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후보는 “나는 어떤 결과에도 승복하겠다”며 단일화를 흔드는 쪽은 최 후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처럼 여론조사를 둘러싼 양측의 공방이 격화되면서 중도보수 단일화는 사실상 중단 국면에 접어드는 분위기다. 최 후보 측의 중단 요청에 조사기관이 응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단일화 과정에서의 상호 신뢰는 크게 흔들린 상태다.

이번 부산시교육감 재선거는 진보 성향 단일 후보와 중도보수 단일화 후보 간 양자 대결 구도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중도보수 후보 단일화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보수표 분산에 따른 진보 진영의 우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진보 진영 단일 후보인 김석준 후보 측은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중도보수 진영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김형진 대변인은 “선거운동 시작 나흘 만에 여론조사 중단과 단일화 파행 사태가 벌어진 책임은 중도보수 양측 모두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후보는 검사 출신으로서 여론조작이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행위라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정치적 계산이 아닌 정책 대결로 임하라”고 촉구했다.

선거운동 첫 주말 동안 진보 진영은 지역 곳곳에서 유세와 지지 선언을 이어가며 조직력을 과시한 반면, 중도보수 진영은 내부 충돌로 선거 전략에 차질을 빚는 모습이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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