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부터 손녀뻘까지 환경보호 앞장 선 이룸교회

임보혁 2025. 3. 2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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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색 조끼를 입은 예닐곱 살 아이부터 백발이 성성한 8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각 세대의 손에 50㎝ 남짓의 집게가 들렸다.

이 교회의 어른인 70~80대 성도부터 부모의 손을 잡고 온 미취학 아동과 청소년 등에 이르기까지 전 세대가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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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룸교회 ‘플로깅 with God(위드 갓)’ 봉사 현장
교회 주변 환경미화로 기후위기 맞서 창조세계 보전
온 세대 신앙공동체 형성 꾀해
이룸교회 교인들이 23일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의 교회 인근에서 자녀들과 함께 쓰레기를 주우며 ‘플로깅 with God(위드 갓)’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연두색 조끼를 입은 예닐곱 살 아이부터 백발이 성성한 8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각 세대의 손에 50㎝ 남짓의 집게가 들렸다. 아이들은 마치 보물찾기하듯 쓰레기를 발견할 때마다 환호성을 지르며 고사리 같은 손으로 쓰레기를 주웠고, 어른들은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아이들을 도왔다.

이룸교회(배성식 목사)가 23일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의 교회 인근에서 진행한 ‘플로깅 with God(위드 갓)’ 행사 모습이다.

‘플로깅 with God(위드 갓)’은 매년 봄과 가을 교회 주변 환경미화 봉사를 통해 지역사회를 섬기는 이룸교회의 주요 사역 중 하나다. 올해로 4년째를 맞았다.

이날 행사에는 교인 170여명이 참여했다. 이 교회의 어른인 70~80대 성도부터 부모의 손을 잡고 온 미취학 아동과 청소년 등에 이르기까지 전 세대가 모였다. 이들은 봉사에 앞서 전문강사로부터 기후위기 교육을 받았다. 윤송이 강사는 “지난주엔 이 지역에 눈이 왔는데 오늘은 기온이 24도까지 올랐다”며 “무더위와 추위, 눈과 비가 평균보다 심각하게 거세지며 변화가 클 때를 일컬어 기후위기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회용품 사용의 문제점과 이로 인한 전 세계적인 기후위기 현실을 전해 듣는 교인들의 눈빛이 사뭇 진지해졌다. 한 달에 한 번씩 일회용품 안 쓰기 등 ‘탄소 금식’을 실천해보자는 강사의 제안도 실천해보기로 다짐했다.


행사에 앞서 교인들이 교회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교육이 끝난 뒤 교인들은 교회 인근 4개 지역으로 흩어져 환경미화 봉사에 나섰다. 강진영(40) 씨는 이날 딸 진하윤(7) 양과 함께 봉사에 참여했다. 강씨는 “아이가 먼저 같이하자고 제안해서 참여하게 됐고, 이번이 세 번째이다”며 “아이가 기쁜 마음으로 보물찾기하듯 봉사에 나서고, 봉사가 끝난 뒤엔 ‘지구를 지켰어요’라며 웃는 모습을 보니 뿌듯했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하윤 양도 “재밌었다”며 쑥스러운 듯 웃었다.



강진영(왼쪽) 씨가 이날 딸 진하윤 양과 함께 봉사를 마치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가운데 사진부터 아래로 교인들의 봉사 활동 모습.


이 교회의 70~90대 성도가 주로 속한 1남선교회에서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이 사역을 펼쳐왔다. 이 선교회 소속 조호일(81)씨는 이날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 말씀처럼 그저 지역사회를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자 또 교회의 어른인 우리가 먼저 밑바닥부터 섬기자는 마음에서 시작한 일이다”며 “늘 주님을 위해 지역사회를 섬기자는 담임목사님의 말씀을 따라 전 교회 차원으로 봉사가 확대되며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봉사하는 모습을 보니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배성식 목사는 “코로나19 이후 심각한 기후위기와 환경오염으로 인한 생태변화를 삶의 자리에서 체감하고 있다”며 “창조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겨주신 좋은 환경을 다음세대에 잘 물려주기 위해, 또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돌보는 ‘환경 청지기’로서의 사명을 실천하고자 행사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배성식 목사. 국민일보DB


이어 “단순히 환경을 정화하는 행사일 뿐 아니라 기후위기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책임감을 고취하고, 길을 지나는 사람들을 축복하며 영혼 구원을 위해 함께 기도하는 데 그 의미가 있다”며 “나아가 다음세대와 시니어세대가 함께 지역을 돌며 온 세대가 같이 기도하고 서로 소통하며 성경에서 말하는 공동체를 이루려는 뜻도 있다”고 덧붙였다.

용인=글·사진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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