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행정소송?' 트럼프, 코넬대 유학생에 '보복 추방' 착수

김현종 2025. 3. 2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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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학가 친(親)팔레스타인 시위 주도자 추방' 움직임에 반발해 최근 소송을 제기했던 유학생을 겨냥한 보복에 나섰다.

미국 대학가에서 가자전쟁 반전시위를 주도했던 학생들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추방을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반발한 대가로 트럼프 행정부가 자신을 내쫓으려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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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국, 코넬대 학생 자진 출두 요구
"친팔 시위대 추방 행정소송에 보복"
정부 상대 소송 낸 로펌 제재 방침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레슬링 경기에 참석해 있다. 필라델피아=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학가 친(親)팔레스타인 시위 주도자 추방' 움직임에 반발해 최근 소송을 제기했던 유학생을 겨냥한 보복에 나섰다. 해당 학생을 상대로 또 다른 추방 절차에 착수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정부 대상 소송에 참여하는 로펌을 제재하겠다는 방침까지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정당한 법적 문제 제기를 탄압하는 무소불위 권력 행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체포 시도했다 실패했나

팔레스타인 지지자들이 지난 15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워싱턴대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시애틀=AFP 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에 따르면 코넬대 박사과정생인 모모두 탈(31)은 전날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으로부터 자진 출석 요구 통지문을 받았다. 영국·감비아 이중국적자인 탈은 비자를 받고 미국에 체류 중이며, ICE의 출석 요구는 사실상 추방 절차 개시라고 NBC는 설명했다.

ICE는 출석 요구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탈은 지난 15일 자신의 소송 제기가 원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 대학가에서 가자전쟁 반전시위를 주도했던 학생들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추방을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반발한 대가로 트럼프 행정부가 자신을 내쫓으려 한다는 얘기다. 탈이 지난해 캠퍼스 내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주도했던 점 역시 그가 ICE의 표적이 된 이유 중 하나로 추정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탈을 체포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소송 제기 나흘 뒤인 지난 19일 미 사법당국 요원들이 탈의 자택까지 찾아와 이웃들에게 그의 동향 등을 캐물었다. 당시 부재중이었던 탈은 해당 사실을 알게 된 즉시 법원에 "행정부의 체포·구금 시도를 멈춰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탈의 변호인인 에릭 리는 영국 가디언에 "미 행정부가 탈의 체포 금지 요청을 자진 출석 요구로 맞받은 것"이라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전례를 찾기 힘든 보복 행위"라고 규탄했다.


트럼프 비판했던 프랑스 학자 입국 거부도

미국 대학생들이 지난 11일 뉴욕 컬럼비아대 캠퍼스에서 사흘 전 미국 이민세관단속국에 체포된 학우 마후므드 칼릴 지지 시위를 열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이로써 미국 내 팔레스타인 지지를 이유로 추방 위기에 놓인 미국 유학생은 총 네 명이 됐다. △시리아 팔레스타인 난민 캠프 출신 마흐무드 칼릴(컬럼비아대·지난 8일 체포) △요르단강 서안지구 출신 레카 코르디아(컬럼비아대·14일 체포) △인도 국적 바다르 칸 수리(조지타운대·17일 체포) 등이 그간 트럼프 행정부의 표적이었다.

학계를 겨냥한 탄압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9일에는 미국 학회에 참석하려던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CNRS) 소속 연구원이 입국을 거부당한 사례도 있었다. 휴대폰에서 트럼프 행정부 비판 대화 기록이 발견됐다는 게 이유였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 소송 옥죄기'도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1일 트럼프 대통령이 법무부에 "미국 로펌들이 정부를 겨냥해 '악의적인 소송'을 제기할 경우 해당 기업과 변호사를 제재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자신이 쏟아내고 있는 온갖 정책들이 위헌 논란에 시달리자 법조인들을 탄압하며 소송 제기 자체를 원천차단하고 나선 것이다. 로이터는 "대형 로펌들이 트럼프 행정부 관련 소송을 기피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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