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국 ‘깜짝 반등’에…민주, 다시 떠오른 ‘심상정 트라우마’
0%대 밑돌던 권영국 지지율, TV토론 후 1.6%로 상승
지난 대선 당시 심상정 2.37% 득표…李는 0.73%p차 석패
권영국 완주 의지…“민주 표 빼앗아 간단 생각 온당치 않아”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6·3 대선 다자 대결 구도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소폭 하락한 가운데 '무명 주자'로 분류됐던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2배 이상 반등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4일 발표됐다. TV토론을 거치며 권 후보를 지지하는 진보 성향 유권자가 증가한 영향으로 보인다.
권 후보의 지지율이 추가 상승할 경우 '진보 맏형'인 민주당의 고심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일각에선 지난 대선에서 진보 표심이 이재명, 심상정 후보 양측으로 갈라지며 석패했던 전례도 언급되는 모습이다.

이재명 지지율 하락, 권영국 지지율 1%대로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2~23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5월 4주차 주간동향 조사에서 대선 후보 지지도는 이재명 후보는 46.6%,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37.6%,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10.4% 등으로 조사됐다.
직전 조사(20~21일)보다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는 각각 1.5%포인트(p), 1%p씩 하락했고, 이준석 후보는 1%p 올랐다.
3위권 후보들과 여전히 큰 격차를 보이고 있으나 4위 권영국 후보의 지지율도 적지 않게 증가했다. 권 후보는 직전 조사(5월20~21일, 0.6%) 대비 지지율이 1%p 증가한 1.6%를 기록했다.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던 진보 성향 유권자 일부가 권 후보로 표심을 돌린 것으로 해석된다. 이재명 후보 지지층을 이념 성향별로 구분한 결과 진보층 지지율이 지난 조사 대비 5.7%p 하락했다.
TV토론이 권 후보 지지율과 인지도를 올리는 기폭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TV토론 전까지 무명 후보로 분류됐던 권 후보지만, 토론에서 김문수 후보를 '내란 공범'이라 맹폭하면서 반윤(反윤석열) 성향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었다는 평가다.
권 후보는 지난 대선 1차 TV토론에서 김 후보를 겨냥해 "내란을 옹호한 사람"이라고 비판하며 대선 후보 자진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당시 권 후보가 김 후보의 악수 요청을 거절하는 장면이 포착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권 후보는 '중도 보수'를 내세운 이재명 후보와의 차별성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권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가덕도 공항은 정치적으로 어쩔 수 없이 추진해야 한다는 무책임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태도에 아쉬움이 크다"며 "3차 토론에서도 노동자와 서민, 소수자의 관점에서 한국 사회를 재구성하는 진보정당 후보다운 자세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진보 '느슨한 연대' 모색했던 민주 '전전긍긍'
권 후보의 선명한 진보 성향 등을 감안하면 그가 대선 판을 흔드는 '변수'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게 정치권 중론이다. 그러나 그의 지지율이 추가적으로 상승해 2%대로 올라설 경우 민주당으로선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3월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득표율 0.73%p 차로 석패했는데, 당시 민주당 일각에선 심상정(득표율 2.37%) 정의당 후보가 이 후보와 단일화했다면 선거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란 아쉬움섞인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한 관계자는 "권영국 후보는 '내락 세력 척결'을 위해 싸우는 동지"라며 "연대의 대상이지 견제의 대상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민주당 한 의원은 "만에 하나 김문수-이준석 단일화가 결정될 경우 민주 진영도 적극적인 연대를 모색해야 한다"며 "진보의 표심이 분열되면 어부지리는 국민의힘이 누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 후보는 완주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다. 권 후보는 지난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민주당은 (지난 대선) 당시 개혁이나 정책을 정확하게 (검토)해서 왜 국민의힘에 졌는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며 "제3의 정당이 존재하는 것이 마치 자기의 표를 빼앗아 간다고 생각하는 게 온당한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권 후보는 "내란 세력 청산은 국민의힘 후보를 압도적으로 패배시키는 것"이라며 "저 본인이 김문수 후보를 제대로 공격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밝혔다.
한편, 권 후보는 정의당·노동당·녹색당·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사회대전환 대선 연대회의에서 뽑힌 후보다. 권 후보는 풍산금속 해고 노동자 출신으로 1999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쌍용차 정리해고 법률대리인단 등 노동 현장에서 활동했다. 대표 공약은 ▲선거제 개편 ▲노조법 2조·3조 개정 ▲시민최저소득 100만원 ▲상위 0.1% 초부유세 신설 등이다.
기사에서 인용한 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 걸기로 진행됐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이며 응답률은 8.3%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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