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책→실책→실점→실책→실점'…'9개' 시범경기 실책 1위였던 롯데, 개막전부터 자멸했다 [MD잠실]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실책-실책-실책'
롯데 자이언츠는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정규시즌 개막전 원정 맞대결에서 2-12로 무릎을 꿇었다.
이날 오후 12시 16분 '엘롯라시코' 라이벌 맞대결이 열리는 2만 3750장의 티켓이 모두 팔려나갔다. 지난해 프로 스포츠 사상 최초로 1000만 관중 관중을 돌파했던 뜨거운 열기가 이어진 셈. 1루 쪽에는 LG 팬들이 가득 들어찼고, 3루 쪽에는 롯데 팬들이 운집했다. 그런데 양 팀의 경기력은 극과 극이었다.
롯데는 2024시즌에 앞서 KBO 최초로 8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명장' 김태형 감독에게 지휘봉을 안겼다. 어떻게든 성적을 내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주축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는 등 롯데는 지난해에도 가을 잔치의 초대를 받지 못했고, 2017년 이후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8888577'이라는 비밀번호로 불린 암흑기를 되풀이 하는 순간이었다.
그래도 성과는 분명히 있었다. 윤동희, 고승민, 나승엽, 황성빈까지 '윤고나황'으로 불리는 주축 선수들의 발굴. 이에 김태형 감독과 롯데는 올해 어떻게든 포스트시즌에 진출해야 한다는 목표를 안고 시즌을 시작했는데, 첫 날부터 경기력에는 아쉬움이 짙었다. 롯데는 이번 시범경기에서 2승 2무 4패로 공동 8위에 머물렀는데, 그 배경에는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9개의 실책이 숨어 있었다.
그리고 이 무더기 실책은 정규시즌으로도 이어졌다. 롯데는 1회 경기 시작부터 '좌승사자' 찰리 반즈가 김현수와 오스틴에게 연속 2루타를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주더니, 문보경을 상대로 우익수 방면에 스리런홈런을 허용하며 0-3으로 끌려갔다. 그리고 3회에도 반즈가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면서 롯데는 4점을 더 헌납했고, 사실상 경기 초반부터 승기를 빼앗겼다.
하지만 롯데는 포기하지 않았다. 4회초 공격에서 빅터 레이예스의 2루타와 윤동희, 전준우의 연속 볼넷으로 만들어진 만루 찬스에서 손호영이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간격을 5점차로 좁혔다. 쉽지는 않지만, 충분히 LG의 뒤를 쫓아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는데, 이후 롯데가 스스로 무너져내렸다.
추가 실점 없이 없어야 LG를 쫓아갈 수 있는 상황이었던 4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문보경이 친 평범한 땅볼에 1루수 나승엽이 포구 실책을 범하며 주자를 내보냈다. 문제는 여기서 실책이 그치지 않았다는 점. 포수 유강남의 포일로 주자가 스코어링 포지션에 안착했고, 두 개의 실책은 곧바로 실점으로 연결됐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5회말 1사 1, 2루의 위기에서는 롯데의 바뀐 투수 송재영이 김현수를 상대로 2루수 방면에 땅볼을 유도했다. 김현수의 경우 주력이 뛰어나진 않은 선수로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유력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또다시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번엔 고승민이 평범한 땅볼을 잡아낸 뒤 유격수 박승욱에게 공을 건네는 과정에서 악송구를 범한 것이다.
이 또한 당연히 실점으로 연결됐다. 고승민의 송구가 유격수 박승욱의 키를 넘겨 빠지게 됐고, 이때 LG의 2루 주자였던 구본혁이 홈을 향해 내달리며 어느새 간격은 2-9까지 벌어졌다. 이후 롯데는 완전히 추격의 의지가 꺾였고, 8회말 수비에서 3점을 추가로 헌납하며 2-12로 완패했다.
정규시즌 개막 첫 경기로 모든 것을 평가할 순 없지만, 이날 롯데의 경기력은 분명 아쉬움이 컸다. 야구는 공격과 수비, 주루 플레이의 3박자가 매우 중요한데, 롯데는 정규시즌 첫 경기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받아 온 수비에서 전혀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롯데가 개막전에서 완벽하게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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