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이어 구글로부터도 '역대급 러브콜'…보안 스타트업으로 떼돈 번 이 남자의 정체

송혜리 기자 2025. 3. 2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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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46조원 인수' 제안받은 위즈…클라우드 보안 서비스로 시장 돌풍
라파포트 CEO를 비롯해 공동 창업자 4명 모두 이스라엘 정예 정보부대 출신
이전 창업한 아달롬도 MS에 매각…포브스 추정 라파포트 순자산 1.7조


위즈 공동창업자 아사프 라파포트(사진=아사프 라파포트 인스타그램)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구글이 사이버 보안 스타트업 위즈를 무려 320억달러(약 46조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의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다.

구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 사례다. 모토로라를 사들였을 때 금액(125억 달러)보다 두배 이상 비싼 금액이다. 구글은 지난해에도 이 회사에 러브콜을 보냈다. 당시 230억 달러를 제안했지만 위즈가 이를 거절하면서 M&A가 불발했다. 구글이 그로부터 8개월 만에 40%의 프리미엄을 얹혀 다시 제안한 셈이다.

구글이 못 사 안달이 난 이 기업은 과연 어떤 회사일까.

이스라엘 최정예 사이버 정보부대 출신들이 공동 창업한 위즈…라파포트 CEO 자산가치 1.7조 추정

위즈는 클라우드 보안 스타트업이다. 클라우드 환경에서 발생 가능한 보안 취약점을 찾아내 빠르게 위협 요인을 제거해주는 게 이 회사의 핵심기술이다. 뉴욕에도 본사를 두고 있지만, 아사프 라파포트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이스라엘 정예 사이버 정보부대 출신들이 2020년 공동 창업한 회사다.

아사프 라파포트는 이스라엘 8200 부대 장교 출신이다. 8200 부대는 군사 정보를 수집하고 사이버 작전을 수행하는 이스라엘 최정예 사이버 정보부대다. 컴퓨터 코딩과 해킹기술이 뛰어난 인재 위주로 요원을 선발한다.

그래서인지 실리콘밸리나 이스라엘에서 사이버 보안 스타트업 창업자 중 8200 부대 출신들이 의외로 제법 많다.

세계적인 네트워크 보안 회사인 체크포인트와 팔로알토 네트웍스을 창업한 길 슈웨드와 니르 주크도 이 부대 출신이다. 이외 임페르바(웹 방화벽), 아르거스(자동차 보안), 오디오코드(통신 소프트웨어), 라드웨어(클라우드보안), 사이버리즌(통신보안) 등의 창업자들도 8200 부대를 거쳤다.

이 중에서도 위즈 라파포트 CEO는 성공한 신세대 창업가로 꼽힌다. 그는 위즈 CEO를 맡기 이전에도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보안 스타트업 아달롬을 창업해 2015년 마이크로소프트(MS)에 3억2000만달러(약 5000억원)에 팔았다. 벌써 두번째 초대박 '엑시트'를 이룬 셈이다.

포브스는 라파포트의 순자산 규모를 12억달러(약 1조7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매직같다" 구글이 반한 ‘위즈’의 핵심 기술력은

구글 vs 아마존 vs MS 치열한 3파전 속 경쟁 우위

[서울=뉴시스] 구글은 18일(현지 시간) 공식 블로그를 통해 위즈 인수 계약 체결을 밝혔다. 미 경쟁 당국 반독점 심사 통과 시 인수 절차가 완료되며 구글 클라우드에 합류할 예정이다. (사진=구글 블로그) *재판매 및 DB 금지
아달롬 매각 이후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이스라엘 연구개발(R&D) 총괄 매니저로 일했다. 그러면서 같은 회사 클라우드 보안 부문 수석 아키텍트로 일하던 아미 루트왁과 만나 또다시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이들은 기존 보안 제품이 복잡하고 느리며, 클라우드 환경의 빠른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생한 위즈는 클라우드 환경에서 보안을 단순화하고, 위협을 신속하게 탐지·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위즈는 회사 설립 후 클라우드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 보호 플랫폼(CNAPP)을 내놨다. 클라우드 인프라 전반을 스캔해 보안 위협을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자동 대응하는 기술 플랫폼이다. CNAPP 시장에서 팔로알토 네트웍스 다음으로 잘 팔리는 서비스가 됐다. 포춘 100대 기업의 40%가 이 회사 제품을 쓴다.

위협을 탐지하는 역량과 함께 쉽게 관리하고 쓰기 편하다는 점도 시장에서 위즈가 먹힌 이유다. 기존 보안 솔루션들이 여러 도구를 결합해 복잡한 환경을 구성해야 했던 것과 달리, 위즈는 단일 플랫폼으로 클라우드 보안을 한층 더 직관적이고 효율적으로 구현했다.

가령, 클라우드 안에서 모든 자산(서버, 데이터, 네트워크 등)을 지도처럼 시각화준다. 마치 엑스레이를 찍는 것처럼, 클라우드 속 보안 문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무엇보다 별도의 에이전트(프로그램) 설치 없이도 보안 위협을 감지할 수 있다. 기존 보안 시스템은 각 서버마다 에이전트를 설치해야 했는데, 이 과정이 번거롭고 느렸다. 위즈는 이런 에이전트 설치 없이도 클라우드를 스캔할 수 있으며,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을 활용해 보안 위협을 스스로 찾아내고 해결 방법을 제시하도록 했다.

이에 더해 위즈는 기업들이 많이 찾는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등 다양한 클라우드 환경을 하나로 통합 관리하도록 구현,복잡한 환경에서도 일관된 보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위즈는 설립 1년 만에 시리즈 B투자 라운드에서 1억3000만달러(약 1900억원)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를 18억달러(약 2조6000억원)로 끌어올렸다. 이는 창립 후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스타트업)이 된 사례 중 하나로 기록됐다. 지난해 말 위즈의 기업가치는 무려 약 160억원 달러(약 23조4000억원)에 평가받기도 했다.


이번 인수는 구글이 클라우드 시장 경쟁력을 대폭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구글은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와 클라우드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구글이 위즈의 보안 기술을 자사 클라우드 플랫폼(GCP)에 얹힐 경우 클라우드 플랫폼 경쟁력은 물론 멀티 클라우드 환경에서도 유리한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

구글 순다르 피차이 CEO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하는 조직과 정부기관이 더욱 강력한 보안초치와 폭넓은 클라우드 서비스 선택권을 찾고 있다"며 "이번 인수로 클라우드 보안 성능을 크게 높일 수 있고 멀티 클라우드 환경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글은 미국 정부의 규제 승인을 거쳐 내년까지 위즈를 구글 클라우드에 통합하는 작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위즈는 구글 클라우드에 합류한 이후에도 AWS, 애저 등 기존 고객사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는 계속 유지하며, 멀티클라우드 환경에서의 보안 역량을 더욱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의 인수로 위즈의 보안 기술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AI와 클라우드가 중심이 되는 미래 보안 시장에서 구글이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ew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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