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5당, 최상목 대행 탄핵소추안 발의

오현석.조수빈 2025. 3. 22. 01:5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 5당이 21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지난해 12월 27일 한덕수 국무총리의 직무를 중단시킨 지 84일 만에 제출된, 윤석열 정부 들어 30번째 탄핵안이다. 여권은 “최 대행 개인에 대한 겁박을 넘어, 나라 전체를 결딴내겠다는 의도”(권성동 원내대표)라고 반발했다.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의원 188명이 이름을 올린 탄핵안은 ▶12·3 비상계엄 묵인·방조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와 마용주 대법관 후보자 미(未)임명 ▶내란 상설특검 후보자 미추천 등을 사유로 들었다. 김용민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헌법재판소가 ‘마은혁 재판관을 임명하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고 전원 일치로 판결했음에도 3주째 따르지 않고 있다”며 “헌재에 대한 능멸 행위를 바로잡기 위해 탄핵안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최 대행 탄핵안을 제출하기 어려울 거란 관측이 많았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탄핵 절차를 개시하겠다”고 선언했지만, 헌재가 곧바로 한덕수 총리 탄핵심판 선고일을 24일로 공지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실익이 없으니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수도권 의원)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19일 밤 2시간 넘게 진행된 의원총회에서도 탄핵 반대 의견이 우세했다고 한다. ‘탄핵 역풍’을 우려하는 측에선 형사 고발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둘 다 택했다(탄핵안 발의, 형사 고발). 탄핵 명분은 ‘헌법 수호’였다. 이재명 대표는 21일 서울 광화문 앞 윤석열 대통령 파면 촉구 농성장에서 “법원 판결을 무시하는 이런 황당한 사람을 처음 봤다”며 “명색이 대통령 권한대행인데 헌법상 의무를 대놓고 무시하니 과연 공직자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헌정 질서를 통째로 파괴하겠다고 작심한 것 같다”고도 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헌재가 ‘선입선출’(先入先出·사건 접수 순서대로 결정)을 깨면서 예측 가능성이 사라진 만큼 유불리를 떠나 원칙대로 대응하는 게 맞다”고 했다.


10년전 ‘국정농단 사건’ 이유로…민주당, 최상목 탄핵 이어 고발
민주당은 이날 최 대행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도 고발했다. 10년 전 ‘최순실 게이트’ 관련 뇌물 혐의다. 박균택 법률위원장은 “최 대행은 2015년 박근혜 정부 청와대 금융정책비서관으로 재직하면서 미르재단 설립을 목적으로 16개 그룹으로부터 총 486억원의 출연금 공여를 받아냈다”고 주장했다.

지도부의 ‘강수’를 두고 당내에선 “쓸데없이 분란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왔다. 탄핵안은 제출된 후 처음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 보고되고 72시간 내 표결해야 하는데 현재 잡혀있는 본회의는 27일이어서다. 한 총리 선고(24일)와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2심 선고(26일) 이후라, 정치적으로 유동성이 높은 때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페이스북에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시기 경제 사령탑의 탄핵 추진이 가져올 후과를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썼다. 앞서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도 20일 “민주당에 유리할 것도 없다”며 “(최 대행이 탄핵되면) 이주호 교육부총리가 권한대행을 맡는데 지금 경제가 심각하다. 그 분은 경제 전문가가 아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에선 권성동 원내대표가 “전과 4범 이 대표가 국정을 파괴하는 테러리즘의 길로 완전히 접어들었다”고 비판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도 “경제부총리 탄핵은 경제를 포기한 것과 같다”며 “이제 누가 진짜 ‘내란 세력’인지 묻는 국민의 질문에 민주당이 답할 때”라고 했다. 주진우 법률위원장은 “마 후보자를 임명하도록 협박·강요함으로써 탄핵 재판의 결과를 조작하려는 시도”라며 이 대표 등을 강요죄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 탄핵 때 찬성표를 던졌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경제 불안정성은 안중에도 없나. 누가 불안해하는 이 대표에게 심리상담 좀 해달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재명 대표는 이날 대장동 민간업자 배임 등에 대한 재판에 증인으로 소환됐으나 불출석했다. 재판부는 이 대표가 다음 기일에도 불출석하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현석·조수빈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SUN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