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나토에서 발 빼겠다는 미군, 우리도 플랜B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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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군의 6개 지역별 전투사령부를 4개로 통합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미국의 일방적인 나토 탈퇴 상황에 대비해 유럽에선 안보 자강론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이 유럽에 투입된 무력을 줄이려는 건 결국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것인 만큼 주한미군의 역할은 더 커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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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군의 6개 지역별 전투사령부를 4개로 통합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유럽사령부와 아프리카사령부를 하나로 통합하고, 북미 지역 담당 북부사령부와 중남미를 맡는 남부사령부도 단일 사령부로 묶는 계획이다. 이 경우 지난 75년간 미군 유럽사령관이 겸임해온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최고사령관 자리도 다른 회원국에 넘어갈 공산이 크다. 미국이 유럽에서 사실상 발을 빼는 상징적 조치란 분석이 나온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어져온 글로벌 안보 지형이 송두리째 흔들릴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구조조정에 나선 건 연간 8,000억 달러(약 1,117조 원)에 달하는 미군 예산을 감축하기 위해서다. 그는 미국이 나토에서 나머지 회원국들의 지출을 다 합친 것보다 많은 군사비를 부담하는 건 부당하다며 유럽 안보는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미국의 일방적인 나토 탈퇴 상황에 대비해 유럽에선 안보 자강론이 높아지고 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은 미국 역할을 대체하기 위한 구상까지 검토하기 시작했다.
전 세계 미군의 재배치와 구조조정은 한반도 안보에도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이 유럽에 투입된 무력을 줄이려는 건 결국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것인 만큼 주한미군의 역할은 더 커질 수도 있다. 그러나 미국은 지난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규탄하는 유엔 결의안에서 러시아와 북한 편에 서며 우리 기대와는 정반대로 움직였다. 주한미군을 대폭 줄이거나 철수시키겠다고 겁박하고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일본도 주일미군 확장 계획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맹이나 집단방위조약보다 미국의 이익이 우선인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어떻게 나올지 예단하는 건 금물이다. 물 샐 틈 없는 한미 동맹 강화가 최선이나 안보 지각 변동 속에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둔 플랜B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유럽처럼 우리도 자강에 힘쓸 수밖에 없다. 국가 안보를 언제까지 타국에 의존할 수도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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