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주는 장수 국가도 속절없네…일본인 사망 원인 1위는 ‘치매’

日 게이오대-美 워싱턴대 연구
1990년·2005년 1위는 뇌졸중
의료기술 발달로 평균 수명 85.2세

도쿄 시내 한 요양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일본 노인들. [도쿄 이승훈 특파원]

일본인의 과거 30년간의 건강 상태를 분석한 결과 최근 사망 원인 1위로 ‘치매’가 꼽혔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 게이오대와 미국 워싱턴대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2015~2021년에 가장 많은 사망 원인은 치매였다고 보도했다. 이 연구는 세계인의 건강 상태를 평가하는 국제 프로젝트인 ‘세계의 질병 부담 연구(GBD)’의 하나로 실시됐다.

1990년의 경우 일본인 사망 원인 1위는 뇌졸중이었다. 2005년 연구에서도 같은 결과가 이어졌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2위로 내려왔다.

2021년 일본인의 치매에 의한 사망자수는 10만명당 135명으로 이탈리아의 108명, 미국의 60명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많았다. 치매는 1990년의 연구 때만 해도 6위였지만, 2005년 4위로 올라선 뒤 이번에 1위에 오르게 됐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사망 신고를 보면 폐렴이나 노화에 의한 사망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히는데, 치매는 이러한 질병의 원인이 된다고 분석한다. 치매 환자는 먹은 것을 삼키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운동 능력도 떨어지면서 사망에 이르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일본인의 평균수명은 남녀 합쳐 2021년 시점에 85.2세로 집계됐다. 1990년 연구 때보다 5.8세가 늘어난 것이다. 의료기술 발달로 뇌졸중과 허혈 심장질환, 암 등으로 인한 사망률 감소가 수명 연장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혼자서 생활할 수 있는 기간을 의미하는 건강수명도 69.5에서 73.8세로 늘었다. 다만 평균 수명과의 차이는 기존 9.9년에서 11.3년으로 확대됐다. 이는 건강을 해치고 나서 사망할 때까지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2050년에 치매 고령 환자가 586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혼자 사는 노인도 늘고 있어 이들이 치매로 연결되는 경향도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