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10년 가정폭력', 비극이 됐다... 80대 아버지가 목졸라 살해

김수연 2025. 3. 21.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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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폭력에 시달리다 아들을 목 졸라 살해한 80대 아버지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50대 아들, 술 마시면 부모에게 폭언 일삼아... 추석날에 결국 20일 뉴스1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권성수)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80)에게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9월17일 자택에서 아들 B씨(53)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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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가정 폭력에 시달리다 아들을 목 졸라 살해한 80대 아버지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50대 아들, 술 마시면 부모에게 폭언 일삼아... 추석날에 결국

20일 뉴스1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권성수)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80)에게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9월17일 자택에서 아들 B씨(53)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2015년부터 B씨와 갈등을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술을 마시면 자신의 부모인 A씨 부부를 향해 소리를 지르고 욕설을 일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사건 당일인 지난해 9월17일 일주일 정도 술을 마시며 A씨와 갈등을 겪었고, B씨의 신고로 경찰이 집을 방문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씨에게 알코올 의존 증세 치료를 권유했지만 B씨는 계속해서 술을 마셨다. 그러다 자신의 방에서 술에 취한 채 A씨를 향해 소리를 지르고 욕설을 했고, A씨와 언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착용 중이던 허리띠를 풀어 손에 들고 "내가 너 죽인다"고 위협했다. B씨도 이에 지지 않고 "그래 죽여라, 네가 나 못 죽이면 내가 너 죽인다"고 맞섰다. 이에 화가난 A씨는 허리띠를 이용해 B씨의 목을 졸랐다. 이후 B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이틀 뒤 목조임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숨졌다.

재판부 "처벌 불가피" 징역 3년6개월 선고

재판부는 "피고인은 허리띠로 피해자의 목을 눌러 피해자가 더 이상 몸을 움직이지 않게 된 이후에도 멈추지 않고 피해자를 살해하겠다는 분명한 의도로 계속하여 피해자의 목을 눌렀던 것으로 보인다"며 "행위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B씨가 오랫동안 가족들에게 "폭언하거나 물건을 던지는 등 가정폭력을 저질러왔다"는 점을 언급하며 "사건이 발생한 당일은 추석이었는데, 피해자의 가정폭력으로 가족들이 다 같이 모이지 못했다"고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태어났을 때 가장 기뻐했을 사람 중 한 명이고, 수많은 걱정과 눈물로 피해자를 기르고 보살피며 피해자의 행복을 바랐을 것"이라며 "그러한 피고인은 현재 자신이 직접 아들의 생명을 해하였다는 점에 대해 누구보다 깊은 슬픔과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유족들도 모두 B씨의 죽음을 슬퍼하면서도 A씨의 심정을 헤아려 용서했으며, 고령인 A씨가 하루빨리 가족들 곁으로 돌아와 가족들을 위로해 줄 수 있기를 바라며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탄원하고 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아들 #아버지 #가정폭력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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