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서면 하체 근력 강화…낙상 위험 높은 고령층 위한 스마트 의료기기 '봇물'

문세영 기자 2025. 3. 21.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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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KIMES 2025)
20일 KIMES 행사장에서 한 관람객이 하스피의 스마트 근력운동 시스템 '이짐'을 이용해 운동을 하고 있다. 문세영 기자.

‘으쌰’ 힘을 내지르는 소리가 들리는 곳을 보니 의료기기 전시장 한복판에 헬스장이 펼쳐졌다. 피트니스 시설에서 볼 법한 상·하체 운동 기구에서 관람객들이 운동을 했다. 사실 이곳에 놓인 기구들은 운동기구가 아닌 의료기기다. 

“헬스장에서 운동하면 어느 정도의 중량으로 운동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데 이 기기는 제 능력에 맞는 강도를 알아서 조절해준다고 하니까 다치지 않으면서 근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20일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KIMES 2025)에서 한 방문객은 스마트 근력운동 시스템인 하스피의 ‘이짐’을 사용해본 뒤 이처럼 얘기했다. 이짐은 근력 운동을 돕는 기기로 고령층에게 도움이 된다. 

하스피 관계자는 “어르신들은 부하가 얼마나 걸리는 운동을 해야 할지 잘 몰라 부상을 입는 경우가 있다”며 “이짐은 어르신이 낼 수 있는 최대 힘을 측정한 다음 개인에게 맞는 운동 강도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하스피는 올라서 있기만 하면 하체 근력이 강화되는 진동운동 치료기도 전시했다. 올라서면 근육이 자동으로 수축·이완돼 근육이 강화된다. 낮은 헤르츠(Hz)의 진동에서는 근육이 활성화되고 높은 헤르츠에서는 근력이 강화돼 근감소증을 개선하거나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이용해 낙상 환자의 재활을 돕는 인파이니의 'INFYNI-L'. 문세영 기자.

올해 KIMES 행사장에서는 낙상 발생 위험이 높은 고령층을 위한 제품들이 눈에 띄었다. 나이가 들면 근육이 감소하면서 넘어지거나 떨어져 다치는 낙상 위험이 높아진다. 

인파이니는 인공지능(AI) 기반으로 낙상 환자 등의 하지 재활을 돕는 재활 로봇 'INFYNI-L’을 선보였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이용해 환자 데이터를 시각화한 뒤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도록 돕는 로봇이다.  

디지털 트윈 기술은 현실에 존재하는 객체를 디스플레이로 복제한 뒤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다양한 결과를 예측하는 기술이다. 인파이니는 하지 재활이 필요한 환자의 움직임을 디스플레이로 옮긴 뒤 분석을 진행해 개인에게 맞는 치료가 이뤄지도록 돕는다.  

엔젤로보틱스는 노인에게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신경퇴행성 질환인 파킨슨병의 운동 증상을 돕는 재활 장비를 선보였다. 재활 초기 단계부터 사용하는 기존 솔루션인 ‘엔젤렉스 M20’과 함께 이날 출시된 재활 마무리 단계 재활 솔루션인 ‘엔젤슈트 H10’를 전시했다. 엔젤슈트 H10은 걸을 때 힘이 부족한 환자를 위해 고관절(엉덩관절)을 보조해주는 로봇이다. 근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저항 운동도 돕는다. 

에이트스튜디오는 보행 분석 소프트웨어인 ‘메디스텝’을 선보였다. 환자가 보행하는 모습을 촬영하면 AI가 환자 상태를 자동으로 분석한다. 촬영부터 분석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3분이다. 

에이트스튜디오 관계자는 “노인 인구가 늘면서 근감소증 환자와 파킨슨병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조기 진단을 통해 재빨리 치료와 재활로 연결되도록 하는 일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장비는 1억5000만원 이상으로 굉장히 비싸고 UX/UI(사용자 경험/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복잡하며 검사에 20분 이상이 소요된다”며 “보행이 힘든 분께 20분 이상 걸으라고 요구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빠르게 보행 문제를 분석하고 결과를 제시하는 의료기기를 개발했다”고 덧붙였다. 

나이가 들면 뼈의 밀도가 낮아져 구멍이 생기는 골다공증이 발생할 수 있다. 프로메디우스는 골다공증을 진단하는 소프트웨어를 소개했다. 골다공증 환자는 가벼운 낙상에도 뼈가 부러지는 골절이 발생할 수 있어 예방 및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프로메디우스의 골다공증 진단 보조 AI 소프트웨어인 ‘PROS CXR: OSTEO’는 흉부 엑스레이를 기반으로 골다공증 위험도를 파악한다. 건강한 사람과 골다공증 환자의 엑스레이 사진 5만6000건을 학습한 소프트웨어가 사람 눈으로 판별하기 힘든 차이를 살펴 골다공증 여부를 선별한다. 

노인이 쓰러질 가능성 또는 쓰러진 순간을 신속하게 감지할 수 있는 모니터링 솔루션도 전시됐다. 이노메스의 스마트 헬스워치는 혈중 산소를 측정할 수 있는 적색광 및 적외선 센서가 장착돼 있고 체온, 수면, 혈압, 혈당 등을 모니터링하는 기능이 내장돼 있다. 30분마다 심박수 데이터도 수집한다.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의 위험 발생 가능성을 보호자가 예측할 수 있도록 도와 사전 대응이 가능하도록 하는 의료기기다. 

낙상을 감지하는 모니터링 솔루션인 클레버러스의 ‘BE:CLEVER’와 ‘BE:SAFE’. 문세영 기자.

클레버러스는 병원 모니터링 솔루션인 ‘BE:CLEVER’와 가정용 돌봄 솔루션인 ‘BE:SAFE’를 소개했다. 어안렌즈 카메라가 낙상을 감지하면 의료인 또는 보호자에게 긴급알람이 전송돼 신속한 초동대처가 이뤄지도록 돕는 의료기기다. 

클레버러스 관계자는 “4인실이나 6인실 병실에서는 한 명이 쓰러졌을 때 다른 입원 환자들이 의료진에게 낙상 여부를 알려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묻는 분들이 있다”며 “노인 환자 분들이 향정신성 약물 등을 투여받은 경우 주변을 인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시스템적으로 모니터링을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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