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하며 웃는 박은빈…알싸한 맛의 '하이퍼나이프' [드라마 쪼개보기]
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배우 박은빈에 대한 이미지는 '정직', '바른 생활', '모범생' 같은 것들이다. 맑고 뽀얀 얼굴로 어린 시절 데뷔해 왕후나 왕비 아역으로 자주 얼굴을 비췄던 그는, 그 단아한 자태로 모두의 미소를 유발하곤 했다. 더 커서는 연기와 공부 모두 놓치지 않으며 명문대 심리학과에 들어가고, 그 흔한 구설이나 스캔들도 일으키지 않았다.
박은빈이 그간 맡은 캐릭터들은 장르와 성격의 진폭이 넓었으나, 그렇다고 기존의 바른 이미지를 깨거나 벗어날 정도는 아니었다. 자폐 스펙트럼을 연기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나, 사극에서 남장 여자를 한 '연모', 트라우마를 지닌 음란 마귀 능청꾼 대학생 '청춘시대' 등 박은빈은 향도 맛도 다 제각각인 작품에서 언제나 제 몫을 해내는 재능 많고 역량을 잘 갖춘 배우였고 그렇게 대중에게 인식됐다. 그럼에도 박은빈에겐 좀처럼 털어지지 않는 일련의 바른 생활 이미지가 늘 자리했다. 덕분에 그를 향한 신뢰와 미더움이 가득했지만, 반대로 모험과 자극은 크게 없는 배우였다.
그런 상황에서 지난 19일 공개된 디즈니+ '하이퍼나이프' 속 박은빈의 모습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챕터를 맞이하는 순간이었다. 신뢰와 미더움에 모험과 자극까지 더한 것이다. 기존 이미지를 전복하며 충격을 안기는 서프라이즈 캐스팅 효과가 제대로 발휘된, 자극과 쾌감을 선사한다.
'하이퍼나이프'는 과거 촉망받는 천재 의사였던 세옥(박은빈)이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스승 덕희(설경구)와 재회하며 펼치는 치열한 대립을 그린 메디컬 스릴러다. 박은빈이 연기한 세옥은 타고난 천재성을 가진 외과 의사지만, 현재는 불법 수술장을 전전하며 살아가는 인물이다. 그는 한때 뇌를 연구하고 수술하는 것을 삶의 목적으로 삼았지만, 담당 교수였던 덕희와의 불화로 인해 의사로서 길이 끊기고 만다.
세옥이 덕희와 충돌하게 된 계기는 세옥의 유학길이 막히면서였다. 덕희는 세옥이 가장 따르고 존경했던 인물이었지만, 그가 다른 학생을 시드니로 보내자 분노하고, 급기야 덕희를 향해 두 눈을 시퍼렇게 뜬 채 막말을 퍼붓는다. 그 후로 1년 동안 수술에 참여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세옥은 결국 덕희가 부재한 틈을 타 몰래 수술방에 들어간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알게 된 덕희는 그를 수술실에서 쫓아내고, 결국 세옥은 극도의 분노에 휩싸여 덕희의 목에 줄을 감아 조른다.
그 사건 이후, 세옥은 더 이상 정식 의사로 활동할 수 없었고, 그는 자신의 천재성을 살릴 수 있는 불법 수술장으로 내몰린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나, 세옥 앞에 다시 나타난 덕희는 충격적인 제안을 한다. 그는 자신의 뇌 수술을 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세옥은 과거의 상처와 분노 때문에 덕희를 마주하는 것조차 견디기 어려웠지만, 결국 그는 덕희를 돕게 되는 상황에 놓인다.
그리고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세옥이라는 인물의 본성이다. 그는 단순한 천재 외과의가 아니다. 그는 뇌와 수술을 너무도 사랑한 나머지 그것을 방해하는 존재라면 살인도 서슴지 않는 광기를 지닌 인물이다. 말하자면, 세옥은 사이코패스다.
드라마 1, 2회에서 세옥은 두 번의 살인을 저지른다. 하지만 그 방식이 기이하다. 그는 웃는 얼굴로, 쾌활한 목소리로, 흥겨운 몸짓으로 살인을 저지른다. 이 과정에서 박은빈의 연기는 섬뜩할 정도로 탁월하다. 시청자들은 익숙한 박은빈의 얼굴 속에서 전에 없던 광기와 어둠을 목격하게 된다. 그리고 드라마의 마지막 순간, 두 번째 살인을 저지르고 시체를 암매장하는 세옥의 모습을 덕희가 목격하게 된다. 긴장감이 극에 달하는 순간이며, 이 장면은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강렬한 몰입을 유도한다.
사이코패스가 된 박은빈이 '하이퍼나이프'로 보여주는 연기는 그야말로 전율을 일으킨다. 기존의 단아하고 정직한 이미지를 철저히 부수면서, 그 변신이 너무도 신선해 매 장면마다 놀라게 한다. 이전까지 박은빈을 신뢰와 미더움의 아이콘으로 여겼던 시청자들은 이제 그의 또 다른 얼굴을 마주하게 됐다. 박은빈이 가진 역량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 그리고 그가 앞으로 보여줄 또 다른 변신이 무엇일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하이퍼나이프'가 마지막 회차를 공개하는 순간까지 박은빈을 놀란 토끼 눈으로 지켜보게 될 것이다. 그의 한 걸음 한 걸음이 앞으로 얼마나 더 파격적이고 강렬할지, 그 끝을 예측할 수 없는 기대감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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