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범 아들, 엄마는 죄책감 가져야 하나'… 무대 돌아온 김선영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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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살 아들은 등교를 거부하며 떼를 쓴다.
1995년 연극 '연극이 끝난 후에'로 데뷔한 김선영은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영화 '세자매'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으로 각종 시상식을 휩쓰는 등 드라마와 영화에서 활발히 활동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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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15년 만의 남산 국립극장 복귀작
4월 2~19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서 공연
아홉 살 아들은 등교를 거부하며 떼를 쓴다. 열일곱 살 형이 하룻밤에 세 여자를 강간한 혐의로 기소돼 온갖 미디어가 집 주변을 에워싸고 있어서다. 아들의 끔찍한 범죄로 신문 1면에 사진이 실린 엄마는 일상을 지키려 애쓴다. 하지만 당혹감과 책임감, 분노 등 한꺼번에 밀려드는 복합적 감정은 숨길 수가 없다.
국립극단이 4월 2~19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선보이는 '그의 어머니(Mother of Him)'는 궁지에 몰린 '싱글맘' 브렌다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재단법인화와 함께 서울 남산을 떠났던 국립극단이 15년 만에 국립극장 복귀를 알리는 첫 작품이다.
도덕적 지탄과 모성애 사이에서 갈피를 잡기 어려운 주인공의 감정은 30년 연기 경력의 베테랑 배우에게도 어려운 숙제다. 브렌다 역은 7년 만에 연극에 출연하는 배우 김선영(48)이 맡았다. 19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국립극단 연습실에서 만난 김선영은 "그제 다섯 줄의 대사를 고민하다 오전 8시에 잠들었을 정도로 아직도 정답을 모르겠다"며 "언뜻 비호감처럼 보이는 캐릭터에 관객이 공감하게 하려니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요즘은 브렌다를 괴롭히는 죄책감을 이해하려 노력 중이라고 했다.
"누가 브렌다에게 돌을 던질 수 있나"
1995년 연극 '연극이 끝난 후에'로 데뷔한 김선영은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영화 '세자매'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으로 각종 시상식을 휩쓰는 등 드라마와 영화에서 활발히 활동해 왔다. 김선영은 "2, 3년 전부터 연기 공부를 깊이 해야 한다는 마음이 절실했다"며 "드라마와 영화에 꾸준히 출연하다 보니 이러다 배우로서 바닥나겠다는 마음이 들어 단단히 준비해야 하는 연극을 하고 싶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극단 나베를 직접 10년간 이끌어 올 정도로 연극에 대한 애정이 깊은 그는 "지난해 7월 국립극단의 출연 제안을 받고 '무조건 하겠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출연을 결정한 또 다른 이유는 연출을 맡은 류주연 연출가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극단 산수유 대표인 류 연출가와는 1999년 한국문화예술진흥원 공연예술아카데미 동기로 만나 2007년 연극 '경남 창녕군 길곡면'을 함께했다. 2017년 '경남 창녕군 길곡면' 10주년 공연은 드라마와 영화 출연으로 바빴던 김선영의 7년 만의 무대 연기로 화제를 모았다. 류 연출가는 "김선영은 공연예술아카데미 시절에 단역을 맡았을 때도 가장 눈에 띄었을 정도로 이성과 감성을 균형 있게 겸비한 타고난 배우"라며 "오랜만에 호흡을 맞추면서 능력이 되는데 노력까지 하는 '노력형 배우'임을 처음 깨달았다"고 칭찬했다.
'그의 어머니'는 캐나다 태생의 영국 극작가 에반 플레이시의 장편 희곡 데뷔작으로 2010년 런던에서 초연됐다. 중대 범죄에 연루된 자녀를 둔 부모의 심리 묘사가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최근 화제가 된 연극 '붉은 낙엽', 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등과 궤를 같이한다. 류 연출가는 가해자 자녀를 둔 부모의 이야기가 늘어난 데 대해 "고통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의 지평이 넓어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이 연극은 가해자 부모의 고통에만 집중하기보다 누가 이 여인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지 질문을 던지고, 각자가 가진 이기적 측면을 드러내는 등 다층적 스펙트럼을 지닌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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