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털어 창업했는데…"최저임금도 못 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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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근로자로 일하다가 자영업으로 전환한 50세 이상 사업주의 절반 가량은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소득을 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조기 퇴직자들이 노동시장의 불안정성, 임금근로 일자리 부족 등으로 생계형 창업을 하지 않도록 고령자의 재취업 지원을 더 확대해야 할 것"이라며 "생계를 위해 자영업을 하지만 월 최저임금도 벌지 못하는 자영업자의 경제적 성과를 높일 수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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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김현경 기자]
임금근로자로 일하다가 자영업으로 전환한 50세 이상 사업주의 절반 가량은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소득을 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고용정보원의 '고령자의 자영업 이동과 저임금 노동' 보고서는 한국복지패널 제1차(2006년)∼18차(2022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밝혔다.
1∼17차 조사에서 1년 이상 임금근로자였던 사람 가운데 2022년 18차 종사자에서 자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추려봤더니 이중 50세 이상이 58.8%(269명)였다.
월급을 받다 퇴직한 고령자에게 자영업이 일자리 대안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50세 이상 중에는 유통서비스업과 소비자서비스업의 '생계형 자영업자'가 53.8%로 절반이 넘었다.
일자리를 떠난 고령자들이 재취업은 어려우니 당장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손쉽게 창업할 수 있는, 그러나 부가가치 및 수익성이 낮은 생계형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것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아울러 고용원이 없는 '나홀로 사장님'이 83.4%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는 전체 자영업자 가운데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비율인 75.6%보다 더 높은 것이다.
경제적 성과를 보면 창업 전 임금 근로 기간이 1∼3년인 고령 자영업자의 평균 월 소득이 338만7천원으로 가장 많았고, 16∼17년이 333만7천원으로 뒤따랐다.
10∼12년이 188만6천원으로 가장 낮았고 7∼9년도 202만9천원에 불과했다.
분석 대상이 50세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자영업에 진입한 지 오래된(임금근로기간이 짧은) 고령자와 자영업에 진입 직전까지 임금근로자로 오래 일한 고령자의 사업소득이 다소 높은 것이다.
그러나 최근까지 임금근로자로 일한 후 창업했다고 해도 순소득이 333만7천원에 불과해 최근 3개월간 정규직 근로자 평균 임금인 379만6천원보다 낮았다.
이 같은 결과는 자영업이 임금 근로를 대신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로 보기 어렵고, 임금 근로 경력이 자영업의 경제적 성과에 도움이 된다 보기도 어렵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또 고령 자영업자의 평균 48.8%는 월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소득을 벌고 있었다.
현재 운영하는 자영업과 동일 산업에 종사한 경험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창업한 고령자 순소득은 144만3천원이었고, 저임금 근로율도 82.9%로 높았다.
아울러 생계형 자영업자의 순소득은 225만2천원이고, 비생계형 자영업자는 343만2천원으로 120만원가량 차이가 났다.
고용원이 없는 나홀로 자영업자의 사업 순소득은 227만6천원으로,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소득(541만9천원)의 절반 이하였다.
사업소득이 낮으니 종사자를 고용할 수 없고, 혼자 사업하다 보니 영업이익을 내기 어려워 고정지출비를 뺀 순소득이 낮다는 것이다.
연령별로 보면 50대의 소득은 380만2천원인데 반해 60세 이상은 143만1천원으로 더 낮았고, 저임금 근로 비율은 75.8%에 이르렀다.
특히 60대 영세자영업 비율은 61.1%이고, 70세 이상은 89.7%로 급증해 60∼70대 자영업자는 소득이 최저임금에도 훨씬 못 미치는 사실상 '극빈계층'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조기 퇴직자들이 노동시장의 불안정성, 임금근로 일자리 부족 등으로 생계형 창업을 하지 않도록 고령자의 재취업 지원을 더 확대해야 할 것"이라며 "생계를 위해 자영업을 하지만 월 최저임금도 벌지 못하는 자영업자의 경제적 성과를 높일 수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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