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홈플 사태’ MBK 검사… 불공정거래 조사도

신무경 기자 2025. 3. 20.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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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19일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와 관련해 대주주 MBK파트너스에 대한 검사에 착수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홈플러스 사태로 제기된 여러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핵심 당사자인 MBK에 대해 검사, 불공정 거래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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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신용하락 인지 시점 등
부정거래-불완전 판매 의혹 점검
국내 사모펀드 특정사건 첫 조사
檢, 한국앤컴퍼니 관련 압수수색
홈플러스의 단기채권에 자금을 넣었다가 피해를 본 이들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MBK파트너스 앞에서 ‘홈플러스 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전단채)’ 원금 반환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스1
금융감독원이 19일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와 관련해 대주주 MBK파트너스에 대한 검사에 착수했다. 국내 사모펀드(PEF)가 특정 사건으로 금감원 검사를 받는 것은 처음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홈플러스 사태로 제기된 여러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핵심 당사자인 MBK에 대해 검사, 불공정 거래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검사 범위는 최근 문제가 제기된 △MBK의 홈플러스 신용등급 하락 인지 시점 △홈플러스 회생 신청 계획 시기 △전자단기사채(ABSTB) 발행 판매 과정에서 부정 거래 의혹 △상환전환우선주(RCPS) 상환권 양도 과정에서 국민연금 등 투자자(LP) 이익 침해 여부 등이다.

이 원장은 “수십조, 수백조 원 단위로 운영하는 선수들의 리그에 가급적 금융 당국이 끼지(개입하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로 사모펀드 제도가 설계돼 있어 검사권 행사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검사권을 행사하는 이상 제한을 두지 않고 보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특정 사안과 관련해 사모펀드를 전격 검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홈플러스 사태가 특정 기업의 구조조정 이슈를 넘어 부정 거래, 불완전 판매 의혹 등 사모펀드 업계의 부실 경영과 불법 의혹으로 확대된 점이 첫 검사 대상 배경이 됐다는 설명이다.

금감원은 이번 사태를 태영건설 워크아웃,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 같은 중대 사안으로 보고, 자본시장·회계 부원장 산하의 별도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금감원의 총역량을 가동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원장은 “홈플러스 회생절차 진행 경과와 민원 동향 등을 고려해 불완전 판매 여부에 대한 (검사) 시기와 강도 등도 조절할 예정”이라며 회생법원이 카드 대금 채권을 기초로 발행된 ABSTB를 상거래채권으로 분류할지, 채무자 구제 신청을 할지 여부 등을 지켜보며 조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상거래채권은 금융채권과 달리 우선 변제를 받을 수 있다.

회생법원에서 ABSTB가 상거래채권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투자자들은 원금의 10∼15% 수준밖에 구제받을 수 없게 되는데, 이 같은 손실이 발생할 경우 MBK 등에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는 MBK 측의 대응에 대한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김병주 MBK 회장이 어제(18일) 정무위에 불출석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생각한다”며 “MBK 측에서 진정성이 있다면 그 선의를 신뢰할 수 있도록 검사 및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도 MBK에 칼끝을 겨누기 시작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는 이날 서울 중구의 한 법무법인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올 1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행위 금지 위반 혐의 등으로 MBK SS 소속 직원 A 씨를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A 씨는 한국앤컴퍼니 주식 공개매수 업무 수행 과정에서 알게 된 정보를 지인들에게 전달해 수억 원의 이득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는데,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 자문을 맡았던 법무법인 소속 직원들도 부당 이익을 얻은 혐의를 받고 있다. MBK 관계자는 “해당 의혹과 관련해 회사나 직원은 조사를 받지도 않았고, 직원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하거나 지인에게 전달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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