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AI 컴퓨팅 수요, 예상치의 100배” 거품론 선긋기
엔비디아 4년치 로드맵 공개
황 CEO는 18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개발자 콘퍼런스(GTC 2025)’ 기조연설에서 차세대 AI 칩 로드맵을 발표했다. 현재 주력 AI 칩인 블랙웰(B200)의 개량형 ‘블랙웰 울트라’(B300)는 올해 하반기에, 블랙웰 울트라보다 컴퓨터 작업 처리 성능이 3.3배 빠른 차세대 칩 ‘루빈’은 내년 하반기에 출시한다. 루빈의 개량형인 ‘루빈 울트라’는 2027년 하반기 공개 예정이다.
특히, 블랙웰 울트라에는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3E 12단 제품 8개를 탑재해(총 288GB), 블랙웰보다 HBM 용량을 50% 늘렸다. 차세대 AI 칩인 루빈과 루빈 울트라에는 HBM4(6세대)와 HBM4E(7세대)가 탑재될 예정이다. 황 CEO는 “AI 공장(데이터센터) 기준으로 블랙웰의 성능은 호퍼(H100) 대비 68배, 루빈은 900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8년엔 차차세대 AI칩 파인만도 내놓는다. 저명한 이론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의 이름을 땄다.
이날 황 CEO는 중국 ‘딥시크’발 고비용 AI칩 무용론을 잠재우려는 듯 “올해 AI에 필요한 컴퓨팅 연산량은 작년 이맘때 예측했던 것의 100배는 더 많다”고 수요 증가를 강조했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오라클 등 4대 클라우드 기업이 이전 세대인 호퍼 칩을 지난해 130만개 구매했고, 올해에는 블랙웰 360만개를 구매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해 말 출시한 블랙웰이 “완전히 가동되고 있다”며 설계 결함에 따른 생산 차질 우려에 선을 그었다.
AI칩 시장 확장에 대한 야심도 드러냈다. 이날 황 CEO는 개인용 AI 수퍼컴퓨터 ‘DGX 스파크’와 ‘DGX 스테이션’을 공개했다. 기존에 데이터센터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던 성능을 개인용 PC나 노트북에서도 쓸 수 있게 하겠단 것이다.
황 CEO는 또 자율주행 분야를 주목할만한 AI 시장으로 꼽았다. 젠슨 황은 “이제 ‘물리적 AI’의 시대가 도래했다. 제너럴모터스(GM)와 협력해 AI 시스템 구축 등 기술 혁신을 이루겠다”며 GM과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메리 바라 GM CEO도 “엔비디아의 AI는 GM의 자동차 제조 공정을 최적화하고 자동차 제조업의 새로운 혁신을 끌어낼 것”이라고 했다. 양사는 ▶엔비디아의 디지털트윈 플랫폼 ‘옴니버스’를 활용해 가상 세계 내 AI 시뮬레이팅을 통해 자동차 생산 공정을 효율화하고 ▶자동차·부품 운송, 정밀용접 등에 AI 로봇을 도입하며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플랫폼인 ‘드라이브 AGX’ 시스템 적용 방안 등을 추진한다. GM의 자동차 생산 계획 수립부터 양산·운송, 커넥티드카 구현에 이르는 전 과정에 엔비디아의 AI 기술이 접목되는 것이다.
황 CEO의 장밋빛 청사진에도 시장 반응은 미약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주식 시장에서 젠슨 황의 ‘미다스의 손’ 영향력이 약화하고 있다”며 “그동안 고객 및 파트너 기업의 이름을 언급하면 해당 주가가 급등했지만, 이날 기조연설에서는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우림·김효성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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