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의대생·전공의 오만하다" 일침에 악플테러‥의대교수의 걱정은?

2025. 3. 19.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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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외전]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방송 : MBC 뉴스외전 (월~금 오후 01:50) ■ 진행 : 이언주 기자 ■ 대담 : 하은진 서울대병원 중환자의학과 교수

◎ 진행자 > 이달 말까지 의대생들의 복귀를 조건으로 내년도 의대 정원을 늘리지 않기로 했지만 의대생들은 여전히 요지부동입니다. 서울대 의대 병원 교수 4명이 이런 집단행동을 비판하는 입장문을 냈죠. 이 중 한 분이십니다. 서울대 의대 하은진 교수님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 하은진 > 안녕하십니까.

◎ 진행자 > 입장문 제목이요. ‘복귀한 이들은 더 이상 동료가 아니라는 분들께’입니다. 누구를 향해서 하시는 말씀이십니까?

◎ 하은진 > 전공의나 의대생 전부를 향해서 얘기한다고 오인하시는 것 같은데요. 전혀 그렇지 않고요. 강성의 목소리로 본인들과 다른 생각을 이야기하는 이들을 존중하지 않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전체주의적 행태를 보이는 사람들에게 그렇지 않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서 입장문을 내게 됐습니다.

◎ 진행자 > 지금 네 분 모두 대학에서 강의도 하시고 병원에도 계시잖아요. 그럼 제자들하고 계속 마주하셔야는데 입장문 내기가 쉽지 않으셨을 것 같다 이런 마음이 들기도 하거든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입장문을 내시기로 하신 계기 있으실까요?

◎ 하은진 > 지난주에 있었던 여러 가지, 말 그대로입니다. 복귀한 이들에게 더 이상 동료가 아니라고 얘기했던 그 사건이나 블랙리스트 등이 계기가 됐고요. 제자를 애정하고 믿고 있는 마음이 있는데요. 그래서 저희 제자들은 그것에 동조하는 이들이 아니고 그 목소리에 숨어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들이 용기 내서 목소리 낼 수 있도록 우리가 얘기를 해줘야 되지 않나라는 생각을 했고, 설마 그런 강성의 목소리에 동조하고 있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얘기를 했습니다.

◎ 진행자 > 오히려 제자들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목소리를 못 내고 있는 제자들을 위해서 입장문을 내기로 하셨다, 이렇게 이해하면 될까요?

◎ 하은진 > 맞습니다.

◎ 진행자 > 그 입장문 내용에 보니까요. ‘환자와 국민의 불편과 공포를 무기로 우리의 요구를 관철시키려고 하고 있지는 않나’ 이런 부분이 담겼어요. 의료계 행동에 대해서 지적을 하신 거다 이렇게 이해해도 될까요?

◎ 하은진 > 맞습니다. 저는 정부에 대한 분노에 가려서 나는 잘못해도 된다, 우리는 잘못해도 된다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나. 진영 논리에 빠진 자기 합리화를 일삼는 집단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나 저희가 지금 하고 있는 행동은 저희 직업의 근본인 환자와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이기 때문에 이렇게 계속 가는 것은 집단에게도 결국은 파국을 불러일으킬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 진행자 > 교수님 말씀을 들어보니까 진짜 피해자는 전공의와 의대생이 아니라 지난 1년 동안 외면당하고 치료받지 못한 환자와 가족들이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병원에 계시니까요. 지금 병원 상황은 어떻습니까?

◎ 하은진 > 아주 패닉이던 상태에서는 사실 조금 벗어나서 어느 정도 적응 하고는 있습니다. 물론 예전과 같은 정도는 아니라서 실제로 암 수술 지연이나 일부 질환들의 예방적 치료가 잘 안 되는 문제들이 있기 때문에 이 후과는 2, 3년 뒤에 나타날 것이라서 앞으로도 계속 주목해서 봐야 될 부분 더 악화되지 않게 주의를 해야 되겠지만 실질적으로는 그래도 처음보다는 많이 적응해 있다. 저희가 최선을 다해서 병원에 있는 돌아온 전공의 전임의들 교수들 그리고 간호사님들을 비롯한 보건의료직들이 한 팀으로 노력하고 있는데 염려되는 거는 번아웃이 오고 있는 것 같아요. 이들이 이탈하는 것을 막아야 될 텐데 그걸 막기 위해서 어떤 행동들을 해야 될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고 사회적 지원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진행자 >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이 상황이 1년이 넘어가고 있잖아요. 거기에 계신 분들이 마음만 갖고 되는 거는 아니잖아요. 상황이 계속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보이는데요.

◎ 하은진 > 그래서 뭔가 좀 더 획기적인 방법이 필요한데, 그걸 정부나 대부분의 사회에서는 전공의들이 복귀하면 무조건 해결될 거라고 믿으시는 것 같아요. 근데 지금 상황이 아무것도 나아진 게 없는데 전공의들이 사실 복귀 마음을 먹기가 어렵잖아요. 그렇다면 돌아왔을 때 조금 더 나은 상황이 될 수 있도록 뭔가를 해야 되는데 전문의 충원이 정말 쉽지가 않거든요. 그러면 있는 전문의들의 배치를 효율적으로 각 병원마다 분산돼 있는 전문의들을 한 곳에 질병별로 모은다든지 이런 방식으로 정부 재원을 획기적으로 투입 해서라도 대처가 필요하지 않을까, 특히 지역은 더 어렵거든요. 그래서 그런 생각들은 하고 있습니다. 물론 쉽지 않지만요.

◎ 진행자 > 쉽지 않은 과제인 것 같습니다. 근데 의대생들이 복귀한다는 걸 전제로 해서 정부에서 내년도 의대 정원을 동결하겠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의대생들이 왜 꼼짝도 안 합니까?

◎ 하은진 > 그 전제가 붙어서 그런 것 같아요. 결국은 분명히 정부가 잘못했다고 다들 생각하는 거예요. 그런데 그거에 자꾸 전제를 붙이니까 협박한다고 느껴지는 모양인데, 사실은 어쨌든 정부가 한 발 물러선 거는 맞거든요. 그러면 의대생들은 본인들이 용기 있게 나가서 정부의 무분별한 정책 행동을 사회에 알렸기 때문에 이미 그걸로 어느 정도 승리했다고 봐도 된다는 생각인데요. 사실 돌아오고 싶지만 명분이 충분치 않다. 게다가 정부가 자꾸 저런 조건을 내걸고 협박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부분들이 있는 것 같고 또 저희가 되게 폐쇄적인 집단이다 보니까 그 집단 안에 큰 목소리들이 움직임을 제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여집니다.

◎ 진행자 > 교수님 말씀대로 정부가 일단 한 발 물러선 거는 맞는 상황이잖아요. 그러면 이번에는 의대생 쪽에서 다가가야 되는데 풀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까?

◎ 하은진 > 저희도 그래서 사실 그런 의미로 조금 더 대승적으로 보자. 우리는 정부가 밉긴 하지만 우리나라 우리 사회 공동체 안에 속한 사람들이고 그러면 이 공동체가 공통으로 지금 느끼고 있는 고통을 외면하면 안 되는 집단인 건데 다른 관점으로 우리 합리화만 하지 말고 객관적인 관점으로 한번 바라보자는 문제 제기를 한 겁니다. 이 입장문을 통해서요.

◎ 진행자 > 이걸 한번 뚫어보자.

◎ 하은진 > 네.

◎ 진행자 > 그런 상황이셨던 거네요. 오늘 의대 총장들이 긴급 회의했는데 결과를 보니까 집단 휴학 허용하지 않겠다 복학하지 않으면 제적·유급시키겠다 이렇게 방침을 정했습니다. 실제로 이렇게 갈 거다, 이렇게 보십니까? 이번에는.

◎ 하은진 > 저는 반복적인 예외가 가능할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총장님들 입장에서는 아마 다른 단과 대학들의 반발을 무시할 수 없을 겁니다. 여기서 예외가 계속되면 다른 단과대학들의 학생들에 대해서도 예외가 필요할 수 있죠. 반복되는 예외는 결국은 돌아옵니다. 그것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사실을 알려주고 싶기는 합니다.

◎ 진행자 > 대학에 의과대학만 있는 건 아닌데 왜 의과대학만 예외를 주냐라는 그런 목소리도 있을 수 있고 반복적으로 예외를 주다 보면 이번에도 또 그렇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 이런 부분까지 말씀을 하시는 것 같네요.

◎ 하은진 > 네, 그리고 실제로 전자는 기사화된 것들이 있습니다. 그런 움직임이 있습니다.

◎ 진행자 > 전자라고 말씀을 하시는 타 단과 대학을 말씀을 하시는 거군요.

◎ 하은진 > 네.

◎ 진행자 > 서울대 의대 홈페이지에 보니까 복학 호소글이 올라와 있어요. 내용이 ‘나중에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이나 바람으로 시간을 보내지 말자’ 이렇게 써 있는데 어떤 뜻으로 썼는지 확실히는 모르겠습니다만 정부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 이렇게도 읽히거든요. 어떠세요?

◎ 하은진 > 자꾸 말 바꾸니깐요. 정부도 사실은 처음부터 제대로 정책을 마련해서 집행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거고 그 뒤에도 제대로 된 합의 과정을 거친다든지 하는 것들이 필요했는데 합의는 잘 안 될 것 같으니까 원리 원칙을 본인들 스스로 계속 무너뜨린 면이 있잖아요. 그러려면 정부가 자존심을 세울 게 아니라 국민을 상대로 자존심 세울 건 아니잖아요. 잘못한 건 인정하고 그 잘못이 반복되지 않도록 투명하고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하면 되는 건데 그걸 왜 그렇게 못하는지 답답할 따름입니다.

◎ 진행자 > 교수님 말씀하신 대로 2천 명 증원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했어요. 그리고 그 피해는 환자들하고 국민들이 다 봤다고 해야 될 것 같고요. 또 말씀하신 것처럼 대학하고 학생들이 싸우고 있는데 정부는 뭐냐 이런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거든요. 정부가 먼저 나서서 뭔가를 해야 되는 거 아니냐라고 지적할 수밖에 없는데요.

◎ 하은진 > 지금 정부는 탄핵 정국이다 보니까는 움직일 여지가 부족한 건 같은데 그런데 무책임하죠. 대학은 지금 우리나라 대학들이 대부분의 운영 재정이 정부에 매달려 있을 거예요. 정부 눈치를 안 볼 수 없거든요. 정부는 그걸 이용해서 뒤에 숨어 있다고 생각하긴 합니다. 정의롭지 않죠.

◎ 진행자 > 환자단체들이요. 교수님 네 분이 낸 입장문을 보고 희망을 봤다. 환영하는 입장을 냈는데 악플도 많이 달린 것 같거든요.

◎ 하은진 > 그럼요.

◎ 진행자 > 어떠세요? 심경이.

◎ 하은진 > 저는 본인의 이름을 내걸지 않고 합리적인 비판이 아닌 비난만 일삼는 사이버불링 키보드워리어에 상처받지는 않습니다. 다만 염려되는 건 그들이 대부분 의대생 아니면 전공의들인 것 같은데 이 사회에서 의사를 할 사람들인데 이게 맞나, 의사를 하는 게 아니더라도 이 사회의 공동체의 구성원인데 어떤 사람에 대해서 다른 의견이 있다고 이런 식으로 공격하는 것이 올바른가, 용인돼도 되나 범죄거든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진행자 > 앞서서 말씀을 하실 때 사랑하는 제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길을 터주고 싶다라는 심경을 말씀하셨는데 그런 뜻을 전해오는 제자, 지금 있으십니까? 어떠세요.

◎ 하은진 > 있습니다. 실제로 저는 돌아와서 일하고 있는 친구들이 있기 때문에 그 친구들이 자랑스럽고 잘하고 있는 일이라고 꼭 얘기해 주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많이 비난받았거든요. 위축될 필요 없습니다. 본인의 뜻에 따라서 열심히 일하면서 정부에 대해서 비판하면 됩니다.

◎ 진행자 > 어제 국회에서 보니까 의사 정원을 정부 직속 보건의료인력수급 추계위원회에서 심사하는 법안이 상임위를 통과를 했더라고요. 의료계 추천 위원을 과반으로 한다라고 하는데도 의협이 반발합니다. 이유가 뭘까요?

◎ 하은진 > 독립성이 결여돼서 그럴 것 같은데요. 그리고 최종 의결권이 어쨌든 정부가 가지고 있는 게 불안한 것 같은데 근데 저는 사실 추계위가 만들어진 건 진짜 바람직한 것 같아요. 어떤 정책을 하기 전에 그걸 과학적으로 추계하고 시뮬레이션 하는 거는 반드시 필요하죠. 왜냐하면 정책에는 비용이 들고 그게 실패했을 때 여파가 크니깐요. 그런데 추계위를 하기 전에 저희가 사실은 더 필요한 게 있습니다. 보건의료 발전계획입니다. 앞으로 10년 동안 우리 대한민국 미래의 의료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 되는가 그게 정해져야 그 모양에 따라서 필요한 의사 수가 달라지는 거거든요. 그게 없으면 추계위는 사실 유명무실합니다.

◎ 진행자 > 이게 만들어진 건 다행이지만 그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또 걱정이 많은 게 의대생들 많이 늘려놨는데 교육은 제대로 되는 건가, 이런 의문도 들거든요. 그 부분은 어떻습니까?

◎ 하은진 > 사실은 이전과 같이 완벽하게 할 수 있다고 얘기하는 건 거짓말일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어쨌든 정부가 촉발한 문제이긴 하나 스스로 선택해서 1년을 휴학한 것도 맞고 그러니 약간의 어려움과 손해는 있을 수밖에 없다는 부분입니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어른으로서 교수로서 정말로 미안하게 생각하고 그렇지만 그 혼란을 최소화하는 안을 정부한테만 가지고 오라고 하면 안 됩니다. 왜냐하면 정부가 의대 교육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데 무슨 수로 의대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짜겠어요. 결국은 같이 짜야 되는 거고 저희가 생각할 때는 한 학년은 조금 예과 2년을 1.5년 정도로 줄이고 한 학기 정도씩 텀을 두고 입학을 하고 이런 식으로 하든지, 너무 과밀하게 되어 있는 작은 대학의 의대생들 같은 경우 실습을 대형 병원이 여러 개 브랜치를 갖고 있는 병원들이 있거든요. 그런 곳에서 뭔가 실습을 한다든지 다양한 안은 내볼 수 있다고 생각을 해요. 무조건 반대하고 안만 갖고 오라고 하니까 그 안들에 대한 논의 자체가 안 되잖아요. 이대로 그냥 넘어가면 올해도 또 교육이 엉망이 되고 그럼 내년에는 2배가 아니라 3배를 가르쳐야 되는데 그 사회적 혼란은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 그게 무조건 정부가 해결을 해야만 된다고 얘기할 건가, 지금 정부는 그럴 능력이 없는데요. 그러면 의료계라도 그럴 능력을 보여줄 수 있잖아요. 능력이 있잖아요. 그렇습니다. 죄송합니다. 근데 또 그렇게 못하고 있어서.

◎ 진행자 > 교수님 말씀을 들어보니까 너무 진정성이 느껴져서요. 이 입장문을 통해서 이 문제가 꼭 해결됐으면 좋겠다 이 생각을 갖게 됩니다.

◎ 하은진 > 부탁드립니다.

◎ 진행자 >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교수님 감사합니다.

◎ 하은진 > 감사합니다.

기사 본문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할 경우, [MBC 뉴스외전]과의 인터뷰라고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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