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튼은 왜 콜마를 압박하나…본심은 '자사주 매입'
[한국경제TV 이지효 기자]
<앵커>
달튼인베스트먼트가 경영권 참여를 공식화하면서 콜마홀딩스가 연일 상승세입니다.
갑작스러운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의 개입이 앞으로 회사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관심입니다.
산업부 이지효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 기자, 달튼 국내에서는 생소한데 어떤 곳이죠?
<기자>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행동주의 펀드는 국내의 경우 KCGI가 있겠고.
해외로 보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반대한 엘리엇매니지먼트 등이 있을 텐데요.
국내 투자은행(IB) 업계를 취재해 보니 자세히 알려진 바가 없었습니다.
우선 1999년 설립된 미국 로스앤젤레스 기반의 행동주의 펀드입니다.
미국계인데도 불구하고 아시아나 신흥 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특징적입니다.
콜마홀딩스의 경영권 참여를 공식화했지만,
근본적으로 경영권 참여보다는 주주환원이나 기업가치 제고 등에 더 관심을 두는 곳이었습니다.
<앵커>
콜마홀딩스에는 이례적으로 경영에 참여할 의사를 밝혔다는 건데요.
아시아에 투자해 왔다고 해도 갑자기 관심을 가지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달튼이 콜마홀딩스에 투자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분을 매입해 온 것은 지난해 초부터로 알려지고 있고요.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지난해 10월입니다.
지분율이 5%를 넘어가면 주요 주주에 올라 공시 의무가 생기기 때문인데요.
이때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로 밝혔는데요.
지난 14일 지분율을 5.69%로 확대하면서 '경영권 영향'으로 보유 목적을 변경했습니다.
경영권 영향은 회사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것으로 향후 경영권 확보에 나설 수 있다는 신호로도 볼 수 있죠.
콜마홀딩스의 주주총회가 오는 31일에 예정돼 있는데요.
임성윤 달튼 공동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추천하는 내용의 서신을 보내 의안에 올린 상황입니다.
기타비상무이사는 상근하지 않지만, 이사진 멤버로서 회사의 의사 결정을 감독하는 역할을 합니다.
<앵커>
아직까지는 잠잠한데 앞으로 달튼은 어떤 요구를 할 것 같습니까.
<기자>
지금까지 달튼이 어떤 투자를 해왔는지를 보면 짐작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로 일본에서 많이 활동해 온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가장 최근 사례가 에자키 글리코에 했던 주주제안이었습니다.
일단 에자키 글리코는 일본 오사카에 본사를 두고 있는 대형 제과 업체입니다.
우리로 따지면 롯데의 빼빼로 같은 '포키'라는 스틱 과자가 대표 제품이죠. 이 회사가 만든 도톤보리에 있는 간판도 한 번쯤 보셨을 겁니다.
달튼이 에자키 글리코에 요구한 것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자본 비용과 주가를 고려한 경영을 할 것을 정관에 명시하고,
발행 주식의 10%에 해당하는 270억엔 규모의 자사주 매입, 양도제한부주식(RSU) 확대 등입니다.
RSU는 경영진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할 목적으로 자사 주식을 교부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에자키 글리코는 전부 반대 입장을 표명했는데요.
달튼은 보유한 현금이 많기 때문에 자사주를 매입하라고 했지만,
성장을 위한 투자가 우선돼야 한다, 자사주 매입 규모도 과도하다고 주장했고요.
주가 상승에 대한 경영진의 동기 부여를 위해 RSU를 확대하자는 제안에도,
현재 수준이 적절하다고 봤습니다. 정관을 강제하는 것도 옳지 않다고 했고요.
지금까지도 달튼은 주주제안과 압박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향후 콜마홀딩스에도 비슷한 요구를 할 것으로 점쳐집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콜마홀딩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632억1,636만원에 달합니다.
<앵커>
현재로서는 주주환원책으로 자사주 매입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네요.
<기자>
네, 자사주 매입은 대표적인 주주환원책입니다.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의 수를 줄여서 주가를 부양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현실적으로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입니다.
콜마홀딩스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48% 이상이기 때문에
달튼이 단독으로 경영권을 흔드는 것 자체가 어려워서입니다.
이번에 보유 목적을 경영권 확보로 변경한 것도 압박 차원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달튼은 지난달 달튼코리아를 세우고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했는데요.
첫번째 투자 기업이 콜마홀딩스인데요. 앞으로 한국에 대한 투자가 본격화할 전망입니다.
최근 사례만 말씀 드렸지만 달튼 투자의 공통점은 현금 흐름이 양호하지만 저평가 된 기업이었는데요.
콜마홀딩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7배입니다. PBR이 1배 이하이면 저평가 됐다고 해석하죠.
일본의 경우는 에자키 글리코를 비롯해 라면 업체 토요 수산 카이샤 등 소비재 기업 투자가 많았습니다.
한국도 규모에 관계 없이 잠재적으로 이런 곳이 타깃이 될 소지가 높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이지효 기자 jhle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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