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NOW] 또 만화야구야? 오타니 완벽한 기승전결, 2타수 무안타→첫 안타 동점 기회→2루타로 쐐기

신원철 기자 2025. 3. 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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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일본 도쿄 돔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개막전 시카고 컵스와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오타니는 2루타 1개를 포함해 5타수 2안타 2득점 활약으로 4-1 승리를 이끌었다. 팀이 올린 4점 중 2점을 책임진, 1번 타자로 만점 활약이었다. 9회 2루타를 치고 세리머니하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 ⓒ연합뉴스/REUTERS

[스포티비뉴스=도쿄(일본), 신원철 기자]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만화 같은 야구는 2025년에도 계속된다. 18일 도쿄에서 열린 개막전은 경기 자체로 하나의 완결성을 갖는 에피소드 같았다. 오타니는 누구보다 큰 환호를 받으며 등장했지만(발단) 오타니가 침묵하자 다저스도 열세에 몰렸다(위기). 오타니의 안타는 전부 득점 기회로 이어졌고(절정), 결국 다저스는 개막전 승리를 챙겼다(결말).

다저스는 18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도쿄 시리즈 개막전에서 시카고 컵스에 4-1 역전승을 거뒀다. MVP 트리오 가운데 오타니만 남은 반쪽 라인업이었지만 상대 실책으로 얻은 기회를 살리면서 경기를 뒤집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야마모토가 5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도쿄돔에서 2025 시즌 개막전을 맞이했다. 모두가 예상했듯 오타니를 향한 환호가 가장 컸다. 오타니는 경기에서도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 연합뉴스/AP

시작부터 화려했다. 오타니는 다저스 1번타자로 데이브 로버츠 감독 뒤에 소개됐다. 예상했던 대로 그 누구보다 큰 함성이 오타니를 향했다. 오타니는 미소를 지으며 2023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이후 2년 만에 돌아온 도쿄돔에서 팬들에게 인사했다.

하지만 경기가 잘 풀린 것은 아니었다. 이날 컵스 선발투수는 지난해 정규시즌 오타니를 5타수 무안타로 봉쇄한 이마나가 쇼타. 오타니는 첫 두 타석에서 출루하지 못했다. 1회에는 볼카운트 1-1에서 이마나가의 시속 93.1마일(약 149.8㎞) 패스트볼이 가운데 몰렸는데도 제대로 받아치지 못했다. 타구 속도 76마일(약 122.3㎞) 1루수 땅볼이 됐다.

3회에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이마나가의 높게 들어온 스위퍼를 잘 받아쳤다. 타구 속도 시속 96.6마일(155.4㎞) 하드히트였지만 2루수 버티가 살짝 뛰어올라 직선타로 처리했다.

이날 다저스는 2회 이른 시점에 컵스에 점수를 내주고 끌려가는 경기를 했다. 무키 베츠는 독감에 따른 탈수 증세가 심각해 이미 미국으로 돌아간 상황, 경기 직전에는 프레디 프리먼이 왼쪽 갈비뼈 불편감을 호소해 라인업에서 빠졌다. 다저스 타선을 이끄는 MVP 트리오 가운데 오직 오타니만 남은 상황에서 끌려가는 경기를 하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 오타니 쇼헤이. ⓒ 연합뉴스/AP

그러나 오타니는 이마나가가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 존재감을 보이기 시작했다. 5회 1사 1루에서 우전안타를 날려 1루에 있던 파헤스를 3루까지 보내 동점 기회를 만들었다. 토미 에드먼의 좌전 적시타로 1-1 동점이 됐다. 오타니는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타석에서 나온 상대 실책에 홈을 밟았다. 이어 윌 스미스까지 적시타를 날려 점수가 3-1로 벌어졌다.

오타니는 네 번째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뒤 9회 또 한번 결정적인 활약을 했다. 이닝 선두타자로 나와 2루타를 치면서 스스로 득점권 주자가 됐고, 1사 3루에서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적시타 때 득점했다.

'천적' 이마나가를 극복하지는 못했지만 경기 흐름상 꼭 출루가 필요한 상황에서 결과를 냈다. 도쿄 시리즈에서 타석에 집중하기 위해 투구 훈련을 잠시 중단한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날 오타니가 기록한 안타는 2개 모두 시속 107마일을 넘는 빠른 타구 속도를 기록했다. 5회 단타가 107.4마일, 9회 2루타가 107.8마일로 나타났다.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빠른 타구 5개 가운데 2개가 오타니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100마일 넘는 인플레이 타구 2개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오타니 뿐이다.

다저스는 오타니의 타석 활약과 함께,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5이닝 무실점에 이어 불펜투수 4명에게 각각 1이닝을 맡기는 매끄러운 경기 운영으로 3점 차 승리를 거뒀다.

▲ LA 다저스의 동점 득점. 오타니 쇼헤이가 기회를 만들고, 토미 에드먼이 해결했다. ⓒ 연합뉴스/AP

경기 후 오타니는 '폭스스포츠' 해롤드 레이놀즈 해설위원과 그라운드 인터뷰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오타니는 "조금 긴장했다. 평소 타석에서 긴장하지 않는 편인데 오랜만에 그랬다"며 "일본 특유의 분위기라고 할까, 이렇게 많은 관중이 찾아오신 것도 그렇고 어떻게든 안타를 쳐야할 것 같은 분위기가 조금 있었다. 그래도 안타를 쳐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레이놀즈 해설위원은 오타니 타석이 오면 관중들이 유독 조용히 집중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날 도쿄돔 관중 수는 총 4만 2365명. 하지만 오타니 타석에서는 대부분의 관중들이 핸드폰을 꺼내 그의 타석을 담았다. 오타니는 여기서도 솔직한 답변을 했다.

그는 "그게 조금 신경 쓰이기는 한다. 타석에 집중하려고 하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하고, 내가 하는 일에…힘들지만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오타니의 만화 야구 두 번째 페이지는 19일 도쿄돔에서 이어진다. 한국에서는 SPOTV 프라임과 SPOTV NOW에서 볼 수 있다.

▲ 18일 도쿄 시리즈 개막전을 마친 뒤 인터뷰하는 오타니 쇼헤이. ⓒ 도쿄 시리즈 주최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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