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컬링 대표팀, 세계선수권 5연승... '난적' 스위스 만난다

박장식 2025. 3. 18.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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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경기도청 '5G', 중국과 튀르키예 연달아 눌러... "의식하지 않고 잘 하겠다"

[박장식 기자]

 17일 의정부실내빙상장에서 열린 2025 LGT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 한중전에서 승리를 차지한 여자 컬링 대표팀 선수들이 관중의 환호에 화답하고 있다.
ⓒ 박장식
여자 컬링 대표팀 경기도청 '5G'의 기세가 무섭다. 홈 응원을 등에 업은 선수들이 중국과 튀르키예까지 차례로 꺾으며 세계선수권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김은지·김민지·김수지·설예은·설예지로 구성된 여자 컬링 대표팀은 17일 의정부실내빙상장에서 열린 2025 LGT 세계 여자컬링선수권대회 3일 차 경기에 출전해 중국을 연장전 끝에 9대 6으로 꺾었다. 대표팀은 이어진 튀르키예와의 경기에서도 아홉 엔드 만에 악수를 받으며 5연승에 올랐다.

5전 전승으로 초반 분위기를 살린 대표팀에게 과제와도 같은 경기도 다가와 있다. 오랫동안 세계선수권 무패행진을 이어왔던 스위스 '팀 실바나 티린초니'와의 경기가 18일 예정되어 있기 때문. 선수들은 "상대가 누구이든 간에 우리는 우리 플레이를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매서워진 중국... 막판 빅 엔드에 '또' 연장전

왕루이·한위·동쯔치·장지아이·수팅위로 구성된 중국은 2주 전부터 한국에 입국해 투어 대회에 출전하는 등 현지 적응에 나섰는데, 이번 세계선수권에서는 일본의 '팀 요시무라'를 꺾는 등 기량이 오른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선수들은 이미 아시안 게임에서 두 번 맞붙어 두 번 승리한 적 있는 기억이 있는 데다,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까지 품었기에 더욱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펼쳐진 한중전은 초반 한국에 유리하게 흘러갔다.

1엔드와 2엔드를 블랭크 엔드로 보내며 후공권을 세 엔드 연속으로 쥐고 나섰던 대한민국은 3엔드 두 점을 득점하는 데 성공하며 초반 기세를 잡았다. 하지만 중국도 이 이상의 다량 득점을 허용하지 않았고, 대한민국도 상대의 다량 득점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한 점씩을 주고받는 경기 양상이 펼쳐졌다.

특히 중국의 샷을 어렵게 하는 활약을 펼쳤던 대한민국은 전반전을 3대 1로 마친 뒤, 8엔드에도 하우스 안 테이크아웃이 불가능한 위치에 1·2·3번 스톤을 차례로 배치하는 등 상대를 괴롭혔다. 8엔드 종료 이후 스코어는 4대 3.

그런 가운데 대한민국은 9엔드 승기를 잡는 듯했다. 상대의 스톤을 약간 탭한 뒤 한국의 스톤이 1번과 2번에 남는 데 성공하면서 두 점을 추가로 득점했다. 점수 차이 역시 석 점 차이로 벌어졌다.

하지만 10엔드 중국이 경기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왕루이가 비교적 어렵게 배치된 대한민국의 1번, 2번 스톤을 모두 쳐내는 더블 테이크아웃에 성공한 것. 특히 왕루이가 던진 스톤이 하우스 안에 살아남으면서 상대가 석 점의 빅 엔드를 만들어냈다. 스코어 6대 6, 경기는 다시 엑스트라 엔드로 이어졌다.

'연장전 전승' 증명한 대한민국... 손쉽게 5연승
 17일 의정부실내빙상장에서 열린 2025 LGT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 한중전에서 좋은 스위핑을 펼친 김수지 선수가 만족한 표정으로 반대편 하우스로 이동하고 있다.
ⓒ 박장식
이번 세계선수권 경기에 출전한 팀들 중 가장 많은 엑스트라 엔드를 치렀던 대한민국이기에, 체력적으로도 부담이 되었을 터. 하지만 일본, 스코틀랜드와의 연장전에서도 이미 승리를 거둔 대한민국은 엑스트라 엔드에서의 승자임을 증명해 냈다.

중국이 하우스 안에 스톤을 복잡하게 배치하는 등 스틸을 따내기 위해 시도했지만, 김민지와 김은지가 중국의 스톤만을 쏙 빼내고 한국의 스톤이 남는 훌륭한 샷에 연거푸 성공하며 1·2번 스톤을 지켜내는 데 성공했다. 대한민국은 상대 스킵 샷에서 실수를 유도하며 마지막 스톤을 투구할 필요 없이 석 점을 따냈다.

최종 스코어 9대 6, 대한민국이 난적으로 다시 만난 중국을 꺾고 4연승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이어진 튀르키예 '팀 일디즈 딜사트'와의 경기에서는 대한민국이 한 수 위 모습을 보여줬다. 세계랭킹이 더욱 높은 강팀에 비교적 막강한 모습을 보여주며, 이른바 '강팀 판독기'라는 별칭을 안고 있는 튀르키예는 비교적 초반이었던 3엔드 한국을 상대로 역전을 성공하는 등 선수들의 묘한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여자 컬링 대표팀은 후반 첫 엔드인 6엔드 석 점의 빅 엔드를 따내는 데 이어, 7엔드에도 스틸을 따내는 등 튀르키예를 압도했다. 튀르키예는 대한민국이 9엔드 두 점의 쐐기점을 기록하자 악수를 청하면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최종 스코어는 9대 4.

"한국 응원, 이렇게 크니 신기해... 큰 힘 되죠"
 17일 의정부실내빙상장에서 열린 2025 LGT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 튀르키예전에서 승리를 거둔 (왼쪽부터)설예은·설예지 선수가 재치있는 포즈를 지어보이고 있다.
ⓒ 박장식
경기가 끝난 후 김수지는 "지난 아시안 게임 때와 달리 우리가 홈이기 때문에 한중전에서의 부담이 우리 쪽으로 오지 않겠나 생각했다"면서, "상대 역시 하얼빈보다는 경기력이 좋을 것이라 예측했고, 실제로 경기력이 더 좋더라"고 복기했다.

이어 "하지만 우리가 억지로 어떤 것을 하지 않고, 우리의 모습대로 천천히 잘 해서 한중전 승리를 거둬 기분 좋다"며 웃었다.

튀르키예전에서 첫 출전에 나선 설예지 역시 "이번 대회에서 내가 처음 뛰는 경기였기 때문에 아이스가 어떤지 잘 몰랐고, 그래서 초반에 헤메는 등 부담도 있었다"라면서도, "팀원들과 같이 잘 맞춰 나갈 수 있던 덕분에 승리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김수지는 "의정부는 우리 '홈'이고, 국제대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것도 너무 오래간만인 데다 신기하다"면서, "사실 우리가 대표팀이 아니었다면 플래카드나, 경기장을 보면서 너무 속상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했다. 그래도 우리가 대표팀으로 이번 경기를 맞이하고 있고, 대회도 순조롭게 치러져서 기쁘다"고 말했다.

설예은은 이어지는 '난적' 스위스와의 경기에 대해 "상대가 누구든 간에 우리는 우리 플레이를 하고 싶고, 긴장이 되거나 하지는 않는다"라며, "우리가 어쨌든 승리를 계속 가져가고 있는 만큼 실질적으로 우리가 더욱 유리하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대한민국은 이번 시즌 그랜드슬램과 투어에서 스위스의 '팀 실바나 티린초니'에 여러 차례 승리를 거두고 있지만, 상대가 세계선수권 등 국가대항전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이는 팀이기에 쉽지만은 않은 경기가 펼쳐질 전망이다. 공동 1위를 지키고 있는 대한민국과 스위스 중 어떤 팀이 1위로 올라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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