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 자식 위해 소고기 5만 원어치 훔친 엄마···잇따르는 생계형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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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와 경기 침체 등 장기적인 불황으로 서민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서 생계형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경남경찰청은 지난달 경미범죄심사위원회에서 심사한 30건을 심사해 모두 감경 처분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은 생계형 범죄 등 죄질이 경미한 범죄자들의 전과 기록을 막기 위해 2018년부터 경미범죄심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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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와 경기 침체 등 장기적인 불황으로 서민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서 생계형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경남경찰청은 지난달 경미범죄심사위원회에서 심사한 30건을 심사해 모두 감경 처분했다고 16일 밝혔다. 이에 따라 형사입건됐던 30명 모두 즉결심판으로 처분이 변경됐다.
생계형 범죄 중 대표적인 유형은 절도다. 지난해 11월 창원시 진해구 한 마트에서 60대 여성이 5만 원 상당의 소고기를 가방에 넣어 훔치다 적발됐다. 이 여성은 암 투병 중인 자녀를 둔 엄마로, 마땅한 직업 없이 생활고를 겪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여성에 대해 동종 전과가 없고 피해를 변제한 점 등을 고려해 즉결심판으로 감경 처분했다.
비슷한 사례도 있었다. 지난 1월 창원시 진해구 한 빌라 복도에서 의류 등이 든 가방 3개를 유모차에 싣고 간 70대 여성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 여성은 가방이 버려진 물건인 줄 알고 고물상에 팔아 생활비를 마련하려 했다고 진술했다. 이 여성 역시 동종 전과가 없고 범행을 반성한 점 등이 참작 감경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 검찰청 범죄통계 분석에 따르면 2023년 발생한 절도 범죄 10만1479건 중 ‘생활비 마련’이 동기로 기록된 건수는 1만3218건으로, ‘우발적’(1만9011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경찰은 실제 생계형 절도 범죄는 신고 건수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범행을 저지른 사람의 사정을 듣고 피해자가 신고하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경찰은 생계형 범죄 등 죄질이 경미한 범죄자들의 전과 기록을 막기 위해 2018년부터 경미범죄심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한순간의 실수로 전과자가 되는 대신 즉결심판이나 훈방 조치를 통해 사회 복귀를 돕는 것이 목적이다.
전문가들은 생계형 범죄를 명칭화해 그에 맞는 예방 활동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최낙범 서원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지난해 한국경찰연구학회가 펴낸 ‘생계형 범죄에 대한 개념적 이해와 치안 정책적 대응 방안 모색’이라는 논문에서 “생계형 범죄라는 개념의 모호성은 피해 금액이 아주 작은 경미한 범죄에 대해서도 경찰이 쉽게 종결하지 못하는 한계가 된다”며 생계형 범죄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문예빈 기자 muu@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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