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스마일가이의 143km는 소중하다…공짜 피출루 거부하는 4선발의 진화, 구속혁명시대에 사는 법[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미국에서 캠프 할 때에도 스피드가 안 올라왔는데…”
KIA 타이거즈 스마일가이 윤영철(21)은 스피드로 먹고 사는 투수가 아니다. 제2의 장원삼이란 얘기를 들을 정도로 피네스피처다. 손끝 감각이 참 좋은 투수다. 단, 현대야구에서 점점 피네스피처가 먹고 살기 힘들어진다. 타격 기술의 진화는 근본적으로 구속혁명을 부채질한다. 130km대 후반, 140km대 초반의 스피드로 꾸준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려면 매우 정교한 커맨드를 꾸준히 보여줘야 한다.
윤영철은 2023년 데뷔 후 구속과 구위를 올리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 2년차이던 2024시즌을 앞두고선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센터를 찾았다. 투구 매커닉을 점검하면서, 글러브를 낀 두 손의 분리 타이밍을 늦추는 변화를 시도했다. 최대한 힘을 모아 던지고자 하는 변화.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이 꾸준히 지적한 그 변화였다.
실제로 지난 시즌 구속이 드라마틱하게 오르지는 않았지만, 구위는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컷패스트볼을 장착해 구종 다변화를 꾀했다. 그리고 3년차를 맞이한 올 시즌. 윤영철은 다시 한번 변화를 시도했다. 적극적 이닝 관리를 받았던 2023시즌, 척추 피로골절로 고생한 2024시즌을 지나 진정한 풀타임 선발 첫 시즌을 맞이해 제대로 준비했다.
2월 23일 히로시마 도요카프전서 2이닝 1탈삼진 무실점했다. 포심 최고 141km까지 나왔다. 그리고 9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서 3이닝 2피안타 1탈삼진 1볼넷 무실점, 1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서 구원 등판해 4이닝 4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했다. 두산을 상대로 최고구속 143km을 찍었다. 또한, 두 경기서 공짜 출루는 딱 한 차례였다.
물론 대부분 130km대 후반, 140km대 초반이었다. 그러나 윤영철은 다시 한번 중심이동 과정에 변화를 줬다. 이범호 감독은 15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영철이가 미국에서 일본으로 넘어갈 때까지도 스피드가 안 나왔다. 그런데 공에 힘은 있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범호 감독은 “투수코치님과 얘기해보니 조금 안으로 꼬아서 던지면서 나름대로 힘을 쓸 수 있게 됐다. 작년엔 피로골절로 허리가 안 좋았다. 지금은 스피드가 생각보다 많이 올라왔다. 공에 힘이 한층 생겼다”라고 했다.
중심이동 과정에서 공에 힘을 실을 수 있게 상체 움직임에 꼬임을 주는 동작을 추가했다는 의미다. 큰 틀에선 글러브에서 두 손이 분리되는 타이밍을 늦추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이번 변화가 궁극적으로 어떤 효과를 낳을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 일단 최고구속을 찍었고, 정규시즌에 143km을 꾸준히 더 찍을 수 있으면 분명히 효과를 볼 전망이다.
KIA는 제임스 네일~양현종~아담 올러로 개막 1~3선발을 구축할 가능성이 크다. 4선발 윤영철이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주면 KIA 1~4선발은 빈틈이 사실상 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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