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토킹 체크!] – “어떤 사람이 나를 밀던데…”

이상준 2025. 3. 17.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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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상준 인터넷 기자] 말은 늘 우리와 희로애락을 함께 한다. 농구도 마찬가지다. 선수와 코칭스태프는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 감독의 좋은 한마디가 경기를 반전시킬 때도 있다. ‘주간 토킹 체크!’에서는 KBL과 WKBL의 타임아웃과 매체 인터뷰 등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코멘트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어떤 사람이 나를 밀던데… 근데 너무 좋아요” - 조상현 감독 (창원 LG)
3월 14일 창원 LG VS 울산 현대모비스 & 3월 16일 수원 KT VS 창원 LG

KBL 역사상 좀처럼 보기 드문 버저비터 역전승 경기가 나왔다. LG는 연장 종료 53초 전, 72-81로 뒤쳐졌지만 3점슛 4개를 연달아 성공하며 84-81로 스코어를 뒤집었다. 아셈 마레이의 3점슛이 버저비터로 이어지는 순간, 창원체육관은 콘서트장을 방풀케 할 정도로 열광의 도가니로 가득했다. LG 선수단 역시 모두 코트로 뛰어나와 기쁨을 즐겼다.

감정 표현을 잘 하지 않는 조상현 감독도 이날은 옆구르기 세리모니(?)를 곁들이며 크게 환호하며 감격해하기도 했다. 패색이 짙었던 경기였던 만큼 여운도 그만큼 오래갔다. 16일 KT와의 원정 경기 전까지 조상현 감독은 그날 승리의 가치를 잊는 듯 잊지 못하는 마음을 꺼냈다. 게다가 사령탑으로서 정규리그 통산 100승을 극적으로 달성했기에 기억은 두고두고 남았을 터.

“살면서 그런 역전승은 처음이었다. 선수들이 너무 자랑스러웠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는 것이 LG의 정신이다. 넘어진 것에 대해서 기억하자면, 걸어서 나가려 했는데 어떤 사람이 뒤에서 밀더라(웃음). (두)경민이가 뒤에 있었다. 자기는 전혀 몰랐다고 하는데 오후에 미팅을 해야하나?(웃음) 친구들이 ‘야 너 너무 좋아하는거 아니냐?’라고 할 정도였으니… 그 정도로 값진 승리였다.”

비록 16일 경기에서 패하며 좋은 분위기가 한풀 꺾였지만, LG의 14일 경기 극적인 승리는 LG에게나 KBL 팬들에게 두고두고 기억될 순간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야투 성공률 꼴찌여도 이길 수 있다는 마음으로” - 허훈 (수원 KT)
3월 16일 수원 KT VS 창원 LG

올 시즌 수원 KT는 극단적인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5라운드 평균 실점 1위(70점)를 기록할 정도로 짠물 수비를 자랑하지만, 평균 야투 성공률(40.6%)과 2점슛 성공률이 리그 최하위(47.8%)일 정도로 공격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팀 평균 득점 역시 9위(74.6점)다.

저조한 공격에는 허훈의 부진도 큰 영향을 미쳤다. 허훈의 올 시즌 3점슛 성공률(31.5%)과 야투 성공률(35.6%)은 데뷔 후 가장 저조하다. 심지어 지난 15일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는 야투 성공률 16.7%(2/12)에 그치기까지 했다.

하지만 에이스는 괜히 에이스가 아니었다. 허훈은 이날 그간의 부진을 훌훌 털어버리며 19점을 쏟아부었다. 야투 성공률도 58%(7/12)로 아주 높았고, 4쿼터에는 3점슛 2개를 연달아 성공하며 LG의 사기를 완전히 꺾었다. 허훈이 살아나자 KT도 10경기 만에 팀 득점 90점 이상을 기록했다.

경기 종료 후 가진 중계방송사 인터뷰에서 허훈은 그간의 경기력의 대한 반성과 함께 순위 싸움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2위 싸움을 하고 싶어서 죽기 살기로 하려 했다. 특히 어제(15일) 경기 너무 좋지 못한 경기력으로 패해서 팬들께 너무 죄송했다. 팀이 야투 성공률 꼴찌라도…! 이길 수 있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자신있게 하자고 했다. 앞으로는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리겠다.”

더욱 알 수 없어진 2위 싸움 속, KT가 기존 짠물 수비에 허훈을 필두로 한 공격력까지 갖춘다면 더욱 유리한 고지에 오를 것이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안다는데…” - 전희철 감독 (서울 SK)
3월 16일 원주 DB VS 서울 SK

리그 독주 체제를 구축했던 SK가 마침내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데이터 전문가’ 전희철 감독의 정확하고 세밀한 지도력과 안영준과 김선형을 필두로한 선수단의 ‘원팀 정신’이 합쳐진 아름다운 결말이었다.

14일 DB에 불의의 일격을 당하며 홈에서 우승을 결정짓진 못했지만 SK의 기사들의 우승 확정을 향한 집념은 강했고, 단 이틀 만에 우승 트로피를 가져왔다.

사령탑 부임 이후 2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한 전희철 감독은 우승 후 가진 매체 인터뷰에서 꽤 담담한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그 속에는 두번째 통합 우승에 대한 굳은 의지가 내포되어 있었다.

“선수들이 지난 경기와 다른 경기력을 보여줬다. 중간에 위기도 있었지만,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안다고… 중요할 때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 아는 것 같다. 이제는 플레이오프다. 일단 남은 정규리그도 최선을 다할 것이고, 통합우승에 대한 김칫국은 마시지 않겠다. 단기전은 매 경기가 피가 마르는 감정이다. 1경기 치르면 1kg가 빠지더라. 우승하면 다이어트 한 것이 되지 않겠나?”

과연 다가오는 플레이오프. 전희철 감독은 기쁨의 다이어트를 할 수 있을까. SK의 올 시즌 결말이 더욱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사진_점프볼 DB(박상혁, 유용우,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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