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흔드는 트럼프발 '기후 칼바람'…"파리협정 목표 무너진다"[이세기]
[편집자주] '이'번 주 '세'계 '기'후 소식을 전합니다.
파리 유엔기후변화협약(이하 파리협정)이 제시한 '기온 상승 1.5도 이하 유지' 목표가 예상보다 빨리 깨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학자들은 신속한 기후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으나 세계 기후 대응 공조 체제는 위기를 맞은 모양새다. 트럼프발 '기후 칼바람'이 위기를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트럼프의 반환경 정책에 저항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2015년 체결된 파리협정은 산업화 이전(1850~1900년) 수준 대비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2도 이하로 억제하고, 가능하면 1.5도 이하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목표는 단순히 특정 연도의 기온이 아니라 20~30년간 평균 기온을 기준으로 한다. 따라서 2024년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5도 상승했지만 곧바로 파리협정 목표가 깨졌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두 연구진은 2024년 기온 상승폭이 장기적인 온난화 신호라고 경고했다. 캐나다 연구진은 12개월 연속으로 상승폭 1.5도를 초과한 경우, 장기적으로 이를 유지할 가능성이 기후 정책 강도에 따라 56~75%라고 분석했다. 독일 연구진도 현재 기후 정책이 유지될 경우 상승폭 1.5도 이상 온난화가 20년 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99%에 달한다고 밝혔다. 2024년 1.5도를 넘은 상승폭이 최소 20년 동안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기후 변화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세계 기후 대응 공조 체제는 위기를 맞았다. 10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파리협정에 서명한 195개국 중 185개국이 마감일까지 '2035년 국가 탄소배출 감축 목표'(NDC)를 제출하지 않았다.
마감일을 지킨 국가는 미국·영국·브라질·아랍에미리트(UAE)·에콰도르·세인트루시아·뉴질랜드·안도라·스위스·우루과이 등 10개국이다. 미국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의 61~66%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새 목표를 확정해 발표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파리협정에서 탈퇴했다.
트럼프의 복귀가 각국의 기후 계획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발 미중 긴장, 미국의 파리협정 탈퇴 등으로 각국이 고려해야 할 변수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미·중 무역 긴장,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갈등 등 지정학적 충격이 겹치면서 미국이 NDC를 철회할 경우를 분석하기 위해 발표를 연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 관련 중요 기능을 담당하는 기관인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도 트럼프의 압박을 받기 시작했다. 10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NOAA 측에 '지구 온난화 및 기타 주제와 관련된 보조금을 파악하라'고 명령했다. 이에 따라 NOAA 직원들은 상당수 직원과 예산 삭감을 예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의 반환경 정책에 미국 내 저항도 거세다. 트럼프는 바이든 정부가 승인했던 '미국 자연 평가 보고서' 출판 프로젝트를 중단시켰는데,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과학자 150명과 기타 전문가들은 정부 지원과 상관없이 출판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 환경 단체 6곳 이상이 트럼프의 공격적인 기후 관련 기관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에 대비해 법적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NYT는 전했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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