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자녀’를 아시나요?...똑닮은 한중 일자리 전쟁 [기자2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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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오즈레이는 40대 가장으로 명문대를 졸업하고 IT 업체에서 성공한 개발자로 근무했지만 갑작스럽게 회사에서 구조조정으로 해고당했다.
한 해 대졸자가 1200만명씩 쏟아지는 중국에서 가오즈레이를 받아주는 회사는 단 한 군데도 없었다.
영화 '역행인생'이 중국 중장년의 현실을 그렸다면, '전업자녀'란 최근 중국 내 유행어는 청년들의 현실을 반영한다.
한국도 중국 못지않게 일자리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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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국에서 개봉한 영화 ‘역행인생’의 전반부 내용이다. 사실 여기까지가 영화감독이 하고 싶은 말이고 그 뒤부터는 공산당 눈치를 봤는지 판타지로 흘러가서 볼 필요는 없다.
영화 ‘역행인생’이 중국 중장년의 현실을 그렸다면, ‘전업자녀’란 최근 중국 내 유행어는 청년들의 현실을 반영한다. 전업자녀는 말 그대로 직업 없이 부모님한테 용돈을 받으며 사는 것을 뜻한다. 청년실업이 극심해지면서 취업을 포기해버린 전업자녀들이 폭증하고 있다.
한국도 중국 못지않게 일자리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월 구직자 1명당 일자리 수를 의미하는 구인배수가 0.28을 기록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1월 이후 26년 만에 가장 낮은 충격적인 수치다. 중장년이 재취업 경쟁을 벌이고 청년들은 구직을 단념하는 모습도 중국과 똑 닮았다.
그러나 권위주의 국가인 중국과 달리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은 취업 지옥을 스스로 만들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 주요국 중 한국의 노동유연성 순위는 바닥 수준이다. 평균 52세에 은퇴한 이후 오갈 곳이 없는 건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심각한 한국 노동시장에선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안정적인 일자리에 몸담은 일부 노동계는 임금 삭감도 없이 법정 정년을 65세로 올리자는 입장을 고집하면서 자녀들의 사다리까지 걷어차고 있다. 정년 연장은 대규모 노조가 있는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등 일부 근로자만 수혜를 보는 구조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 위주로 정년이 늘어나면 청년들은 양질의 노동시장에 진입하기 더 어려워진다. 청년들이 평생 비정규직을 전전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스스로 만든 경직적 노동시장에서 한국 부모는 단기적이고 불안정한 일자리를 전전하고 자녀들은 취업을 단념하고 있다. 중국이 ‘역행인생’이라면, 한국은 노동 ‘역행국가’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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