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휩쓴 산불, 범인은…홍수·가뭄까지, 더 끔찍한 일들 몰고 온다[이세기]

이영민 기자 2025. 1. 27.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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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세'계 '기'후 소식을 전합니다.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가 이번 산불 피해를 키웠고 전 세계 산불 위험을 높인다고 지적한다.

미국 비영리단체 기후에너지솔루션센터(C2ES) 연구에 따르면 기후 변화는 산불 위험과 범위를 증가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해왔다.

특히 이번 LA 산불은 '수문기후 채찍질'(hydroclimate whiplash) 현상으로 더 악화했다고 과학자들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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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기]
[편집자주] '이'번 주 '세'계 '기'후 소식을 전합니다.

1월9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서북부 웨스트힐스에서 한 소방관이 새로 발생한 '케네스 파이어' 산불의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를 휩쓴 대형 산불이 3주째 이어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가 이번 산불 피해를 키웠고 전 세계 산불 위험을 높인다고 지적한다.

미국 비영리단체 기후에너지솔루션센터(C2ES) 연구에 따르면 기후 변화는 산불 위험과 범위를 증가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해왔다. 기후 변화로 따뜻하고 건조한 기후가 조성되면 가뭄이 심해지고 산림의 유기물(산불을 태우고 퍼뜨리는 물질)이 건조해지면서 산불 위험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C2ES는 기후 변화로 1984년에서 2015년 사이 미 서부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건수가 2배로 늘었다고 밝혔다. 센터는 미 서부 대부분 지역에서 연평균 기온이 1도 상승하면 연간 평균 산불 피해 면적이 최대 60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또 산불 위험이 커지고 산불이 일어나기 쉬운 이른바 '산불 계절'도 길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LA 산불 키운 기후 변화…'수문기후 채찍질' 전 세계서 증가 추세
아널드 슈워제네거 등 많은 유명 인사들이 살고 있는 맨더빌 캐니언으로 팰리세이즈 산불 불길이 확산되자 한 소방관이 화재 진압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AP=뉴시스
특히 이번 LA 산불은 '수문기후 채찍질'(hydroclimate whiplash) 현상으로 더 악화했다고 과학자들은 분석했다. 수문기후 채찍질은 극심한 강우와 건조한 조건이 번갈아 일어나는 현상이다. 연구에 따르면 이 현상은 20세기 중반에 비해 31~66% 늘어났다.

캘리포니아는 2023년 겨울엔 홍수에 시달렸고 2024년에는 9개월 동안 비가 내리지 않았다. 이례적인 강수량으로 무성히 자란 풀과 관목이 기록적인 건기에 바싹 말라 타기 쉬운 연료로 변한 것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연구팀은 "기후 변화로 건조해진 식물과 강한 바람이 만나 화재가 일어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했다.

UCLA 연구팀은 수문기후 채찍질 현상이 산불, 홍수, 가뭄을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에 따르면 대기는 온도가 1도 상승할 때마다 7% 더 많은 수증기를 흡수할 수 있다. 기후가 따뜻해지면 대기가 더 많은 수분을 갈구해 식물에서 수분을 흡수하게 되고, 이에 따라 불이 나기 쉬운 조건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급격한 수문기후 채찍질 현상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화재에 숨막힌 '세계의 폐'…브라질, 지난해 화재 피해 '한국 면적 3배'
2024년 8월22일 브라질 북부 아마존 열대 우림 지역에 화재가 발생한 모습 /AFPBBNews=뉴스1
'세계의 폐'로 불리는 아마존이 있는 브라질도 화재 피해에 헐떡이고 있다. 브라질 환경 연구 비영리단체 맵비오마스가 지난 2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브라질에서는 화재로 피해를 본 면적이 30만8000㎢에 달한다. 이는 이탈리아 국토 전체 면적(30만2000㎢)보다 크고 우리나라 면적(10만㎢)의 3배를 넘는다. 2023년과 비교하면 79%(13만6000㎢) 늘어났는데 이는 최근 6년 중 가장 큰 피해 규모다.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은 아마존 열대우림이다. 아마존 열대우림 피해 면적은 17만9000㎢로 지난해 화재 피해 면적의 58% 수준이다.

맴비오마스와 현지 전문가들은 농경지 개간과 기후 변화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브라질에는 지구온난화로 심화된 엘니뇨(적도 부근 해수면 기온 이상 상승) 현상으로 북부는 건조하고 남부는 습윤한 기후가 나타난다. 이에 북부 지역은 극심한 가뭄으로 화재가 늘고 있다. 그나마 현 정부가 지난 2년 동안 삼림 벌채를 반으로 줄이면서 더 커질 수 있었던 피해를 줄였지만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브라질은 라틴아메리카에서 1위, 세계 6위에 해당하는 온실가스 배출국이다. 지난 정부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기후 위기 부정론자로서 아마존 내 벌목과 광산 개발을 허용했다. 그러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집권한 뒤 기후 정책에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피하기 위한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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