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300조 가능, 밸류업 최적종목"… SK하이닉스 ETF 나온다

김창현 기자 2024. 12. 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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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현 현대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인터뷰
SK하이닉스 시클리컬 성격 상당히 약화
엔비디아·TSMC 고려하면 시총 300조원도 가능
조상현 현대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사진=김창현 기자


"SK하이닉스는 밸류업(기업가치제고) 프로그램에 가장 적합한 종목입니다. SK하이닉스는 IT 버블이 꺼지고 주가가 급락하던 2000년의 시스코가 아니라 인터넷 혁명이 시작되며 주가가 꿈틀거리기 시작했던 1992년의 시스코입니다"

시류에 편승하지 않는 독특한 ETF(상장지수펀드)를 내놓는 하우스로 업계에 알려진 현대자산운용에서 4번째 ETF를 출시했다. 국내 최초로 SK하이닉스와 SK하이닉스 밸류체인(가치사슬)에만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UNICORN SK하이닉스밸류체인액티브' ETF는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삼성액티브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을 거쳐 현재는 현대자산운용에서 주식분석과 개발운용 전담을 담당하는 조상현 현대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이 야심 차게 선보인 상품이다.

20년 넘게 국내 주식을 분석해온 조 본부장은 SK하이닉스가 정부가 진행 중인 밸류업 프로그램에 가장 부합하는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 중 하나는 낮은 ROE(자기자본이익률)를 높이는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기업이 수익성을 제고하면 되지만 국내 상장사 전반의 성장성이 둔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쩔 수 없이 자본효율성을 제고하는 방식으로 ROE를 높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AI(인공지능)의 핵심인 AI 반도체 제조 기술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수익성을 제고해 ROE를 높일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업이라고 설명한다.

조 본부장은 SK하이닉스와 그 밸류체인에 속해있는 회사들은 시클리컬(경기민감) 성격이 상당히 약화했다고도 분석했다. 국내 반도체기업이 주력하는 메모리반도체는 경기 흐름에 굉장히 민감하다. 업황에 따라 메모리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의 실적은 급등락을 반복한다. 그러나 AI 혁명이 시작되며 전 세계 빅테크들은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데이터센터에 필수적인 AI 반도체 수요를 계속해서 늘리고 있다. DRAM(디램) 수요가 향후 몇 개월 안에 꺾여도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반도체 수요는 쉽게 흔들리지 않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AI 랠리가 이제 끝물이 아니냐고 하지만 조 본부장은 아직 7~8년가량 남았다고 주장한다. 1990년대 초반 인터넷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말이 나왔지만, 실제 인터넷이 일상에서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건 약 10년 뒤인 2000년대 초반부터였다. 스마트폰의 선조 격인 아이폰의 출시 연도는 2007년이지만 본격적으로 스마트폰이 일상에 녹아든 건 2010년대 들어서다. 전기차 역시 2000년대 중반 처음 등장했으나 확산하기 시작한 시점은 약 8년 뒤였다.

인터넷, 휴대폰, 전기차가 시장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시스코, 퀄컴, 애플, 테슬라 주가는 적게는 5년 많게는 10년 가까이 상승세를 보였다. 현재 SK하이닉스 주가가 시장에서 우려하는 2000년대 시스코 주가가 아니라 1992년 시스코 주가에 더 가깝다고 조 본부장이 강조하는 이유다.
SK하이닉스 AI 반도체 관련주 중 가장 저평가…삼성전자 따라오기 쉽지 않을 것
/사진=임종철

그는 SK하이닉스가 AI 반도체 관련주 안에서 저평가됐다고 말한다. HBM의 선봉장인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4000조원을 넘겼고 TSMC의 시총은 1000조원에 달한다. SK하이닉스 역시 엔비디아, TSMC와 함께 세계기술을 주도하고 있지만 시가총액은 130조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조 본부장은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이 300조원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UNICORN SK하이닉스밸류체인액티브' ETF는 SK하이닉스, SK스퀘어, 케이씨텍, 주성엔지니어링, 넥스틴, 한미반도체, 테크윙, 와이씨,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 등을 주요 종목으로 편입하고 있다. 액티브 상품인 만큼 SK하이닉스 밸류체인이 변경될 경우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현재는 패키징 기술에서 열위를 보이는 삼성전자가 TSV(실리콘관통전극)공정이 아닌 하이브리드본딩이 활용될 HBM4에서는 SK하이닉스를 제칠 수 있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현재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기술격차가 최소 1~2년 가까이 발생한 것으로 본다"며 "기술적 측면 외에도 삼성전자의 내부 전략, 거버넌스 등이 문제 되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격차를 해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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