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193%↑' 아르헨서 반년만에 새 최고액권…1만→2만 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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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행진하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잡으려는 목표로 화폐 가치 평가 절하를 단행했던 아르헨티나에서 반년 만에 새로운 최고액권 지폐가 발행됐다.
2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중앙은행(BCRA)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에서는 기존 최고액권인 1만 페소의 2배 가치인 2만 페소 화폐가 이달 중순부터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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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고공행진하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잡으려는 목표로 화폐 가치 평가 절하를 단행했던 아르헨티나에서 반년 만에 새로운 최고액권 지폐가 발행됐다.
2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중앙은행(BCRA)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에서는 기존 최고액권인 1만 페소의 2배 가치인 2만 페소 화폐가 이달 중순부터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
2만 페소는 이날 기준 공식 환율(1달러=1039.81페소)로 따지면 19.23달러(2만7천원 상당) 수준이다. 현지에서 더 광범위하게 쓰이는 비공식 환전소 환율(1달러=1115페소)로 계산하면 18달러(2만5천원 상당) 정도에 바꿀 수 있다.
신규 최고액권 유통은 지난 5월 1만 페소 지폐 유통을 시작한 이후 불과 반년 만에 실행됐다.
지난해 최고액권을 1천 페소에서 2천 페소로 변경했던 점을 고려하면 1년여 사이에 최고 표시 금액이 20배까지 뛴 셈이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보도자료에서 "고액권 지폐 도입은 금융 시스템 전반에 운영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온다"며 "고액권 지폐는 동일한 현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더 적은 수의 지폐를 인쇄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하고, 지폐 숫자가 줄어들면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운용 예산과 은행 지점 처리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출범 후 페소화 가치를 50% 안팎 평가절하하고 고강도 재정 긴축 정책을 시행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정부는 10월 기준 193%에 달하는 연간 인플레이션에 여전히 허덕이고 있다.
한동안 두 자릿수 고공 행진을 이어가던 월간 물가 상승률의 경우 10월 2.7%까지 떨어지면서 밀레이 정부는 경제 안정에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으나, 중산층 붕괴 조짐과 빈곤층 급증 우려에 '그럴듯해 보이는 실속 없는 성과'라는 취지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일간 클라린은 전했다.
일간 라나시온은 2만 페소 지폐를 대부분 중국에서 인쇄해 들여오는 상황에도 주목했다.
아르헨티나는 적자에 허덕이던 조폐공사(카사 데 모네다·Casa de Moneda)를 구조조정하면서 외국 조폐 기관을 상대로 한 경쟁 입찰을 통해 지폐를 발행했는데, 대부분 중국 국영기업(CBPM)이 최저가 생산비를 앞세워 낙찰받았다.
특히 이번 2만 페소 지폐의 경우엔 1천장당 제조 비용으로 48∼49달러를 제시해, 이웃 브라질이나 미국 측 제안가를 훨씬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라나시온은 "2만 페소 지폐에는 아르헨티나 자유주의 정신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후안 바우티스타 알베르디 초상화가 디자인돼 있다"며 "사회주의 기치 아래 운영되는 국가에서 서구의 경쟁사보다 훨씬 낮은 가격을 써내, 자유주의 국가 정부의 지폐를 대량 생산하게 된 것"이라고 짚었다.
이는 과거 중국에 대한 반감을 드러낸 밀레이 대통령의 정책변화를 상징하는 상황이자 실용적 선택의 한 사례로 볼 수 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앞서 아르헨티나 밀레이 대통령은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지난 1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협력관계 심화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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