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편의·매출증대 '두마리 토끼' 잡는 '제형 변경'[AK라디오]
환자편의성 개선·시장성 확대 호재
제약업계가 기존 의약품의 제형 변경을 통해 새로운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최근 의료 테크 기업 라파스가 비만 치료제 '위고비'를 패치형으로 개발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제형 변경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부각되고 있다. 제형 변경은 단순히 약물의 형태를 바꾸는 것을 넘어, 환자의 삶의 질 향상과 제약회사의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제형 변경이란 기존 약물의 투여 형태를 바꾸는 것을 말한다. 주로 환자의 투약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시도되며, 주사제를 먹는 약으로 바꾸거나, 알약을 물약으로 만드는 등 다양한 방식이 있다. 이를 통해 제약회사는 환자의 투약 순응도를 높이고, 결과적으로 치료 효과 개선과 매출 증대라는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라파스가 개발 중인 위고비 패치는 기존 주사제를 피부에 붙이는 형태로 변경한 혁신적인 사례다. 위고비는 현재 주 1회 자가 주사 형태로 투여되고 있는데, 이를 매일 간편하게 붙이는 패치 형태로 바꾸면 환자들의 편의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주사 공포증이 있는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라파스는 2026년경 위고비의 물질특허가 만료되는 시점에 맞춰 이 패치형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국내 제약사 중 제형 변경으로 큰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사례로는 셀트리온을 들 수 있다. 셀트리온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를 정맥주사제에서 피하주사제로 변경하여 '램시마SC'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기존 정맥주사제와 달리 환자가 직접 주사할 수 있어 병원 방문 횟수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혁신을 통해 셀트리온은 유럽 시장에서 오리지널 약품인 '레미케이드'를 제치고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셀트리온의 성공은 단순한 바이오시밀러(복제약) 개발을 넘어 제형 변경을 통해 진정한 의미의 혁신을 이뤄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병원 방문이 어려운 해외 의료 환경에서 자가주사제로의 전환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셀트리온은 이러한 제형 변경 기술에 대한 특허를 2040년경까지 보유하고 있어, 앞으로도 다양한 바이오의약품에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형 변경의 또 다른 성공 사례로는 타이레놀을 들 수 있다. 존슨앤존슨은 기존의 알약 형태 타이레놀을 가루약으로 변경하여 어린이나 알약을 삼키기 어려워하는 성인들도 쉽게 복용할 수 있게 했다. 특히 물 없이도 복용 가능한 가루약 형태로 개발하여 환자들의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 이는 단순한 형태 변경을 넘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혁신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제형 변경의 방향성은 크게 몇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주사제의 경우, 정맥주사(IV)에서 피하주사(SC)로, 다시 자가주사로 발전하는 경향을 보인다. 경구제의 경우 알약에서 물약으로, 또는 캡슐에서 알약으로 변경되는 추세다. 피부과 약물의 경우 먹는 약에서 바르는 약으로 전환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변화는 모두 환자의 편의성과 투약 순응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제형 변경은 단순히 약의 형태를 바꾸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기술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예를 들어, 주사제를 패치형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개발된 기술은 다른 약물에도 적용될 수 있어 추가적인 혁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또한, 제형 변경을 통해 개발된 제품이 개량신약으로 인정받을 경우, 단순한 복제약보다 높은 약가를 인정받을 수 있어 제약회사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
다만, 제형 변경에 따른 약가 인상 가능성은 소비자 입장에서 우려되는 부분이다. 제약회사들은 제형 변경에 투자한 비용을 회수하고 추가적인 이익을 얻기 위해 새로운 제형의 약물에 더 높은 가격을 책정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환자의 접근성을 제한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적정한 가격 책정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도 제형 변경을 통한 혁신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복용이 편리한 약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어, 제형 변경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또한,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의 발전과 맞물려 스마트 약물 전달 시스템 등 새로운 형태의 제형 변경도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제약회사들은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환자 중심의 혁신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바이오의약품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기존 바이오의약품의 제형을 변경하여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시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제형 변경은 제약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자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앞으로도 제약회사들의 제형 변경 관련 뉴스와 발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제형 변경', '투약 순응도', '복약 순응도', '투약 편의성 개선' 등의 키워드를 통해 업계 동향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약업계의 이러한 노력이 궁극적으로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과 의료비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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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혁 기자 dong@asiae.co.kr
박수민 PD soo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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