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거리된 괴벨스 별장, ‘귀신의 집’으로?… 이색 제안 잇달아
독일 베를린 당국이 나치 선전장관인 요제프 괴벨스 별장을 처리하는 방안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이 별장을 공포체험장으로 활용하거나 대규모 주택 단지로 개발하자는 제안 등이 나온 상태다.
25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베를린시가 지난 5월 북쪽 브란덴부르크 반들리츠에 위치한 괴벨스 별장을 무료 기부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별장 인수에 관심을 갖는 단체와 개인들이 나타났지만 시 당국은 아직 결정을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이 부지를 약 3억유로(약 4400억원)를 들여 2000가구 규모의 주택으로 개조하는 방안이 접수됐다. 다만 별장이 인근 마을과 동떨어진 숲속에 자리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외에도 별장 내부 전체를 BMX 사이클 경주장으로 바꾸겠다는 제안이나, 별장 안에 카메라를 설치해 공포 체험을 촬영하겠다는 퇴마사들의 제안이 있었다고 한다. 현 독일 정부의 정당성을 부정하고 반유대주의 성격을 가진 한 극우 단체는 다른 이름을 내세워 몰래 이 빌라를 구매하려다 적발됐다고 한다.
올리버 보르헤르트 반들리츠 시장은 “정말 미친 아이디어들을 제안받고 있다”며 “현재 여러 제안을 수집하고 있으며 조만간 제안자들을 초대해 직접 만나서 논의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괴벨스 별장은 1936년 이 별장 부지를 처음 소유했다. 당시 별장은 지금보다 작은 크기로, 그는 체코의 한 여배우와 이 별장에서 외도를 즐겼다고 한다. 이후 괴벨스는 1939년 원래 있던 작은 별장을 허물고 넓이 1600㎡에 방만 70여개에 달하는 호화 별장을 지었다. 2차 세계대전 직후 연합군이 잠시 병원으로 쓰기도 했다. 동서 분단 이후에는 동독 당국이 청소년 교육 장소로 사용했다. 1999년 이후부터는 방치돼 폐가로 전락한 상태다.
별장은 브란덴부르크주에 있으나 건물과 부지는 베를린시가 소유하고 있다. 시는 당초 유지비만 매년 수억원씩 드는 이 건물을 철거하고 일대를 숲으로 가꾸려고 했다.
그러나 브란덴부르크주가 “역사적 의미가 있는 건물을 철거해선 안된다”며 반대해 현재까지 뾰족한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보르헤르트 시장은 박물관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부적절하다고 했다. 그는 “괴벨스를 기념하고 싶지 않다”며 “후손을 위해 보존해야 할 건물이지만 나치 옹호자를 위한 순례지로 만들고 싶지도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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