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지적, 안세영은 불응…배드민턴협회 '자체' 진상조사위, 흐지부지 막 내리나

조은혜 기자 2024. 8. 23.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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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인 안세영이 22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선수단 격려 행사'에 참석해 행사 시작에 앞서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의 작심 발언 이후 자체적으로 꾸렸던 꾸렸던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진상조사위원회가 문체부의 시정 명령까지 받으며 난항을 겪고 있다. 실효성과 존속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도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배드민턴협회에 진상조사위 활동을 중단하라는 취지의 시정명령을 내렸다. 협회는 지난 15일 안세영의 파리올림픽 금메달 직후 협회의 시스템과 행정 등을 폭로하는 인터뷰와 관련해 진상조사위를 꾸렸는데, 문체부는 진상조사위의 구성 절차를 지적한 데 이어 시정명령을 내리며 조치 수위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

앞서 배드민턴협회는 "국가대표 선수단의 선수 부상 관리와 국제대회 참가 시스템, 대표선수 훈련 시스템, 관리 규정 등을 조사해 제도개선 및 배드민턴 발전 방안을 강구하겠다"며 외부 인사로 변호사 2명, 교수 1명을 포함한 3명, 그리고 내부 인사로 이상순 협회 체육인인권위원장과 박계옥 감사가 포함된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16일 첫 회의를 가졌다.

첫 회의 이후 협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위원회는 협회 인권위원장, 행정감사를 비롯해 기존 협회의 어떤 사업에도 참여하지 않았던 대학교수, 변호사 2명으로 구성했다"며 "위원회에서는 지도자 및 트레이너, 안세영 선수 및 협회 강화훈련, 국가대표 관리시스템 점검, 안세영 선수 외 국가대표 선수 면담 순으로 순서를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당시 이번주 내로 2차 회의를 갖고 안세영과의 면담을 진행한다고 계획했으나, 안세영은 참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취했다. 문체부가 구성 절차를 지적한 데다 대한체육회, 문체부에서도 조사를 시작했기에 안세영이 협회의 '자체' 조사에 응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협회는 진상조사위를 통하지 않더라고 안세영의 면담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인 안세영이 22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선수단 격려 행사'에 참석, 미소짓고 있다. 연합뉴스

안세영은 지난 5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9위 허빙자오를 게임스코어 2-0(21-13 21-16)으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수확했다. 목표했던 정상에 오른 안세영이었지만, 그는 기쁨을 얘기하는 대신 작심한 듯 협회의 행정을 비판하는 말을 꺼냈다.

이후 대회 중인 선수들을 위해 말을 아꼈던 안세영은 귀국 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안세영은 "올림픽 우승 후 인터뷰 자리에서 부상에 대한 질문에 지난 7년간의 대표팀 생활이 스쳐가며 가슴속에 담아두었던 말을 하게 되었다"며 "궁극적으로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불합리하지만 관습적으로 해오던 것들을 조금 더 유연하게 바뀌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에 대한 것"이라고 얘기했다.

이 글에서 안세영은 "특히 부상에 있어서는 모든 선수에게 정말 괴롭고 힘든 일이기에 나 또한 부상으로부터 잘 회복할 수 있는 여건과 지원을 바랐다. 각 선수가 처한 상황과 구체적인 부상 정도가 모두 다르기에 그에 맞는 유연하고 효율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기를 원했지만 현실에서 맞닿은 상황은 전혀 그렇지 못해 크게 실망했고 안타까웠다"고 지적했다.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이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안세영이 입국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나누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그는 "배드민턴이 비인기종목이라 생각하지 않지만, 더 좋은 쪽으로 변화해 나간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국민들이 즐기는 스포츠가 될 수 있고, 재능 있는 인재도 많이 유입될 것이다. 건강한 환경에서 선수들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고 국민 분들의 따뜻한 응원도 받을 수 있다. 그것은 모두 다 협회의 성과가 될 것"이라고 긍적적인 변화가 선수와 협회, 나아가 배드민턴이라는 종목에 '윈윈'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안세영은 "나는 협회와 시시비비를 가리는 공방전이 아닌 제가 겪은 일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있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고 조만간 그런 자리를 가지기를 바라고 있다"며 "시스템, 소통, 케어 부분에 대한 서로의 생각 차이를 조금씩 줄이고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상식선에서 운영 되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다행히도 체육회와 문체부에서 진상을 파악하실 것이라는 소식을 확인했다. 문체부와 체육회에서 한 가지 바라는 것이 있다면 협회와 선수가 원활하게 소통이 되고 있는지 선수들의 목소리에도 꼭 귀를 기울여 주시는 것"이라며 "지금부터는 협회 관계자 분들이 변화의 키를 쥐고 계신만큼 더 이상 외면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행동해 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안세영의 발언과 관련한 진상조사는 향후 문체부 조사단과 대한체육회 조사위원회를 중심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협회의 조사에 불응했던 안세영은 문체부 장미란 제2차관과는 면담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협회는 진상조사위를 통하지 않더라고 안세영의 면담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서울 한 호텔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선수단 격려 행사'에서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안세영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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