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억 마이바흐에 中배터리…수입차 '꼼수'에 고객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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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가(2억5500만원) 전기자동차인 메르세데스벤츠 마이바흐 EQS SUV에도 중국 기업 배터리가 들어갑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8일 "벤츠는 이 차량에 세계 1위 CATL 배터리를 장착했다"며 "EQS에도 2025년 이후엔 AESC 배터리를 함께 쓸 계획"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인천 청라에서 불이 난 벤츠 EQE에 중국 CATL과 10위권 밖인 파라시스의 삼원계 배터리가 함께 쓰인 것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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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유럽선 中 배터리 비율 낮아
한국서 불투명한 정보공개 논란
"세계 1위 CATL 장착 홍보하면서
실제론 후발주자 배터리 같이 써"
정부, 차종별 배터리 현황도 몰라
민간업체는 고가로 '리스트' 팔아
“국내 최고가(2억5500만원) 전기자동차인 메르세데스벤츠 마이바흐 EQS SUV에도 중국 기업 배터리가 들어갑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8일 “벤츠는 이 차량에 세계 1위 CATL 배터리를 장착했다”며 “EQS에도 2025년 이후엔 AESC 배터리를 함께 쓸 계획”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벤츠에서도 최상위 브랜드인 마이바흐에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0.5%에 불과한, 글로벌 13위 회사의 배터리가 쓰일 예정이다. 인천 청라에서 불이 난 벤츠 EQE에 중국 CATL과 10위권 밖인 파라시스의 삼원계 배터리가 함께 쓰인 것과 비슷하다.
◆소비자 기만하는 수입차
수입차업체의 불투명한 정보 공개가 ‘전기차 포비아(공포증)’를 키우고 있다. 배터리 제조사를 아예 밝히지 않거나 일부 유명 업체 배터리 사용 사실만 알리고 나머진 저렴한 중국산을 쓰는 방식으로 비용을 줄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내 기업은 언론 보도자료 등을 통해 모든 전기차의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고 있다.
이런 양상은 전기차 정보업체 EV볼륨즈와 한국경제신문이 전수 조사한 차량별 배터리 현황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벤츠는 한국에서 판매하는 전기차 7종 가운데 6종(85.7%)에 중국산 배터리를 장착했다. 1억원이 넘는 EQE와 EQE SUV, EQS, EQS SUV 등 네 개 차종에 파라시스와 CATL 등 중국 배터리가 쓰였다.
중국 지리그룹 산하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의 전기차(폴스타4)에도 중국산 배터리가 들어갔다. 프랑스 푸조(e-2008, e-208), BMW(iX1, iX3) 등도 마찬가지다. 현대차·기아는 14개 차종 중 10개 차종(71.5%)에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 한국 배터리를 장착했다.
전문가들은 업력이 짧은 중국 업체의 배터리가 검증 없이 수입차에 장착된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중국 내 공급 과잉과 업체 난립 속에서 삼원계 배터리의 공정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CATL과 비야디를 중심으로 중국이 저가형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선 경쟁력이 높지만, K배터리의 주특기인 삼원계 배터리에서는 아직 검증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보공개 손 놓은 정부
자동차업계에선 고가 수입차 브랜드들이 배터리 관련 정보 공개를 제도화하지 않은 한국의 시스템을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로선 수억원대 차량에 검증되지 않은 저가 중국산 배터리를 장착하더라도 소비자가 이를 인지할 방법이 없다. EV볼륨즈에 따르면 벤츠가 유럽 시장에서 판매하는 15개 전기차종 중 8개(53.3%)엔 한국과 일본산 배터리가 장착됐다.
중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전기차 시장에선 배터리 정보 및 이력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은 배터리 정보 공개 의무화가 주별로 추진되고 있고, EU는 ‘배터리 패스포트제’를 도입해 2027년 2월부터 배터리 예상 수명 등 상세 정보를 담아 당국에 제출하도록 의무화했다. 정부도 2027년께 배터리 정보를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다. 청라 화재 사고 후에도 정부는 차종별 배터리 정보와 재원 등의 상세한 정보를 파악하는 데 애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별 배터리 제조사 등의 정보가 일부 투자자와 업계에서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며 “정부의 무관심 속에 정보 접근성이 낮은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우섭/성상훈/김재후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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