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에 200마리 잡혀요"…어부도 처음 본 임진강 '황복' 풍어
임진강·한강 봄철 진객 ‘황복’이 사상 유례없는 풍어를 맞았다. 12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임진강에서 아내와 함께 조업 중인 박우군씨는 “이달 들어 임진강에서 설치해둔 그물을 2시간 동안 걷어 올리면 약 100㎏(200마리가량) 정도씩 황복을 잡고 있다”며 “수십 년 만에 처음 있는 현상이다. 고양·김포 지역 한강하구 일대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황복은 일반 복과 달리 옆구리가 황금색을 띠어 ‘황(黃)복’이라고 이름 붙여졌다. 임진강과 한강에서 알에서 부화한 뒤 서해로 나가 3∼5년 동안 자라 길이 20~30㎝의 성어가 된다. 봄이 되면 산란을 위해 임진강과 한강으로 돌아와 알을 낳은 뒤 바다로 돌아가는 회귀성 어종이다. 황복은 서해 밀물이 밀려 올라가는 파주 임진강 중류와 서울 한강 잠실수중보 일대까지 회귀한다.
27년째 황복 치어 방류…효과 본격화
황복이 유례없는 풍어기를 맞은 것은 지속해서 이뤄진 방류 효과로 추정되고 있다. 경기도와 파주시, 김포시, 고양시 등 지자체는 황복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어족자원 확충을 위해 1997년부터 27년째 어민들과 황복 치어를 임진강과 한강에 다량 방류하고 있다.
장석진 파주어촌계장은 “방류했던 치어는 자연에서 부화한 것보다 몸 색깔이 옅고, 크기가 조금 작아 쉽게 구별이 된다”며 “요즘 잡히는 황복 가운데 90% 정도는 경기도와 파주시가 황복 알을 인공 부화한 후 임진강에 방류한 치어가 자라서 돌아온 개체다. 자연에서 부화한 개체와 맛이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식당 판매가격도 1㎏(2∼3마리) 기준으로 15만원 선으로 지난해에 비해 5만원 정도 내렸다.
황복의 맛은 예로부터 유명했다. 중국 송나라 대표 시인 소동파는 ‘하돈(河豚·강의 돼지)’이라고 부르며 그 맛을 극찬했다. 국내에서는 얇게 회를 뜨거나 매운탕·지리로 요리를 해먹는 게 일반적이다.
다만 황복은 맹독인 테트로도톡신 성분이 알·피·내장 등에 포함돼 있어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된다. 황복의 독은 신경을 마비시켜 근육의 움직임을 조절하지 못하게 만든다. 소량(0.2㎎)만 먹어도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그래서 복어조리 자격증이 있는 요리사가 만든 음식을 섭취해야 안전하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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